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유독한 업무 환경(toxic work environments)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닫힌 문 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드물었으며 중요한 것은 결과였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직원들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환경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비지어(Visier) 같은 회사들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우리는 비지어의 데이브 와이즈벡 최고 전략 책임자로부터 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업무 환경 분석에 대해 알아봤다.
Q : 비지어가 업무 환경을 분석 및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종류는 무엇인가?
A : 기업들은 일반적인 생각 이상으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제 면접에 사용하는 이력서는 종이가 아닌 온라인이다. 취업해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 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에 정보가 유지된다. 비지어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행동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런 정보들을 검색해 분석한다.
사용하는 정보는 찾으려는 대답의 질문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채용 품질’을 파악하려면 직원 근속 기간, 발전, 성과를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과 관리, 승진, 직원 유지율 데이터가 필요하고, 나중에 채용 담당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 생산성 평가 결과로 보강할 수 있다. 비지어는 협소한 범위의 데이터가 아닌, 직원에 대한 데이터가 위치한 모든 시스템에서 정보를 가져온다. 질문이 무엇이든 한 장소에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직원들의 이력 및 유지율과 관련된 상관관계 등 흥미로운 인사이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유독한 행동과 불만족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표(Signifier)는 무엇인가?
‘성 차별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 분야에 고령자 차별이 존재할까?’ 같은 질문을 탐구한 바 있다. 대부분의 경우, 데이터의 이례(예외, 변칙, 불규칙)를 찾는다. 성 차별을 예로 들면, 잘 알려진 ‘차이점’에서 시작한다. 여성의 소득이 남성의 소득보다 약 20% 낮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출발점으로 마치 탐정처럼 성 차별을 초래하는 요소와 이유를 파악하려 시도한다.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매개체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성과와 승진, 유지율, 기타 수 많은 요소들을 조사한다. ‘인사이트’가 깊은 답들 가운데 상당수는 많은 요소가 결합되어 하나의 스토리를 산출하게 된다.
가령 우리가 발표한 ‘성 평등 보고서(Gender Equity Report)’에 따르면, 여성들은 첫 관리직 승진 시기에 회사를 그만두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매니저 디바이드(Manager Divide, 관리직에 여성의 수가 적은)’ 현상이 발생했다. 노동 참여율, 연령과 근속 기간에 따른 보수 증가율, 개개인과 관리직의 보수 차이, 자발적인 퇴사, 첫 아이가 태어난 시기에 대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할 때, 이러한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나쁜 매니저는 어떤 매니저인가?
좋은 매니저는 ‘독재자’가 아닌 ‘코치’이다. 스포츠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다. 코치가 선수는 아니다. 소속 선수들로부터 최상을 끌어내는 책임을 진 사람이다. 스포츠와 다를 수도 있지만, 매니저는 직속 부하들이 새로 도전을 하고, 심지어 새 팀에 합류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부하 개인과 전체 회사의 발전을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데이터에서 이런 자질을 발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쁜 매니저를 알려주는 데이터 포인트는 없다. 그러나 승진율, 성과(고과), 몰입도, 사직 또는 사임 비율 같은 특정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좋은 매니저는 경쟁을 하기보다, 나머지 조직을 위해 인재를 개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트렌드를 조사하면 나쁜 매니저를 알려주는 ‘신호’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특정 매니저 부하 직원의 성과가 장기간 좋지 않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매니저가 직속 부하에 제대로 된 멘토링을 제공하지 않거나, 성과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초래되었을 수 있다.
직장 내 ‘왕따(괴롭힘)’ 문제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
이에 대해 조사한 적은 없다. 그렇지만 큰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커리어빌더(CareerBuilder)에 따르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대답한 비율이 29%다.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봤을 때,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측정하기란 아주 어렵다. 기업들은 ‘괴롭힘’ 관련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지 않는다.
반면 기술 산업의 고령자 차별 문제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에 깜짝 놀랐다. 실리콘밸리의 150대 기술 기업에서 인종이나 성 차별 관련 불평보다 고령자 차별 불평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편견이나 ‘괴롭힘’에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는 공통된 요소가 일부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래 지향적인 회사들은 가까운 장래에 직장 내 다양한 괴롭힘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추적하고 분석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정보를 바탕으로 인종과 성별, 나이와 관련된 보수 문제를 다루는 세일즈포스닷컴,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도 있다.
특별히 유독한 환경(산업이나 지역 등)이 존재하는가?
성과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환경 중에 유독한 환경이 많다. 성과에 초점을 맞춰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 또한 초래될 수 있다. 압박감이 지나치면, 특히 매니저를 중심으로 비윤리적인 행동까지 하게 될 수 있다.
2014년 전국 기업 윤리 서베이(2014 National Business Ethics Survey)에 따르면, 직장에서 잘못된 행동을 한 이들 중 60%가 매니저다. 또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비율은 하급 관리자보다 상급 관리자가 훨씬 더 높다. 잘못된 행동을 용인하는 문화는 직원들의 사기, 의욕에 악영향을 초래한다.
비지어는 산업이나 지역 별로 유독한 환경을 조사한 적이 없다. 그렇지만 유독한 환경을 초래하는 공통된 요소 한 가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최고 경영진의 리더십이 미흡한 문제이다. 기업의 고위 경영진이 수용하는 행동,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의지, 그리고 이런 의지를 보여주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힘을 가진 ‘핵심 그룹’이 직장 환경의 ‘건강’을 결정한다.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 있는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해,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정해진 방법’은 없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보수 같이 쉽게 측정, 또는 비교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춰 행복한 직장을 만들려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보수는 단기적으로 직원들의 업무, 직장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행복한 직장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직장 그 자체보다 업무이다. 보수나 보너스 같은 방법보다 훨씬 더 어려운 방법이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려면 직원 개개인의 동기 부여 요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창의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새로운 도전을 수용할 권한과 힘을 주고, 기업의 성공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면서 진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경영 측면에서 설명하면,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의 역할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행복한 직장을 만들 수 있다. 힘든 일이지만 다른 방법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또 직원들이 더 몰입해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기업들이 놀랄 만한 ‘패턴’이 있는가?
‘밑빠진 독(Leaky Bucket)’ 문제가 있다. 다양성을 갖춘 직장 환경을 구축하려 시도하면서 리크루팅(채용)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기존 직원 유지 문화에 있을 수 있다. 이 때 많은 이들이 성급하게 뻔한 ‘결론’을 내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더 다양하게 채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성 관련 문제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누가 회사를 그만두는지, 왜 그만두는지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마이너리티’ 집단이 회사, 또는 특정 팀이나 부서를 그만두거나, 떠나는 비율이 높다면,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밑빠진 독’ 문제가 계속된다.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