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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Price

“시리 문제로 애플 신제품 출시 계획 잇단 연기” 블룸버그

뉴스
2025.08.123분

애플 제품 전략의 핵심인 시리의 앱 인텐트(App Intents) 통합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Germany - July 1,2024: Apple Intelligence logo on phone.
Credit: Camilo Concha / Shutterstock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Siri)는 기술 업계에서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수많은 보도에서 부정확성과 최신 기능 부족을 지적했고, 애플 내부에서도 신기능 출시 지연을 “보기 흉하고 난처하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이 문제는 단순한 체면 손상을 넘어 애플의 전체 제품 출시 전략을 지연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 “애플은 시리에게 현재 제공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가 여전히 이런 상태로는 계획을 진전시킬 수 없다”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진정한 판도를 바꿀 변화는 앱 인텐트(App Intents)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며 “이 기능이야말로 시리를 아이폰의 진정한 완전 음성 제어 장치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준비되기 전까지는 다른 것도 미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앱 인텐트는 앱 개발자가 자사 소프트웨어를 애플의 운영체제에 통합해 스포트라이트 검색, 단축어, 위젯, 아이폰의 액션 버튼, 시리 음성 명령 등과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프레임워크를 통칭한다. 현재 시리는 앱, 특히 서드파티 앱에서의 동작 능력이 근본적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사진 검색·편집·공유, 쇼핑 앱 탐색 후 제품 장바구니 추가, 음성만으로 서비스 로그인, SNS 댓글 작성 등 훨씬 다양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이러한 ‘에이전틱’ 기능은 변혁적 인공지능(AI)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AI가 단순히 음성이나 텍스트로만 응답할 수 있다면 절약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제품 조사와 구매, 여행 계획과 예약, 초대장 작성·발송, RSVP 응답 처리 같은 복잡하고 실용적인 작업까지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다면, 이는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그려온 가상 집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원래 시리의 앱 인텐트 기능은 iOS 18의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개발 난항으로 인해 iOS 26으로 연기됐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2026년 초 iOS 26.4 공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차세대 앱 인텐트가 애플이 준비 중인 스마트홈 제품군의 핵심이라며, 시리 개발이 늦어지면서 해당 제품 출시도 여러 차례 지연됐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앱 인텐트 없이 출시하면 아마존이나 구글이 5년 전에 내놓은 기기보다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시리 지연이 회사의 다른 제품 계획에도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 CEO 팀 쿡이 시리를 ‘에이전틱’ 음성 비서로 바로 만들 수 없는 이유는 정확성 문제다. 홈팟에서 음악을 재생하거나 이모티콘을 생성할 때 20번 중 1번 실패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결제나 건강 관련 작업에서는 훨씬 높은 신뢰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애플은 시리가 명령 수행 시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과 높은 정확도를 확보해 에이전틱 기능을 갖추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대안은 차세대 앱 인텐트를 철저히 검증한 일부 앱(우버, 올트레일즈, 스레드, 테무, 아마존, 유튜브, 페이스북, 왓츠앱, 일부 게임 등)으로만 제한하거나 민감한 앱 카테고리를 아예 제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수행 가능한 작업 목록을 외워야 한다면, 그것은 결코 진정한 ‘에이전틱 AI’가 아니다. 결국 애플은 다른 기업의 더 야심찬 AI와 비교되는 위험을 감수할지, 아니면 시리의 심각한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길을 택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