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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 Hamblen (Computerworld)

불붙은 모바일 결제 전쟁… 삼성·애플·구글의 전략

기획
2015.03.035분

구글, 삼성, 애플 등 거대 IT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이미지 출처 : Wikimedia Commons

가장 최근의 예로, 삼성은 3월 1일 갤럭시 S6 스마트폰과 함께 새로운 모바일 결제 전략인 삼성 페이(Samsung Pay)를 공개했다. 삼성 페이는 갤럭시 S6안에 구리 링 형태로 내장되어 있는 신생벤처인 룹페이(LoopPay)의 마그네틱 전송 기술과, 이전 갤럭시 S 시리즈들에 사용돼 온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s)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

이 두 모바일 결제 방식이 모두 적용된 갤럭시 S6의 사용자들은 미국 내 약 1,200만여 개 도ㆍ소매점 중 약 90%의 매장에서 손쉽게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사용해 온 POS(point-of-sale)기기 대부분에 아직도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가 설치돼 있어 갤럭시 S6의 기술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애플 페이나 구글 월렛은 좀 더 신형 기술이라 할 수 있는 NFC를 이용한다. 미국 내에서 점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이 기술은 올해 말이면 미국 내 전체 POS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회사들은 예상했다. NFC가 이렇듯 성장세이긴 하지만, 마그네틱 기술이야말로 그 동안 모바일 결제의 간극을 메워 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도전과 과제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아비바 라이턴은 한 인터뷰를 통해 “삼성 페이로 인해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사실이다. 모바일 결제 도입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지만 삼성은 애플과 경쟁하려면 사용자 경험 등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밝혔다.

가트너가 룹페이의 마그네틱 기술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식적인 필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마그네틱 기술은 상점 POS기기의 일부 마그네틱 인식기에 사용했을 때 불규칙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고 라이턴은 말했다. 그러나 가트너가 사용한 마그네틱 기술은 폰 케이스나 액세서리에 사용된 기술일 뿐 갤럭시 S6에 내장된 기술과는 다르다. 갤럭시 S6에 내장된 구리 링이 이런 불안정한 성능을 안정화 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라이턴은 전했다. 그렇다고 해도, 룹페이의 경우 “모든 마그네틱 선 인식기에서 다 사용되는 건 아닐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삼성과 비자는 지난 여름 룹페이와 같은 신생기업에 투자했으며 지난 2월 18일에는 자신들이 룹페이를 인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스터카드는 마그네틱 및 NFC 결제를 위한 토큰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삼성 페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자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다른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회사들도 토큰화에 동참해 삼성 페이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신용카드 회사와 은행들은 지난 가을 아이폰 6, 6 플러스와 함께 출시된 NFC 방식의 애플 페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덕분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모바일 결제의 개념이 상당부분 친숙해졌다.

구글의 행보
2011년 처음 등장한 구글 월렛은 초반엔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3일 구글은 또다른 NFC 기반의 모바일 결제 방식인 소프트카드(SoftCard) 기술을 사들이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올 해 후반부터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에서 나오는 모든 안드로이드 폰에는 구글 월렛이 기본으로 탑재될 것이다.

마스터카드는 토큰화 보안 기술이 준비된 후에 룹페이 마그네틱 결제 방식을 사용한 삼성 페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토큰은 일종의 암호이자 코드로써 소비자의 실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번호 대신 사용돼 보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플 페이 및 몇몇 다른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서 사용돼 왔다.

마스터카드 채널 매니지먼트 그룹 총괄인 셰리 헤이먼드는 “토큰화 덕분에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에 대해 안심할 수 있었다. 토큰화가 아니었다면 삼성 페이를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를 사용하는 갤럭시 S6 사용자가 마그네틱과 NFC 결제가 모두 가능한 상점에서 결제하려 할 경우 NFC 결제 방식을 우선으로 하게끔 시스템이 설정돼 있다고 헤이먼드는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우리는 MST가 소비자들이 NFC에 익숙해 질 때까지 디지털 결제 대신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가교 기술 역할을 해 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지만 결국 미래의 대세는 NFC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헤이먼드는 전했다.

모바일 결제 방식 채택은 여러 가지 기술적, 비즈니스적 이해관계에 기반해 있다. 미국에서 모바일 결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수백만 개의 소매점들에서 스마트 카드와 NFC를 지원할 수 있도록 더욱 보안이 강화된 기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애플 페이와 구글 월렛, 삼성 페이 외에도 미국에서는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협회라 할 수 있는 MCX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MCX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보는 중이다. MCX는 적어도 현재로써는 NFC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으며 룹페이 마그네틱 결제 방식을 지원할지도 미지수다.

머카토 자문 그룹(Mercator Advisory Group)의 애널리스트인 팀 슬로언은 “MCX가 삼성 페이에 어떻게 반응할 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이 점점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MCX와 달리 삼성 페이는 여전히 신용카드, 직불카드, 은행들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MCX 회원들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에서는 카드 결제 한 건당 3% 가량 되는 수수료를 은행에 지불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스마트카드 지원을 위해 POS를 업데이트 하는 것도 꺼리고 있다. 오는 10월 1일까지 POS 터미널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구형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로 인한 신용 카드 사기나 범죄 발생 시 이들 업체들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재까지 약 80% 가량 진행된 POS 업데이트는 스마트폰의 NFC 결제도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모바일 결제가 기업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시스템 자체도 불투명한데다 은행들은 중요한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라이턴은 말했다.

금융ㆍ유통과 손잡은 애플
삼성 페이나 다른 모바일 결제 방식에 있어서도 분명한 건 이러한 결제 방식들이 빠르게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기업간 협력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신용카드 기업과 주요 은행, 대형 유통사들과도 제휴를 맺어왔다. 애플과 제휴를 맺은 은행, 카드사, 유통사들은 서로 손을 잡고 지금껏 TV 광고, 프로모션 등을 통해 NFC 방식의 애플 페이가 얼마나 쉽고 간편하게 사용 가능한 결제 방식인지를 꾸준히 광고해왔다.

J. 골드 협회(J. Gold Associates)의 잭 골드는 “모바일 결제 상용화에는 기술뿐 아니라 그 결제 방식을 채택할 의향이 있는 다른 금융 기관 및 유통 업체들과 얼만큼 제휴를 맺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골드는 “삼성 역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활약하려면 우선 삼성의 기술을 지원해 줄 생태계 구축이 우선이다. 애플의 경우 처음부터 그런 생태계를 마련해 두고 있었다. 시장에서 애플이 갖는 무게 때문에라도 애플 페이를 지원하겠다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과연 삼성 역시 삼성 페이를 지원해 줄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삼성 페이의 가능성은 다양하다. 만일 삼성이 룹페이 마그네틱 전송 기술 라이선스를 애플이나 구글을 포함한 다른 업체들에게 허락한다면 여기에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삼성 페이가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애플 페이와 구글 월렛은 ‘변두리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슬로언은 전했다.

말도 안 된다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삼성 페이의 출시가 많은 이들의 눈을 뜨이게 했음을 생각한다면 불가능 하지만도 않을 것이다고 슬로언은 덧붙였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