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주 회자되는 경구(警句) 하나가 있다. "데이터 기반 조직으로의 변화(Data-driven transformation )는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일궈냈다. 이 회사의 켈런 엘리옷-맥크레아 CTO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데이터와 매트릭스를 기업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엣시에서는 ‘뭔가가 움직인다면 그래프로 표현하라.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것도 그래프로 표현하라. 결국은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엣시는 약 5년 전 사이트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기반 기술을 철저하게 재설계했다.
독창적인 제품이 특징인 대형 사이트
엣시는 거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이면서도 독창적인 아이템을 다수 판매하고 있다는 독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성과 최신성이 잘 반영된 검색 결과는 모든 온라인 상점이 추구하는 도전 과제다. 그러나 엣시에서는 독창적 아이템들 덕분에 그 도전의 수위가 훨씬 더 높다.
엘리옷-맥크레아에 따르면, 엣시는 2,900만 종의 유일무이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검색이 전체 트래픽의 약 30%를 차지한다.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이 비율이 더 높아진다.
즉 판매자와 구매자를 제대로 연결시키기란 늘 어려우면서도 필수적인 과제였다.
엘리옷-맥크레아는 “검색 관련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애널리틱스(분석)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금은 거의 기업 내 모든 부문에 애널리틱스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정도로 큰 변화를 추진하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검색 관련성은 문제였지만, 비즈니스는 문제 없이 순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옷-맥크레아는 “문제없이 성과를 일궈내고 있던 비즈니스였다. 큰 공동체였으며, 수익이 창출되고 있었다. 또 사람들이 좋아했다. 즉 변화에 힘을 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화 동력을 얻는 데에는 문제가 또 있었다. IT가 새 기능을 도입하는 과정에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데이터 사일로(고립된 장소)가 존재하고 있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학습과 발견, 되풀이를 지원하는 여건이 아니었다. 조직 전반에 걸쳐 변화에 대한 욕구가 낮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엣시는 먼저 IT 조직에 학습과 발견, 반복 문화를 구현하려 시도했다. 학습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에는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엘리옷-맥크레아는 기존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솔루션 신뢰도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품질 보증과 단위 테스트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축한 결과물이 계획한 대로 기능을 하고, 앞으로도 문제 없이 기능을 할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진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위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로컬 환경에서 진행된다. 그런데 엣시는 분산형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우리는 개발자들이 프로세스의 성공이나 실패를 책임진다는 생각을 갖게끔 만들고 싶었다. 분산형 시스템에서 이런 자신감을 갖는 방법 중 하나는 매트릭스다. 이를테면 ‘사용자의 1%, 관리자, 미국에만 이 기능을 런칭 할 계획이다. 그래프가 움직였을까?’라는 식의 접근법이 매트릭스 기반의 방식을 견인한다. 분산형 시스템에 많은 반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출발점으로 삼을 5가지 매트릭스
엣시는 아키텍처를 재편한 후, 다음 5가지 매트릭스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1. 마켓플레이스 리스팅.
2. 판매량.
3. 로그인 한 사람들의 수.
4. 등록 한 사람들의 수.
5. 엣시 버그 포럼의 게시글 비율.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출발점에 불과했다. 현재 엘리옷-맥크레아의 팀은 매달 약 30만 개의 새 매트릭스를 추가시키고 있다.
이들 매트릭스는 계층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약 20개의 1계층 서비스에는 각각 4~20개의 매트릭스가 있다. 알고리즘이 이들 매트릭스 가운데 하나에서 변화를 감지하면, 즉시 이에 대응을 하기 시작한다. 2계층과 3계층 매트릭스는 이보다 시급성이 떨어지는 매트릭스들이다. 전화 통화라는 행동을 촉발시키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이메일 발송을 촉발시키는 계층이 있다.
엣시가 학습, 발견, 반복을 하면서 매트릭스 또한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옷-맥크레아는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목적 의식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5가지 매트릭스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인식하기 위한 토대였다. 다음으로는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학습을 장려하는 프로세스를 구현해야 한다. 실수와 학습한 내용, PSA를 공유해야 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가 없다면 올바른 매트릭스에 도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수에서 학습하는 문화
엣시의 학습 문화는 실수를 서로 공개해 잘못된 부분, 잘못되기까지의 과정, 잘못됐음을 알 수 있는 신호 등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엣시에서 500번의 실수를 저지를 경우, 한 여성이 소매가 3개 달린 스웨터를 짜고 난 후 당황해 하는 모습이 담긴 그래픽 이미지를 받는다. 또 특정 해에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소매가 3개인 스웨터’라는 상을 부여한다. 실수도 능력과 재능이 있어야 저지를 수 있다. 우연히 실수를 저지를 수는 없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엣시는 이 프로세스를 ‘비난 없는 사후 분석(Blameless Post Mortem)’으로 지칭한다. 이는 의료 과실을 방지하는데 목적을 둔 시스템 설계 이론의 일종인 저스트 컬쳐(Just Culture)에 뿌리를 둔 개념이다.
엘리옷-캑크레아는 그 자신도 ‘소매가 3개인 스웨터’ 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최상의 의도를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 능력 있는 행위자가 최대한 합리적으로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가정이다. 그가 홈페이지 코드를 개발해 구현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이제 무한대로 반복된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정밀 분석했다. 자신감을 갖게 된 근거가 뭘까? 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비난할 부분은 없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내 행위를 살펴봐야 한다. 내 생각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프로세스는 특정 실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끔 활용할 수 있는 매트릭스를 발굴하기 위해 실수의 근원을 찾는데 목적이 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이후 30일 동안 문제를 바로잡는다”라고 말했다.
엣시는 비난과 처벌을 없앰으로써 더 나은,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낼 수 있었다고 맥크레아는 강조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사람들은 모두 도움을 준 덕분에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 같은 편이다. 실수를 저질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결과,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는 평균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두려운 존재가 아닌 보안 부서
심지어는 엣시의 보안 부서까지 이런 철학을 정확히 체득해 실천하고 있다.
엘리옷-맥크레아는 “보안 담당자들과도 친근하게 접촉한다. 개인적으로 성공을 일궈내게끔 도움을 준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보안 부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뭔가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게 정상인가요?’라고 물을 수 있다. 대다수 기업에서는 보안 부서를 두려워한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꺼린다. 그러나 엣시의 직원들은 ‘보안 담당자들이 친절하고 개방적이다. 그런 점이 맘에 든다. 이들에게 뭔가를 털어놓을 수 있다. ‘긍정 오류’가 많이 발생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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