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만료 이후 3D 프린터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왔다. 수백 달러 선의 저가형 모델에서부터 수만, 수백 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 모델에 이르기까지 기종도 다양하다. 제조사 국적 또한 전세계에 산재하고 있다. 어떤 모델을 골라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3D 프린터에 대한 ‘크라우드 벤치마킹’ 작업이 진행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3D 프린터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판 중인 주요 3D 프린터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로 알아보기 쉬운 “1-10” 등급 시스템을 적용해 자세한 구매 가이드가 등장했다.
평가의 근거는 총 2,279개의 “검증된” 사용자 리뷰였으며, 평가 대상은 총 76개 모델이었다.
해당 온라인 구매자 가이드를 작성한 3D 허브(3D Hubs)의 CTO 브라이언 가레트는 “메이커봇이나 3D 시스템즈 등의 업계 주요 플레이어가 대표주자로 꼽히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로우며, 이것이 현 시장의 분위기인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가레트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대형 벤더가 제공하는 출력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KIT/DIY 범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Meldol90 3D 프린터. 1.100달러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번 바이어스 가이드 고득점 제품 중 하나인 메이커기어의 M2. 호평을 받은 제품 상당수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제조사들의 제품들이었다.
3D 허브는 2013년에 설립된 스타트업(Startup)으로 3D 객체 출력을 위한 온라인 분산 네트워크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했다. 이 네트워크는 빠르게 성장, 전 세계적으로 1만여 명의 3D 프린터 소유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 또는 기업들은 CAD 파일을 업로드하고 현지 3D 프린터 소유자에게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그리고 3D 인쇄 객체를 방문 수령하거나 무료로 배송 받을 수 있다. 3D 프린터 소유자는 재료와 노동력에 대하여 표준화된 요금을 청구하는 구조다.
이번 가이드는 프린터 범주를 5가지로 분류했다. 매니아 프린터(Enthusiast Printers), 플러그&플레이 프린터(Plug-n-Play Printers), 키트/DIY 프린터(Kit/DIY Printers), 버젯 프린터(Budget Printers), 레진 프린터(Resin Printers) 등이었다.
이들 3D 프린터가 활용한 기술은 2가지였다. 하나는 적층법(Extrusion Deposition) 또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으로 겹겹이 쌓인 섬유질 필라멘트를 녹여 노즐을 통해 한 층씩 밀어낸다. 두 번째는 광중합(Photopolymerization) 및 STL(Stereolithography)로도 알려져 있는 수지 인쇄로 레이저 등의 광원을 이용해 감광 수지층을 경화시킨다.
3D 허브는 총 18 가지 모델이 해당 사용자 커뮤니티의 추천 목록에 올랐다고 밝히며, 10개 이상의 리뷰를 거친 프린터만 구매자 가이드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추천 목록에 포함되지 못한 58개의 3D 프린터는 별도의 보조 “프린터 색인(Printer Index)”에 포함됐다. 5개 이상의 리뷰를 거친 프린터가 색인에 표시됐다.
암스테르담(Amsterdam)에 위치하고 있는 3D 허브는 가레트와 CEO 브람 드 쫘르트가 설립한 기업이다. 두 사람 모두 최초의 3D 프린터를 제조한 3D 시스템즈의 직원이었다.
온라인 프린터 사용자 커뮤니티를 만든 후, 창업자들은 “어떤 프린터를 구매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가레트는 “그래서 내부적으로만 프린터를 리뷰하는 대신에 커뮤니티에 물어 보기로 결정했다. 반응이 엄청났다. 지금은 7,500명 이상이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3D 허브는 주기적으로 구매자 가이드를 업데이트 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2,000개 이상의 리뷰에는 기기, 사용하는 프린터 필라멘트 또는 액체, 기기 업그레이드 등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 수 개월 동안의 프린터 사용에 기초한 “상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3D 허브의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3D 프린터 소유자들은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 타입폼(Typform)을 통해 설문지를 받았다. 각 소유자들은 10일 동안 설문지를 작성했고, 기기의 기본적인 객체 제작 능력을 시연하여 “검증”을 거쳐야 했다. 3D 허브는 이를 위해 작은 로봇 모양의 피규어 “마빈(Marvin)”을 선택했다.
‘마빈’이라는 이름의 테스트 출력 디자인. 기종에 따라 출력 품질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놀랍게도 가이드에는 대중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다수의 프린터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폴란드에서 조르탁스(Zortax) 라는 프린터를 제조하는 기업이 있지만 많은 주류 사용자들이 모르고 있다”고 가레트가 말했다.
조르탁스 M200 3D 프린터는 지난 해 킥스타터(Kickstarter)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이 프린터는 사용자들로부터 8.9점을 받았다.
조탁스 M300 3D 프린터. 폴란드 제조사 제품이다.
가이드의 상위 3D 프린터 중 다른 모델은 2009년 오하이오의 비치우드(Beachwood, Ohio)에서 설립된 소기업 메이커기어(Makergear)의 제품이었다. 해당 기업에서 제조한 메이커기어 M2는 숙련된 사용자, 엔지니어, 디자이너에게 가장 적합하다. 사용자 가이드에서는 9.0점을 받았다.
메이커기어의 CEO 릭 폴락은 자신의 차고에서 메이커봇 3D 프린터를 위한 애프터마켓용 필라멘트 압출 헤드를 만드는 작은 기계가공 툴 선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근무했던 폴락은 온라인 사용자 포럼을 통해 기존 주요3D 프린터 제조사 제품의 압출기 헤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사업을 개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폴락은 새로운 압출기를 개발했다며 “다른 사용자들이 우리의 압출기로 교체하곤 했다. 약 1년 반 후에 우리는 자체 기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메이커봇 3D 프린터가 출력한 마빈
메이커기어의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며, 여러 현지 기업들이 메이커기어 M2의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 기기에 대한 모든 시험은 내부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프린터의 인기가 너무 높아 메이커기어는 주문이 한 달째 밀려있는 상태다.
1만 달러 미만 3D 프린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한편 데스크톱 3D 프린터 시장은 분야에 상관 없이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카날리스는 2014년 3/4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약 3만 3,000대의 3D 프린터가 출고되어 4%의 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린터, 재료, 서비스 매출은 국제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9% 성장했다.
또 3D 프린터는 특히 서반구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업들이 제품의 신속한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내 3D 프린팅 분야 매출은 16% 성장하여 전 세계 시장의 44%를 점유하고 있다고 캐널리스가 밝혔다. 또 독일과 영국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의 기술에 대한 관심 증가로 유럽, 중동, 아시아에서는 2/4분기 대비 매출이 8% 나 성장했다.
캐널리스는 올 해 3/4분기에 판매된 3D 프린터의 73%가 1만 달러 미만의 제품인 것으로 추산하고 잇다.
카날리스트 조 캠튼 애널리스트는 “저렴한 소비자 지향적 제품의 등장으로 소비자 시장의 잠재력이 상당함이 입증되었고, 앞으로도 성장세가 유사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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