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기술을 구매하고, 또 구매한다. 새로운 이니셔티브나 비즈니스 전략 변경, 예상치 못한 역풍이 닥칠 때마다 새로운 도구를 찾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포레스터의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은 평균적으로 약 367가지의 앱과 시스템을 업무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와 정보를 찾는 데만 하루 평균 2.4시간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생산성의 역설’이다. 생성형 AI처럼 생산성 향상을 약속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기대하는 효과를 항상 얻을 수는 없다.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업체 워카토(Workato)의 최고전략책임자 마르쿠스 지른은 6월 19일 한국IDC와 ITWorld/CIO Korea가 공동 주최한 ‘TNBT(The Next Big Thing) Korea 2024’에서 도입한 툴의 수와 생산성이 비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서로 단절돼 함께 작동하지 않으며, 작은 사일로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구매한 제품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면 각 앱을 통합해 사일로를 제거해야 한다. 지른은 “여러 부서에서 여러 도구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할 때는 모든 기술이 서로 협력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통합과 자동화를 넘은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오케스트레이션’하라지른은 IT에서의 오케스트레이션을 교향곡에 비유했다. 현악기는 애플리케이션, 금관악기는 데이터 플랫폼, 목관악기는 LLM(Large Language Model), 드럼은 자동화 도구라고 했을 때, 교향곡에서 각 악기의 흐름과 강약을 조절할 지휘자가 없다면 음악은 불협화음에 불과하다. 지른은 “새로운 개별 악기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소음이 더 심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악기로 조화로운 곡을 뽑아내려면 지휘자가 필요하며, 기업이 보유한 여러 기술에서 가치를 끌어내려면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하다. 워카토와 같은 서비스형 통합 플랫폼(Integration Platform as a Service, iPaaS)은 기업의 모든 앱과 서비스를 연결해 데이터 흐름을 연결 및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만들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른에 따르면, 2010년대 초의 1세대 iPaaS는 하나의 앱을 다른 앱과 통합하는 포인트 솔루션이었다. 이후 점점 더 많은 앱이 생겨나면서 2020년대 즈음에 출시된 iPaaS는 포인트 솔루션뿐 아니라 허브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iPaaS 대부분이 2세대다. 워카토가 제공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은 여기서 더 나아간 3세대 iPaaS다. 지른은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 데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을 수 있고, 이런 앱 전반에서 일련의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련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는 점에서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지른은 RPA와 오케스트레이션의 차이점에 대해 “같은 영역이지만 오케스트레이션은 더 정교하다. RPA는 복잡하지 않고 하나의 UI에서 다른 UI로 이동하는 단일 작업인 반면,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에는 비즈니스 로직이 있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와 작업을 처리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비개발 직군도 손쉽게 사용하는 통합 플랫폼기업은 워카토라는 하나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통합부터 프로세스 자동화, APIM(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Management)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로우코드/노코드 기반이므로 비개발직군 사용자도 드래그 앤 드랍을 통해 간단하게 프로세스 로직을 정의하고, 사전 제작된 일종의 자동화 템플렛인 ‘레시피’를 통해 쉽게 앱을 구축한다.
또한 워카토 플랫폼에는 데이터 매핑과 논리, 다음 단계 권장 사항을 제안하는 자체 AI/ML 모델인 레시피IQ(RecipeIQ)가 탑재됐다. 여기에 더해 워카토는 지난해 6월 오픈AI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생성형 AI 기능도 플랫폼에 통합했다. 대표적인 것이 워카토 코파일럿(Workato Copilots)으로, 사용자는 워카토 코파일럿에 원하는 작업을 자연어로 설명함으로써 레시피를 구축 및 수정하거나 앱 커넥터 코드를 처음부터 새롭게 작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워카토는 오픈AI의 생성형 AI 모델을 자동화에 통합할 수 있는 커넥터를 제공하며, 슬랙 및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같은 채팅 앱을 통해 대화 방식으로 엔터프라이즈 앱 및 데이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워크봇(WorkbotGPT) 기능도 지원한다.
지른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워카토를 통해 효율적인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틀라시안은 워카토 도입 첫해에 IT/재무/HR 3가지 부서에서 약 10만 시간을 절약하는 결과를 얻었고,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워카토로 구축한 프로세스로 인수합병한 회사 직원 1만 명 이상의 온보딩과 앱 프로비저닝 작업을 단 6초 만에 완료했다. 미국의 온라인 온라인 음식 주문 및 배달 업체 도어대시(DoorDash)는 워카토 도입 1개월 만에 주요 재무 프로세스 90%를 자동화했으며, ERP 업체 에피코르(Epicor)는 신규 프로젝트 개발 시간을 80% 단축하는 효과를 봤다.
지른은 “엔터프라이즈 오케스트레이션이 미래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런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단순 통합이 아니라 워크플로우를 고려해야 한다. AI와 디지털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참여시킬 수 있다면 그 가능성도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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