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G가 오는 12월 4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IT Leader’s Summit - The Year Ahead
노 상무는 화재보험 차세대시스템 경험만 2번 있는 CIO다. 메리츠화재에 합류하기 전 LIG보험에서 기획 업무를 맡다가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직접 맡았으며 그 경력을 인정받아 메리츠화재에서 다시 한 번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2011년 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26개월 장작 동안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 프로젝트에서 처음 도입한 기술 중 하나인 스마트 프레임워크(Smart Framework)의 경우 특허 출원까지 냈다. 다음은 화재보험 차세대시스템 분야의 베터랑인 노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CIO KR : 프레임워크를 특허 출원까지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왜, 어떻게 하게 됐나?
노철균 상무(이하 노 상무) : BSR에서 도입한 신기술에는 스마트 프레임워크와 스마트 exDBIO가 있는데 이 중 스마트 프레임워크를 특허 출원했다. 그리고 또 하나 자랑꺼리가 있다면 EA학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메리츠화재의 차세대시스템은 현업이 주도한 프로젝트다. IT는 현업의 요구사항을 구현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으면 괴리가 생긴다. 사전에 이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현업의 요구사항을 정리할 때 CEO가 독려했다. 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한 현업 인력들은 이른바 각 분야의 선수들이었다. IT는 인프라를 탄탄하게 가져가려면 어떤 인프라를 가져가야 하는지만을 놓고 고민했고 아키텍처를 설정했고 그 과정에서 특허나 나온 것이다.
프레임워크는 자체 개발한 산출물이다. 보통 다른 기업들은 SI업체가 제공하는데, 이 경우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미들웨어 업체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해당 업체에 종속될 수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행정안전부가 말한 오픈프레임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내부 인력으로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
CIO KR : 시스템 개통일이 4월 22일이다. 보통 금융 기업들은 차세대시스템 개통일을 설이나 추석 연휴 때 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노 상무 : 평주말에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 때문이었다.
교과서 같은 답변일 수 있겠지만 차세대시스템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최고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메리츠화재의 CEO의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SR본부라는 조직 이름도 CEO가 지을 정도였다.
평주말에 개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변화관리를 함께 진행했기 때문이다. 보통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하기 전에 사내 방송으로 안내하고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 이를 알린다. 메리츠화재는 이 방법 이외에 메신저로 소통 채널을 만들어, 각 지점의 대표 선수를 뽑아 메신저 그룹에 등록시켜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했다. 전화로 문의를 받다보면 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처리할 때도 있고 실제로 오류가 아닌데도 오류로 신고하기도 하며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가 있다. 하지만 메신저는 기록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동일한 질문을 사용자가 찾아보고 해결할 수 있다. 때문에 3, 4일만에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CIO KR :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혁신적인 면은 무엇인가?
노 상무 : 첫째, 금융권 전통의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오픈 환경’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오픈 환경으로 전환함으로써 프로세스와 업무 규칙, 데이터 처리가 분리되도록 레이어드 아키텍처(Layered Architecture)를 구축했다.
둘째,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를 구현했다. SOA 스위트를 기반으로 그룹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자동화했으며 이를 통해 전사 고객정보와 서비스 이력을 통합 관리하고 고객 정보의 정합성을 향상시켰다. 서비스 컴포넌트는 ESB(Enterprise Service Bus)에서 결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로 구현해 진정한 의미의 SOA를 실현함으로써 서비스의 재사용성, 유연성 및 민첩성을 높였다.
셋째, ‘상품팩토리’ 솔루션을 구축했다. 신상품을 누가 더 빨리 내놓느냐의 속도 경쟁이 치열한 보험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팩토리를 구현함으로써 상품출시 기간을 기존대비 약 40%를 단축시켰다. 이러한 상품 개발 프로세스의 개선으로 상품 출시에 투입되는 시간 및 인력 리소스를 대폭 절감하게 됐다.
CIO KR : BSR의 성과에 대해서 말해 달라.
노 상무 : 크게 3가지다. 첫째, 고객 만족도 강화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동일하고 확장된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이해도 증대 및 일관성있는 대응이 가능해져 고객별 서비스 시간이 단축되었고 영업가족에게 제공되는 고객 서비스 품질도 향상됐다. 또한, 고객 중심의 통합 정보관리와 서비스 처리로 보상서비스에서 사고접수와 현장출동 서비스의 유기적 연계가 강화되고 보상처리 시 고객별 접촉 이력 등이 통합됨으로써 보상서비스 만족도가 대폭 향상됐다.
둘째, 상품 경쟁력 확보다. 핵심 기능인 ‘상품팩토리’와 룰 시스템을 활용하여 상품 출시 리드타임이 약 6주에서 4주로 단축되면서 상품 출시 프로세스가 개선됐다. 또한 상품 구조를 표준화하고 시스템 검증 자동화로 데이터의 정합성을 높였고 보험금 자동산출 처리비율이 증가하여 소액 건 처리시간 및 인당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마지막으로 업무 운영 효율 개선이다. 단위 업무 및 기능을 통합하여 장기간의 배치작업주기를 개선해 마감 및 결산 일정을 단축시켰다. 원천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배치 구동 건수를 줄이고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었다.
CIO KR : 4월 22일 개통 후 안정화 단계를 거쳤다고 본다. 현재 차세대시스템의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노 상무 : 전략적 효과, 재무 효과, 고객 효과, 운영 효과, 사회적 효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우선 전략적 효과로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의 핵심 기능인 상품 팩토리 기반의 상품 출시 프로세스를 들 수 있다. 상품 출시의 리드타임을 단축시켜 경쟁사보다 빠르고 정확한 상품출시가 가능해졌고 상품 개정에 따른 수작업 소요시간을 제거해 원활하게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영업가족에게 캠페인, 제휴DB 및 접촉 이력 등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복합금융 상품 제공이 쉬워지고 시장경쟁력을 창출함으로써 영업기회를 넓히고, 전략적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신상품 출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신상품 전산 개발기간이 단축됐다는 것은 그 만큼의 시간 및 비용 절감에 기여해 재무 효과를 얻게 했다. 보험료 수납 프로세스의 대대적인 개선으로 입출금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원스톱 영수, 수납 처리가 가능하여 출납과 수납 업무 처리가 최소 2분으로 단축됨으로써 고객별 서비스 시간도 줄어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고객 정보 및 서비스 통합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며 전사 고객정보와 서비스 이력을 통합하고 고객 유형을 기존 14개에서 79개로 세분화하여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보상부문에서는 사고 접수 및 배당을 선진화하여 사고 접수 시 계약사항, 사고 내용 등을 통합 제공해 현장출동을 동시 요청할 수 있게 하면서 보상서비스의 현장 만족도를 향상시켰다.
시스템 운영 효과도 있었다. 차세대프로젝트를 통해 IT인프라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 서비스 기반의 전사 표준 아키텍처를 수립하고 고객, 채널, 상품 변화에 유연한 인프라를 구현해 시스템 운영환경 내의 중복업무 및 비효율 요소를 제거했다. 개발 방식에 MDA를 적용함으로써 모델링툴에서 UML로 디자인된 설계산출물이 프로그램 소스로 자동 생성되는 환경을 구축해 개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발생 가능한 코딩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여 프로그램 품질 향상에 기했다. 또, 컴포넌트 기반 기능 모듈화 및 인터페이스 통합을 통해 관리 포인트 축소 및 IT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여, 기능 재활용을 통한 투자/운영의 효율화와 사업/업무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특히, 배치 처리 고도화 및 Rule 기반 시스템 구축을 통해 IT 시스템의 민첩성을 제고하여, 정보의 생성에 걸리는 리드타임을 최소화하고 업무 규칙 변경의 신속한 반영이 가능해졌다. 덧붙여, 네트워크 기술구조 개선으로 부점소 및 지점의 별도 소프트웨어 VPN 사용에 대한 니즈를 제거하여 비용 효율성을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효과도 얻었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은 금융환경 및 제도변화에 대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됐다. 금융기관에 대한 법적/제도적인 요소들을 내재화하였으며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기밀성, 정합성 측면에서 신뢰성을 확보했다. 또한, 영업채널 및 보상서비스 시스템을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여 보험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했고, 대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 및 보안 관리 강화를 통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자 했다.
*노철균 상무는 LIG손해보험의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현업 부서에서 일하다 94년부터 기획 업무를 맡다 98년 신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IT와 인연을 맺었다. 신시스템 프로젝트 이후 CRM, e비즈니스를 진두지휘했으며, 2006년부터 37개월간의 LIG손해보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끝마치고 BR조직에 몸담았다가 메리츠화재보험의 CIO로 영입됐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