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담당 임원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초래될 총 비용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대응 및 복구와 관련된 수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발생한 수 많은 사고를 조사해 밝혀낸 정보에 따르면, 랜섬(사이버 몸값) 요구액과 감염 시스템 정리 비용을 훌쩍 넘는 새로운 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지난 해 7월, 뉴욕 버팔로(Buffalo) 소재 의료 기관 ECMC(Eire County Medical Center)는 3만 달러의 랜섬을 요구 받은 랜섬웨어 공격에 총 1,000만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은 IT서비스, 소프트웨어, 기타 복구 관련 비용이다. 나머지 절반은 직원들의 초과근무 수당, 매출 및 수익 상실 비용, 기타 간접비이다. ECMC는 여기에 더해, 기술 업그레이드와 직원 인식 제고 교육에 수십 만 달러를 추가 지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애틀란타 시 정부는 며칠 간 행정 서비스를 마비시킨 2018년 3월 랜섬웨어 공격 직후 비상 IT서비스 조달에만 약 5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외부 사고 대응 서비스 이용, 위기 관련 커뮤니케이션, 직원 증원, 주제 전문가의 컨설팅 서비스 등에 지출한 비용이다.
콜로라도 주의 존 히켄루퍼 주지사는 지난 2월 주 정부 교통부인 CDOT의 윈도우 시스템 2,000여 대를 감염시킨 랜섬웨어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주 정부의 재해 및 재난 대비 비상 예산에서 200만 달러를 가져와야 했다. 그리고 8주가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시스템을 정상 상태로 복구하는 비용만 1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랜섬웨어 피해 추정액이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2015년 랜섬웨어로 초래된 비용을 3억 2,500만 달러로 분석했던 사이버시큐리티 벤처스(Cybersecurity Ventures)는 지난 해인 2017년의 피해액은 50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2019년의 피해액은 115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랜섬웨어로 초래되는 비용 총액을 추정하는 보안 임원들이 명심할 부분은 랜섬 요구액 그 자체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데이터 회수를 위해 랜섬 요구액을 지불하는 경우에도(대부분 보안 전문가들이 반대하는 방법), 실제 초래되는 비용이 랜섬 요구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센티넬원(SentinelOne)의 보안 에반젤리스트인 개리 멜로는 “보안 담당 임원들이 사전에 계획을 세워야만 하는 랜섬웨어와 관련된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는 데이터 상실과 생산성 상실이다. 공격으로 인한 비용 총액을 예상할 때 데이터 상실과 파괴, 다운타임(운영 정지), 생산성 상실, 공격 후 정상 영업 방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보안 담당 임원들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할 ‘뻔한’ 비용과 ‘뻔하지 않은’ 비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랜섬웨어 대응, 복구, 재개 비용
이 범주로 분류되는 비용 가운데 상당수는 대부분의 주요 보안 사고에서 동일하게 발생하는 비용이다. ECMC의 공격 대응과 복구를 지원한 회사 중 하나인 그레이캐슬 시큐리티(GreyCastle Security)의 래그 하니쉬 CEO에 따르면, 컴퓨터 검사 비용, 디지털 포렌직 비용, 맬웨어 파악 및 제거 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백업을 가져오고 시스템을 다시 이미징 하는 비용, 피해를 입은 데이터와 시스템을 복구하는 비용도 포함된다.
내부에 전문성이 높은 보안 대응 팀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면, 시스템 복구에 도움을 받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컨설턴트를 채용해야 한다. 또 인력을 증원하고, 시스템을 정상 가동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초과 근무 수당을 지불할 준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맬웨어에 따라 기술 업그레이드나 교체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랜섬웨어 공격이 초래한 영향을 예상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비용 항목들이다.
데이터 백업의 품질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데이터 백업의 품질이 좋지 않거나, 공격자가 데이터 백업까지 삭제하거나 암호화한 경우 비용이 급상승하게 된다. 하니쉬는 “다운타임 시간이 길수록 비용이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센티넬원이 발표한 ‘2018 글로벌 랜섬웨어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된 파일의 암호를 풀거나 백업 데이터로 교체하는 데 필요한 평균 작업시간은 40시간으로 2016년의 33시간보다 증가했다.
랜섬 요구액 지불 이후에 발생하는 비용
랜섬 요구액을 지불했다고 즉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랜섬 요구액을 지불할 이유가 있고, 공격자가 약속한 대로 암호 해독 키를 넘겨준 경우에도 데이터 복구까지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ECMC의 경우, 랜섬웨어 공격으로 컴퓨터 6,000대의 가동이 중단됐다. 각 시스템에 1 TB의 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고, 이 드라이브가 암호화 처리되었다면 암호 해독에만 1주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디지털 지갑에 비트코인을 채워 놓은 것이 아니라면,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비트코인을 채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또 공격자가 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시간도 감안해야 한다.
2주 동안 시스템이 정지되어 ‘종이’에 의지를 했다면, 데이터를 모두 복구한 다음에도 이 종이에 기록된 것을 디지털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 또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랜섬 요구액을 지불하는 경우를 중심으로 추가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다. 하니쉬는 “랜섬 요구액을 지불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존재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엔드포인트 보안 벤더인 바클리(Barkly)를 창업한 잭 다나히 CTO에 따르면, 랜섬 요구액을 지불해서 시스템을 복구한 경우에도 해당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을 완전히 지워 다시 설치하지 않는 한, 감염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확신하기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복구한 데이터 파일이 감염되어, 복구 후에도 위협이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결국은 시스템과 데이터를 다시 ‘생성’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랜섬 요구액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랜섬웨어 공격 동안과 이후의 다운타임으로 초래되는 비용
랜섬웨어 공격이 ‘정상 비즈니스 운영’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격 대응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 과정에 비즈니스 기회를 놓친다. 다나히는 “피해가 초래된 공격에서 피해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부분은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병원은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기술 공급업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또 운송업체는 운송을 할 수 없고, 긴급 구조원은 긴급 구조 활동을 할 수 없다. 2016년 11월, 랜섬웨어 공격이 샌프란시스코 대중 교통 시스템 가운데 일부의 매표 시스템 가동을 정지시켰다. 샌프란시스코 시 정부는 보안 엔지니어들이 문제를 고치는 하루 동안 대중 교통 요금을 받을 수 없었다.
다나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은 시스템 가동 중단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각 시스템의 다운타임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모델화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랜섬웨어 공격 사고는 이에 대한 교훈을 알려주는 사례다”라고 말했다.
다운타임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은 또 있다. 예를 들어, IT 및 보안 담당 직원들이 문제 해결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데, 이 동안 다른 정상(일상)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다. 이 또한 비용이다.
랜섬웨어 공격으로 ‘다운스트림’에 발생하는 비용
기업들이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비용 중 하나는 공급업체와 서드파티에 초래되는 영향이다. 센티넬원의 글로벌 랜섬웨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서드파티 공급업체 가운데 랜섬웨어 공격에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한 비율이 46%에 달한다.
또 생산성 상실, 재무적인 손실을 입었다고 대답한 파트너와 공급업체 비율도 각각 35%와 23%이다. 서드파티가 더 큰 영향을 받은 국가도 있다. 프랑스이다. 멜로는 “랜섬웨어의 ‘낙수 효과’ 때문에 파트너와 공급 사실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기업 평판에 초래되는 비용
라스트라인(Lastline)의 공동 창업자가 겸 최고 아키텍트인 엔진 키르다에 따르면, 측정과 추정이 가장 어려운 비용 항목 중 하나는 평판 손상 및 하락과 관련된 비용이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은 고객들의 신뢰가 아주 중요하다.
보스턴 소재 노스이스턴 대학(Northeastern University)의 교수이기도 한 키르다는 “대부분 사이버 위협에 대한 준비와 대비가 잘 되어 있다고 가정을 한다. 그런데 고객들이 랜섬웨어 공격이나 사이버위협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면, 이런 조직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대형 침해 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은 규제 감독이 강화되고, 큰 벌금이 부과되곤 한다. 센티넬원의 멜로에 따르면, 상장 기업의 경우 투자자들이 공격 소식을 듣고 주식을 매각하면서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그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가 몬트리올 소재 CGI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2017년의 연구 결과를 예로 들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각한 보안 침해 사고가 발생한 65개 상장 기업의 주가는 평균적으로(그리고 영구적으로) 약 1.8%가 하락했다.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지수의 전형적인 기업들의 경우 영구적인 시가총액 상실액이 1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키르다는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다수 유출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평판에 초래되는 피해와 비용은 막대하다”라고 말했다.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데이터 침해 비용
랜섬웨어 공격으로 보호된 데이터에 부적절한 액세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확증이 없는 한, 이를 데이터 침해 사고로 분류해 보고 및 신고해야 한다. 침해 사실을 알리는 비용, 위기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법과 규정 위반에 따라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또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와 관련된 비용이 발생한다. 규제 당국이 철저히 조사를 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연방이나 주 정부 당국이 부과한 의무를 준수해야 하면서 비용이 발생한다.
다나히는 “규제가 엄격한 산업의 경영진과 임원들은 변호사와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팀을 만나 공개해야 할 랜섬웨어 공격인지, 영향을 받은 사용자에게 알려야 하는지 파악해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랜섬웨어 감염이 컴플라이언스와 관련된 사건이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다니히는 “이 경우, 아주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