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G 조사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기존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는 대신 SD-WAN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일부 벤더들이 기대하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SG의 ‘2025 프로바이더 렌즈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정의 솔루션 및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SDN 시장은 상당히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대기업 대부분이 이미 SD-WAN을 도입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중소기업에서도 도입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네트워크의 ‘전면 교체(rip-and-replace)’ 방식은 본격적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ISG의 이번 연구는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SD 네트워크 솔루션 및 서비스를 다뤘다. SD-WAN 관리형 서비스, 전환 컨설팅, 엣지 기술, SASE(Secure Access Service Edge)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에 걸쳐 총 36개 벤더를 평가했다.
연구는 SD-WAN 도입과 관련된 기존의 통념을 뒤흔드는 몇 가지 중요한 결과를 제시했다.
-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기업조차도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기보다는 단계적 전환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 AI 기반 자동화는 가시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있지만, 완전한 자율 네트워크 관리는 아직 목표 단계에 머물러 있다.
- SASE 도입 전략은 지역별, 조직 규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 엣지 컴퓨팅과 프라이빗 5G 네트워크 통합은 개념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다.
ISG의 수석 매니저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야쉬 제타니 프라딥은 “SD 네트워크 구축에서 실시간 AI 기반 자동화 기능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단순히 기본적인 솔루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운영 효율성과 의사결정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고급 기능을 찾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기업 현실은 ‘단계적 전환’
ISG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SD-WAN을 도입할 때 주로 2가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많은 조직이 기존 인프라 위에 SD-WAN을 오버레이 방식으로 적용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과 확장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반면, 일부 기업은 SD-WAN의 서비스 수준 계약(SLA)을 실제 운영 및 비즈니스 요구사항과 비교 검토한 뒤, 기존 네트워크를 전면 교체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많은 벤더가 전면적인 인프라 교체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ISG의 연구에 따르면 오버레이 방식이 실제로 더 많이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기업들조차도 SD-WAN 도입에는 보다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프라딥은 “디지털 역량이 뛰어난 기업조차 운영 복잡성, 기존 계약, 규제 준수 문제 등으로 인해 통제된 단계적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나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을 내세우는 신생 벤더들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전면 교체 방식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라딥은 이어 많은 조직에서 ‘변화 피로(change fatigue)’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리케이션 이전, 클라우드 복잡성, 사이버보안 준비 수준에 대한 우려가 솔루션 도입 논의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민첩한 기업에서 기존 인프라를 완전히 교체하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자동화, 여전히 사람 개입 필요
ISG는 SD-WAN 도입 과정에서 AI 기능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벤더들이 주장하는 ‘완전 자율 네트워크’와 현실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SG 보고서에 따르면, 선도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특정 사용례를 중심으로 AI를 SD-WAN에 적용하고 있다.
- 자동 복구 네트워크 및 제로 터치 프로비저닝(Zero-touch provisioning)
- 트래픽 분류 및 동적 경로 최적화
- 사전 예방적 장애 전환 기능
- 알림 분류 및 관리 자동화
하지만 ISG 연구에서는 현재 AI 기술의 한계도 나타났다. 프라딥은 “생성형 AI 기반 코파일럿을 통한 자율적인 WAN 조정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전히 사람이 개입해야 하며,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식별 정보 등의 텔레메트리를 통합해 분석하는 ‘AI 기반 SLA 준수 관리’ 역시 아직은 목표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고 설명했다.
엣지 컴퓨팅과 5G는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본격화
보고서에 따르면, 엣지 컴퓨팅과 프라이빗 5G를 SD-WAN 인프라에 통합하는 구현 사례가 실제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딥은 “창고, 항만, 공장 같은 산업 현장에서 프라이빗 5G가 SD-WAN 연결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소규모 지점에 배치된 uCPE, SASE 같은 장비가 5G 백업망,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연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실질적인 산업 적용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ISG는 향후 다양한 기술 간 통합 역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라딥은 “스타링크(Starlink)와 쿠이퍼(Kuiper) 같은 저궤도 위성(LEO), 와이파이 6/7 기술과의 연계가 향후 1~3년 안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 워크로드 관리를 위한 오픈 API, 실시간 SASE 통합 등과 관련된 기술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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