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다이렉트보험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이라는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이 회사의 IT본부는 프로세스 최
먼저, 김 본부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서 회사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디지털로 전환되어 “대고객 업무뿐 아니라 내부 업무까지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는 명료한 정의로 대화를 시작한 김 본부장은 “악사다이렉트(AXA Direct)는 2012년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하였으며 현재 그 전략을 악사 내부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악사가 지향하는 ‘디지털’ 변신
“영업 업무를 예를 들면, 고객이 전화, 홈페이지,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로 유입되는데, 유입 채널에 따라 고객 특성과 상품 선호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악사는 이러한 고객의 다양한 행동 패턴들을 CEP(Customer Experience Platform)에 저장해 고객이 어떤 채널로 접촉하든 개개인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어떤 채널이든 상관없이 보험료를 산출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각 개인의 성향, 생애주기에 맞는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게 됩니다.”
악사다이렉트는 CEP를 기반으로 한 웹/모바일 3.0을 구축하고 있으며 콜 영업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또한 보상 측면에서도 디지털 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대면 및 콜을 통해 취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사기방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을 이용해 실시간 스코어링 시스템을 통해 보험사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라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이를 활용해 악사 다이렉트는 전문 보상직원이 보험사기 의심 건에 대한 전담처리가 가능 하도록 자동배당 시스템을 구축 하였으며, 이는 사고접수단계부터 보험사기 초기대응을 강화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악사 다이렉트는 현재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보험사기관련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경쟁력=차별화된 다이렉트보험
악사다이렉트가 다른 다이렉트 보험사들보다 먼저 ‘디지털’이라는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바로 시장 경쟁력 때문이다. 악사가 2001년 국내 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다이렉트보험 모델로 가격을 차별화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여년 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다이렉트보험 시장으로 진출했고 좀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악사는 크게 대고객서비스 부분에서 많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고객 서비스의 SNS 확장이다.
악사는 마일리지, 블랙박스, 각종 고객동의서 등 고객이 하나하나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등록하던 모든 업무들을 이제 카카오톡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김 본부장은 “카카오톡으로 고객이 직접 사고 차량 사진을 보낼 수 있고 회사는 카카오톡으로 고객에게 자료를 보내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마 이렇게 하는 회사는 국내에서도 외국에서도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앱이 아닌 카카오톡을 활용한 이유에 대해 그는 ‘매우 편하다’는 말로 답했다.
“악사다이텍트의 카카오톡 친구는 19만 명입니다. 카카오톡에서 전화도 걸 수 있고 위치정보라던가 보험료 산출 담당자랑 바로 연결시켜 주기도 합니다. 가까운 자동차 공업사의 위치 또한 알려줍니다. 이런 서비스는 물론, 자동차 사고 사진도 바로 보낼 수 있습니다. 차량 운행을 덜 하는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인하해주는 마일리지 상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악사가 직접 개발한 앱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앱은 소비자들이 설치해야 하잖아요?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지 않은 사람은 없잖아요? 친구로 등록하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매우 편리합니다.”
김 본부장 역시 카카오톡을 처음에는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생각했으나 막상 사용해 보니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그의 생각의 중심에는 언제나 ‘고객’이 자리한다.
“사람들은 우리 회사 앱을 쓰게 해야지 왜 이걸 쓰냐 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고객이 편한 것을 사용하면 됩니다. 우리가 앱을 만들어 놨는데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고객이 우리를 선택해 주면 최고 아닌가요?”
사물인터넷+빅 데이터+보험
현재 악사다이렉트가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IT트렌드는 모바일, SNS, 빅 데이터, 텔레매틱스,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이다. 이 가운데 디지털라이제이션과 텔레매틱스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려 하는데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다는 게 김 본부장이 안타까워하는 점이다.
최근에는 텔레매틱스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접근하려는 경향도 있다. “국내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유럽에서는 보험회사들이 텔레매틱스를 많이 활용한다. 왜냐면 운행정보를 분석해 운전자의 성향을 다 분석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어떤 운전자는 출퇴근 시 차를 이용하고 어떤 사람은 주말에만 차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에게 텔레매틱스는 굉장히 매력적인 기술입니다. 아마 몇 년 안에 텔레매틱스가 법제화될 테고, 회사에서도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국내 보험사들은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있으나 블랙박스로 운전자의 성향까지 분석할 수는 없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보험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운전자가 엑셀을 어떻게 밟는지, 어떻게 출발하는지, 핸들을 몇 번 돌리는지 등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한데 사실 그런 것은 블랙박스로 취합할 수 없는 정보입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텔레매틱스는 최근의 IT업계의 화두인 IoT와 빅 데이터를 모두 담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텔레매틱스를 설치해 운전자의 성향을 분석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IT와 현업의 다른 언어 ‘업무 특성에 있다’
김 본부장은 IT부서원들이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가 성공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IT는 10가지 중 9가 되고 1이 안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기준으로 보면, 90%의 확률입니다. 이것은 매우 높은 거에요. 사실, 높은 정도가 아니라 되는 겁니다. IT인들은 IT업무가 생활이 되다 보니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보통 비즈니스에서 50%만 되도 굉장히 좋은 확률이라고 보는데 말이죠. 그런데, IT인들은 ‘이거 안되네.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프로그램을 짜거나 전산 작업을 할 때는 그게 맞는 로직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업무로 연결 시키면 안됩니다. IT인들이 매우 똑똑하지만 일하는 걸 보면 그렇지 않아 보여요. 왜냐? 자기 업무에 몰입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김 본부장은 IT를 처음 배울 때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다. 처음 출발이 IT가 아닌 영업이었던 김 본부장은 뒤늦게 IT를 배워 입문했기 때문에 IT업무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그래서 지금 IT부서원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일단 해. 된다고 말해. 그리고 방법을 찾아’라고요. 그러면 되긴 됩니다. 안되진 않아요. 그러다 실패하면 누가 책임지냐고요? 제가 책임지겠다고 합니다. 제품을 선정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두 제품의 기능이 비슷해요. 이쪽의 품질이 좀더 나아요. 안정적이고, 비쌉니다. 하지만, 다른 제품을 썼다가 잘못되면 책임은 누가 지고 어떻게 하지? 제가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제가 책임지겠다고요. IT하는 사람들은 본인도 모르게 업무 방식이 사고 방식에도 똑 같이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IT하는 사람 중에 생각이 트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관리자가 되는 겁니다.”
서른이 넘어서 IT를 공부해 이 분야에 뛰어든 김 본부장이 CIO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개인적으로 직원들이 굉장히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IT직원들이 실력도 좋고 일도 잘합니다. 이런 조직을 만들고 이런 문화를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김 본부장은 악사다이렉트 IT부서의 자율적인 문화를 위해 결정권한을 주고 범위를 정해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알아서 처리하도록 했다. 김 본부장은 IT부서원의 경우 경력사원보다는 신입사원을 뽑아 6개월에서 1년 이상 계속 투자해 가르치는 쪽을 고집한다. “사람을 뽑을 때 그 사람의 기술력이 아닌 인성과 태도만 봅니다. 나머지는 회사가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자율적인 문화는 그런 토대 위에서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내가 다 할 수도 없고, 또 일일이 알 수도 없습니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옆에 두고 도움을 받고 CIO는 방향만 잡아주는 것입니다”라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직위가 다르겠지만, 결국은 IT부서원들은 모두 동료입니다. 서로 존중해 주는 관계인 것입니다”라고 그는 생각을 말했다
김 본부장이 IT부서원들에게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라. 잘하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열심히만 일하는 사람은 주변에 민폐를 끼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에 대해 “비즈니스에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방향을 잘 잡아 최단거리로 할 수 있는 걸 찾아내는 게 그게 제일 좋은 거라 생각합니다. IT가 회사 전략 방향과 전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서 게다가 열심히 일하면 회사에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끼치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CDO로 가는 방향은 맞다”
김 본부장은 “우리 나라가 방향을 잘 못 보는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에 따르면, 악사 그룹에는 회사의 시스템뿐 아니라 전반적인 프로세스까지 모두 디지털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악사라이프재팬 같은 경우도 디지털 전략을 수립 및 추진하고 있고, 거기에는 IT조직이 아닌 전담 조직도 있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이 전담 조직이 회사의 전반적인 것들을 모두 아울러서 디지털 전략을 만들고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아직까지는 국내 시장에서는 그 방향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고 그는 말했다.
“어떤 조직, 어느 회사이건 디지털로 가는 데에는 매우 큰 저항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김 본부장은 조심스럽게 의견을 꺼냈다.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이 바뀌어야 하고 누군가는 이미 소유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저항을 어떻게 최소화시키고 자연스럽게 갈 수 있는지가 숙제다.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라는 새로운 자리와 디지털 전담 조직이 디지털과 관련된 사항들을 기획해야”라고 그는 강조했다. 새로운 역할이 생기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충돌에 대해 김 본부장은 “디지털 전담 부서라는 게 결국은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며, 경쟁력 향상으로 도출된 성과는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회사가 수익을 내고 그것들이 직원들에게 돌아가게끔 만들면 되는 것는 것입니다. 디지털 전략이 회사와 직원들한테 분명히 수혜가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좀더 크게 볼 것을 제안했다.
“지금은 우리 회사의 방향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회사의 디지털 전략을 한곳에서 취합해서 추진할 수 있는 조직은 있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지금 시대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사람과 기술의 도입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대체해 주고 있으니까요. 사실 SNS는 기계를 보면서 얘기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사실 좀더 많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다 해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그 일을 기계가 해줘야 합니다. 인간적인 것들을 해줄 수 있는 작업을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디지털 전략입니다.”
김 본부장은 무조건 자동화해서 사람을 줄이는 게 디지털 전략의 목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로 대체하고 그 사람들을 더 나은 업무를 위해 쓰는 것이 바로 전략이라는 뜻이다. “물론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면 기존의 대면 서비스가 많이 줄어들긴 할 것이다. 대면서비스에 소요되었던 자원을 좀 더 나은 ‘밸류 애디드’(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에 자원들을 더 투입 함으로서 고객에게 좀더 혜택을 주고 직원들한테 혜택을 주는 것이 디지털 전략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김 본부장은 강조했다.
끝으로 김 본부장은 전통적인 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몇 년 내에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상치 못한 세상이 너무 빨리 오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기옥 본부장은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IT개발을 하다 2000년 국내에 다이렉트보험사가 설립됐을 당시 IT개발자로 합류했다. 이후 회사는 세계적인 보험 그룹 악사에 인수되었으며 김 본부장은 악사다이렉트에서 일하게 됐다. 김 본부장은 2010년 4월부터 악사다이렉트의 CIO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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