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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구매 실패에도 출구는 있다··· CIO가 숙지할 계약 체크포인트

오피니언
2025.07.234분
예산 책정IT 전략인프라 관리

아무리 사전 검토를 철저히 해도 구매 후 후회를 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계약서의 해지 조항이나 재협상 기회를 신속하게 활용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Stressed tired young Indian employee woman banging head against wall in burnout, feeling exhausted, getting professional crisis, problems, bankruptcy. Side view with business building background
Credit: fizkes / Shutterstock

대부분의 CIO는 경력 중 한 번쯤은 제품이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후 실망해 계약을 해지하고 싶었던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 역시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 마케팅 연구팀을 위해 서버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마케팅 분석 솔루션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대와 달리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결국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안타깝게도 해당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벤더와 협의하는 과정이 발이 안 맞는 신발을 반품하는 일처럼 간단하지는 않았다. 벤더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아 상황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계약서에 명시된 종료일이나 해지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대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소프트웨어를 돌리기 위해 별도로 구매한 전용 서버를 반품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서버를 재무 부서의 분석 리포팅용 시스템으로 전환해 재활용했다. 물론 여전히 CEO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고,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해명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계약을 종료하고 하드웨어를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손실은 훨씬 더 쉽게 받아들여졌다.

결과적으로는 운이 좋은 편이었지만, 이 사례는 지금도 종종 떠오르는 전형적인 ‘구매 후 후회’ 경험이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IT 투자가 기대에 못 미칠 때, CIO가 어떻게 대응해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계약서 속 ‘탈출구’를 찾고 즉시 조치하기

우선 계약서에 해지 조건이나 조항이 명확히 명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없다면 빠르게 해지를 추진해야 한다. 단, 그 전에 반드시 사내 법무팀이나 외부 변호사와 함께 계약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이 조직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즉시 벤더에 해당 솔루션이 적합하지 않으며 계약 해지를 원한다는 입장을 통보해야 한다. 기술의 호환성 문제를 발견하고 보고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제품이나 서비스를 반품하거나 투자 금액의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말은 간단해 보이지만, 많은 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수년간 방치해 두다가 결국 벤더에게 사용할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 또한 계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자산에 대해 여전히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 처한 기업은 벤더로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협상 위한 ‘중간지대’ 찾기

대부분의 벤더는 계약서에 해지 조건과 기간을 명시해 둔다. 예를 들어, 일부 클라우드 벤더는 30일 내에 서면 통보만으로 계약 해지가 가능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계약 기간이 3년에서 5년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불만족한 고객을 방치하는 일은 벤더 입장에서도 결코 이득이 아니다.

벤더가 문제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취하는 첫 번째 조치는 현장 지원이나 IT팀 및 사용자 교육 제공이다. 이는 조직 내 사용자들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며, 실제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는 데 잃을 것은 없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은 만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벤더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솔루션을 적용하려고 할 때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조직에 정말로 맞지 않는 경우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재협상은 여러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으며, 대표적인 형태는 다음 2가지다.

벤더가 위약금 조건을 걸고 계약 해지를 허용하는 ‘아웃’ 옵션을 제시할 수 있다.

벤더가 보유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안으로 제안하고, 기존 계약금액을 새로운 자산 구매에 충당하는 ‘트레이드인’ 방식으로 재협상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방식은 벤더 입장에서 매출 손실이나 고객과의 신뢰 훼손을 막고, 기업은 추가 손실 없이 적합한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불필요한 자산, 매각·재활용·기부로 손실 최소화

일부 기업은 사용하지 않는 자산을 다른 기업이나 서드파티 벤더에 매각 또는 교환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초기 투자 금액의 일부는 회수하지 못할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을 환수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이 전략은 특히 디스크 드라이브나 프로세서처럼 서드파티 장비 공급업체가 다시 인증하고 재판매하기를 원하는 구형 하드웨어에 적합하다.

또 다른 방법은 필자가 경험한 마케팅 시스템처럼 후회가 남는 구매 자산을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하드웨어는 재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산이다. 필자의 경우, 서버를 재무 보고용으로 전환해 활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만 손실로 남기고 나머지는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

사용하지 않거나 노후화된 자산을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기부를 통해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패한 자산을 수익화하는 최적의 방법은 아니지만, 후회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특히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단체의 역량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전 검증이 최선의 예방책

물론 구매 후 후회를 가장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방법은 애초에 그런 상황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식 계약 전 시범 운영이나 테스트를 거치거나, ▲초기에는 단기 계약을 체결한 뒤 충분한 검증을 거쳐 장기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급변하는 비즈니스와 기술 환경 속에서 계약 협상과 기술 관리에서 핵심은 유연성 확보다. 따라서 계약을 체결하기 전, 모든 조항을 꼼꼼히 읽고 세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는 데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

Mary Shacklett is a freelance writer and president of Transworld Data, a technology analytics, market research, and consulting firm.

Prior to founding Transworld, Mary was Senior Vice President of Marketing and Technology at TCCU, Inc., a financial services firm; Vice President of Product Research and Software Development for Summit Information Systems, a computer software company; and Vice President of Strategic Planning and Technology at FSI International, a multinational manufacturing company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 

Her work has appeared in TechTarget, Information Week, ZDNET, and Network Computing, among other outlets.

Mary holds a J.D. from William Howard Taft University, an M.A. in American Studies from 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and a B.S. in Education from the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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