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사무실’이라는 용어가 등장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이 개념은 여전히 신화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 오히려 오늘날의 사무실에서 종이가 완전히 사라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다음 14가지 가이드는 최소한 종이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올리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IBM 초기 컴퓨터 시절 유행했던 ‘종이 없는 사무실’이란 슬로건을 기억하는가? 디지털 환경의 발달로 종이 사용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완벽한 종이 없는 사무실의 시대는 요원하다. 상황을 확인하고 싶다면, 어느 작은 사무실에라도 들어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제 직원들에게 개인 컴퓨터가 지급되는 시기를 지나 모바일 기기가 당연한 존재가 되었고, 이 제품의 화소 밀도가 인쇄 매체의 그것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시기에 까지 도달했다. 한편으로는 종이가 계속 남아있는 것이 의외로 여겨질 정도다.
종이 없는 사무실, 한계가 있다
사무실에서 종이가 사라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기업은 현실의 세계라는 점이다. 종이를 완벽히 없앤다면 보다 경제적으로, 그리고 실용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이의 역할은 이런 실무적인 데에만 있지 않다.
아무리 기술에 능통한 기업이라도, 혹은 구식 절차에 얽매이지 않는 신생기업이라도, 클라이언트나 규제 기관 등 외부 집단들과의 관계에는 종이를 필요로 한다. 특히 법률 혹은 감사 산업 등 전통적으로 문서에 대한 비중이 높은 곳들에서는 종이 없는 사무실이 더욱 받아 들여지기 어려운 변화일 것이다.
이에 더해 실물 문서는 거기에 자유로이 낙서나 스케치를 더해 내용을 보강하고 강조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졸트 스크립트 스타일러스(Jolt Script stylus)와 같은 대안 용품들이 실물 펜에 버금가는 경험을 전달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용적 부담이나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는 문제로 대중적인 보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핵심은, 굳이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비효율적인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에 두고, 여기 소개된 종이 사용량 절감을 위한 현실적 전략들을 한 번 살펴보자. 종이 없는 환경에서 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에 대한 소개도 있을 것이다.
종이를 필요치 않게 하라
종이 사용을 줄이는 첫 단계는 당연히 종이 사용의 필요성이 적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종이 사용 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다. 이 방법론들은 비용이 조금만 필요하거나 전혀 소요되지 않는 것들이다.
1. 직원 당 인쇄량을 추적하고, 그 정보를 월 단위로 각 직원들에게 전송하라. 사무실의 다기능 프린터 혹은 프린터 서버에는 이미 인쇄 추적 기능이 지원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그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프린터 기기 설정에 따라, 혹은 프린트 인스펙터(Print Inspector)와 같은 독립형 프린트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추적에 소요되는 비용이 소규모 비즈니스들에겐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으니 반드시 사전 확인을 거치자. 참고로 프린트 인스펙터 요금제는 클라이언트 10인 당 500 달러 혹은 라이선스 공간 한 곳 당 1,000 달러로 운영된다.
2. 프린팅을 너무 쉬운 가능으로 만들지 말라. 사무실 곳곳에 퍼져있는 소형, 구식 프린터들을 대량 처리가 가능한 고기능 중앙 프린터로 통합해보자. 프린터가 손 닿는 곳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직원들은 어떤 문서를 인쇄할 때 한번 더 생각해볼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출력량 절감 뿐 아니라 운영 비용 효율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3. 통신사 등의 서비스 공급자나 은행에 전자 문서를 요구하고, 각종 지불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해보라. 이는 종이 명세서와 우편 요금의 낭비를 줄여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업무 생산성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4. 구식이긴 하지만, 종이 재활용 운동 홍보 역시 문화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프린터 옆에 재활용지(기밀 문서는 절대 안된다!)를 모아둘 수 있는 빈 박스를 놓아두거나, 발송되는 이메일에 ‘불필요한 인쇄 자제를 요청하는’ 문구 등을 삽입하는 등의 방식만으로도 많은 효과가 있다.
핵심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새로이 설계하라
종이 사용량을 보다 실질적으로 줄이고자 한다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설계 해 불필요한 낭비가 발생하는 지점을 확인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리포트를 PDF 포맷으로 생성해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 등 어디에서나 조회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5. 물리적 서명은 그만해도 된다. 내부 문서의 경우에는 정말 불필요한 것이며, 외부 계약서 등에서도 실제적인 법률적 요구 사항이라기보단 그저 관습으로 이뤄지는 것이 인쇄 문서에의 서명이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2000년 재정한 전자서명 법률(ESIGN Act)을 통해 전자 서명이 포함된 계약서가 물리적 서명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6. 내부 문서는 구글 독스(Google Docs)나 에버노트(Evernote) 등의 온라인 노트, 혹은 위키(Wiki)에 복제하라. 특히 전자, 온라인 노트의 경우에는 전체 혹은 개별 노트의 공유를 지원함으로써 직원 안내서나 회의록 등 각종 자료의 배포 과정을 유연화한다.
7. 팩스는 버려라. 물리적 문서는 기입이 가능한 PDF 양식으로 대체할 수 있고, 전송은 이메일 또는 웹 브라우저로도 가능하다. PDF 형식의 기입 양식을 제작하는 것은 간단하다. 무료 온라인 툴 PDF이스케이프(PDFescape) 등의 효과도 뛰어나고, 그보다 더 정교한 기능을 원한다면 얼마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니트로 프로 9(Nitro Pro 9)이나 아크로뱃 XI(Acrobat XI)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도 있다.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현할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
종이 없는 사무실을 향한 긴 발걸음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프라스트럭처의 구성 역시 중요하다. 종이 없는 사무실을 지원할 소프트웨어 툴과 서비스, 하드웨어를 살펴보자.
8. 듀얼 혹은 다중 모니터 설정을 고려해보라. 직원들이 문서를 인쇄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을 다른 문서와 대조해보는데 있다. 이러한 낭비는 복수의 모니터를 이용하도록 설정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두(혹은 세) 개의 모니터를 지원함으로써 그들의 생산성은 보다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LCD 모니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컴퓨터보다 수명이 길기 때문에, 한 번의 투자로 지속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9. 팩스를 포기하지 않는 벤더 혹은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고 있다면, 수신 팩스를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온라인 팩스 공급자를 이용해보라. 관련 시장은 이미 꽤 성숙해있기 때문에, 다양한 유, 무료 옵션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 e팩스(eFax)가 제공하는 유료 옵션은 월간 150 페이지의 팩스를 이메일 메시지로 전송한다. 이용은 온라인 포털 뿐 아니라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10. 노트 및 인쇄 문서를 디지털화하면 문서의 전자 공유가 간편해지고 복사의 필요성도 줄어든다. 최근에는 공용 스캐너가 아닌 보다 소형의 ‘개인’ 스캐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용 평상형 독시 플립(Doxie Flip) 스캐너의 경우에는 기존의 평판형 스캐너로 복제하기 힘들던 노트와 내용들까지 쉽게 스캔하게 해준다.
11. 광학 문자 판독(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하드웨어 스캐너가 생성한 이미지나 PDF 파일을 편집 가능한 형태로 변환할 수 있다. 한 예로 ABBYY 파인리더(ABBYY FineReader)는 PDF 및 디지털 촬영물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엑셀, 혹은 검색 가능한 PDF 포맷으로 바꿔준다.
12. 불가피하게 인쇄가 필요한 경우에는 양면 인쇄로 종이 사용량을 반으로 줄여라. 최근에는 양면 인쇄를 지원하는 프린터들 역시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이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종이 없는 사무실의 생산성을 확보
문서를 디지털화하는 가치가 낭비를 줄이는 것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편리한 업무 진행과 검색 가능성 증진, 물리적 공간 절감 등의 가치 역시 제공한다. 테크놀로지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룩할 차세대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3. 캠카드(CamCard)나 월드카드 모바일(WorldCard Mobile)과 같은 모바일 앱들은 명함의 내용을 스캔해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준다.
14. 터보스캔(TurboScan)이나 스캐너 프로(Scanner Pro) 등의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의 내장 카메라로 문서를 스캔 할 수 있다. 촬영된 파일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업로드되어 어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자유롭게 열람이 가능하다.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축하는 것은 한 순간의 노력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 낭비를 줄이고 새로운 디징털 기술을 활용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이 모든 종이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핵심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