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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섭 그룹장

ITDM 2024 전망 | “원자재발 공급 충격의 규모 확대와 빈도가 증가한다” 프레시지 소정섭 그룹장

인터뷰
2023.12.273분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기업이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원재료 및 상품의 이동이 원할하지 못하니 적시에 제품이 공급되지 못한 것이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도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 및 자국 보호주의 정책 등으로 공급망 흐름에 문제가 빈번히 생기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제조, 물류, 유통 업계 등의 기업은 원재료 수급부터 실제 소비자에게 제품이 전달되는 단계까지 모두 관리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전문 관리하는 팀을 둔다. 공장, 생산본부, 마케팅, 기획 부서에서 이런 SCM 업무를 다루는 경우도 있는데,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프레시지는 SCM 그룹을 별도로 두고 공급망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현금 흐름 관리’ 및 ‘판매 수요 예측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수요가 팽창하는 시기에는 재고를 많이 쌓아 둘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재고가 넉넉하면 적어도 ‘품절’ 걱정하지 않고 고객이 원할 때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변수로 시장 수요가 감소할 경우 재고량은 늘어날 것이고, 기업의 자금이 재고로 인해 묶일 수 있다. 이때 현금흐름은 자연스레 악화된다. 거기다 해외원료를 사용한다면 환율 변화로 원가 경쟁력이 상실되고 장부가치와 시장의 부조화로 흑자도산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대형 기업이라면 수백억을 투자해서 원재료를 미리 쌓아 두거나 애초부터 현금흐름이 좋아서 재고 관리가 상대적으로 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역량이 없는 중소기업은 재고를 무한히 쌓아 놓을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요즘같이 원료 상승 과 인건비가 함께 급격하게 상승한 시기에는 생산 시설을 놀리더라도 원재료를 과감히 포기하는 게 재무적으로 나은 결정일 때도 있다. 결국 기업은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높아지는 물류비 및 생산비를 고려해 적절한 재고의 양을 미리 가늠하고, 언제 대금을 지급하는지 시기 조절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재고를 넘어 기업에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판매 수요 예측 능력이다. 전쟁, 무역 경쟁, 기후 변화로 많은 물품이 적시에 공급되는 게 어려워졌다. 특히 기후 변화는 식품 기업에게 큰 타격을 미친다. 가령 예년에 비해 올해 12월 날씨가 더 추워졌다고 치자. B2C 식품 기업 판매 회사들은 냉매제 투입을 줄이는 시기이니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절감된 비용을 기온변화에 따라 매입 가격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장 가능한 원재료 구입 비용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길거리에 사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니 로드샵에 유통 계획을 줄이고 온라인 커머스와 하이퍼마켓, 대형유통채널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수요와 공급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면 더 나은 비즈니스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프레시지는 식품을 취급하고 대부분 제품의 유통기한이 1주일 내외이기에 수요 변화 요소를 더욱 빠르게 파악하려 한다. 유통기한이 6개월 또는 1년이 되는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예측 역량은 여전히 필요하다.

분석 및 예측 능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대규모 기술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업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변화를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다. 프레시지의 경우 영업, 물류, 공장의 유통 전문가를 모아 의견을 취합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관련 분석을 데이터팀에 의뢰하고 예측하고 있다.

*소정섭 파트너는 프레시지의 물류관리를 책임지는 SCM 그룹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아워박스 공동 창업자로서 COO를 맡아 영업과 운영을 총괄하며 시리즈 A 와 B 투자를 이끌어 내었고 부릉의 풀필먼트 사업 본부장을 역임하였다.
정리: jihyun_lee@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