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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넘어 현실로 간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현황 진단

비트코인을 비롯해 수많은 암호 화폐를 지원하는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이 주류 사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이미 여러 업종의 다수 기업과 최소 3개국의 정부가 시범 운영 또는 경우에 따라 실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배치를 실시하고 있다. 초기 사용례는 이 기술을 활용하여 공급망 관리와 식품 안전성 개선, 신원 확인, 부동산 거래 수행, 의료 기록 및 보험 거래 처리가 목적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일련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과 관련해 상당한 규모의 비즈니스를 이미 펼치고 있으며 블록체인 엔지니어와 개발자의 몸값은 연일 올라가고 있다.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의 금융 서비스 상무이사 데이비드 트리트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시범 프로젝트가 있었고 이제 진정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고 있다”라며, “금융 서비스 외에 신원과 공급망이라는 압도적인 두 가지 테마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비즈니스에 적합한 곳
IDC는 최근 “블록체인 원장과 인터커넥션이 2021년까지 36개월 동안 꾸준히 발전할 것이며 글로벌 2000 기업 중 최소 25%가 블록체인을 대규모 디지털 신뢰를 위한 기초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대한 혼란이 여전히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액센츄어의 트리는 “고객과의 만남에서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이 아니라고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곤 한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의 참가자들 사이의 거래 이력을 기록하는 공유된 분산형 원장(leadger)이다. 일련의 거래가 블록(block)이라는 기록에서 확인된다. 블록은 암호화되고 이전에 확인된 블록에 연결되어 체인을 구성한다.

이 기술에 대해 특히 낙관적으로 홍보하는 이들이 있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르타 베넷은 “블록체인 솔루션을 지금 바로 도입해 배치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늘 그렇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블록체인의 위치를 비유하자면 80년 말의 인터넷과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베넷은 벤더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 관해 홍보할 때 때 IT 임원들이 중요한 사항을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베넷의 말은 블록체인에 비즈니스적 미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애널리스트 및 산업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공급망과 물류를 먼저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사용례로써 지적하고 있다.

블루베리를 찾아서… 공급망에서의 블록체인
일반적으로 공급망에는 일련의 거래를 처리함에 있어 비즈니스 정보의 일부를 공유해야 하는 여러 당사자들이 관련된다. 그리고 각 당사자는 해당 정보가 변경되거나 삭제되지 않았음을 확신해야 한다. IDC의 블록체인 전략 연구이사 빌 페언리는 “진실을 보여주는 버전이 있어야 한다”라며, 그것이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부패한 음식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WHO(World Health Organization)가 2015년 말에 설문조사를 공개할 때까지 사람들은 그 문제가 얼마나 만연했었지 몰랐다. WHO 에 따르면 매년 약 10명 중 1명이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여 질병을 앓고 있으며 5세 이하의 아동 12만5,000 명을 포함하여 42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대부분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사망하고 있지만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은 미국 내에서도 식품으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약 3,000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식품을 원산지부터 시장까지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면 식품으로 인한 질병의 근원을 지금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신선 딸기류 최대 유통업체인 드리스콜스(Driscoll’s)의 CIO 톰 큘렌은 진단했다.

드리스콜스는 부패한 식품 추적 문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IBM과 협력하여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한 13개 주요 식품 생산자 및 유통업체 중 하나이다.

드리스콜스는 이미 미국 내, 미주, 아시아 태평양, 중동의 일부, 아프리카, 유럽에서 수 천 명의 독립 재배자를 아우르는 공급망에 대한 상당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팔레트의 바코드와 클램쉘(Clamshell) 용기의 QR 코드를 통해 드리스콜스는 과일의 원산지를 개인 재배자와 특정 수확물로 추적할 수 있다.

현재 이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유통업체는 데이터 수집 범위를 확대해 공장에서의 이벤트 그리고 과일이 유통 센터를 떠나 고객 및 소비자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발생하는 이벤트 등도 포함하고 싶어한다. 목표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큘렌은 “업계의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식품 외에도 추적할 것들이 있다. 10월, 일본에서 3번째로 큰 제철기업 고베 스틸(Kobe Steel)은 제조한 알루미늄 및 구리의 품질에 대한 생산 기록을 위조했다고 인정했다. 200개의 다른 기업에서 기준 이하의 재료로 제품을 만드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IBM의 엔지니어 엘리자베스 스탈(Elizabeth Stahl)이 회사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블록체인은 원본 검사 인증서가 가짜가 아닌지 확인하고 동의를 통해 승인을 가능하게 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블록체인은 자동차, 항공기, 기차 제조사가 사용한 재료의 출처를 확인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을 유의적으로 배치할 수 있으려면 거쳐야 할 중요한 단계가 있다. 표준합의가 그것이다. IBM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개발 부사장 브리지드 맥더못은 “블록체인이 새로운 기술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일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가능한 경우 기존의 표준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식품 산업에서 기업들은 포장지의 바코드에 이미 GS1 표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한편 블록체인이 낯설 기술이라는 점에서 2015년에 블록체인을 전략적인 우선순위로 설정한 IBM과 그 블록체인 플랫폼은 초기 진입자로서의 이점이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HPE(Hewlett Packard Enterprise), AWS(Amazon Web Services), SAP 등의 다른 벤더도 스스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IDC의 페언리가 진단했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라고 그가 말했다.

2가지 중요한 문제: 소비 전력과 보안
모든 상업 거래의 기본은 신뢰이며, 이 신뢰는 제 3자를 활용하여 수립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개인이 일반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신뢰 받는 중개자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거래는 합의(consensus)라는 프로세스를 이용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거래와 다르다. “합의(consensus)는 블록체인이 주문과 거래의 유효성에 대한 동의(agreement)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세스다. 이를 통해 거래하는 당사자들이 신뢰 받는 중개자 없이 동의할 수 있게 된다”라고 인텔의 플랫폼 보안 사업부 부사장 겸 책임자 릭 에쉐바리아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설명했다.

실제로 추가만 가능하도록 설계된 블록체인 분산형 원장 아키텍처 덕분에 해커는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그리고 노드(Node)에서 데이터가 삭제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백업에 존재하기 때문에 해커의 접근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데이터가 작성자의 방화벽 밖에 존재하기 때문에 일부 민감한 용도에는 보안이 부족할 수 있다. 인텔의 의료 프라이버시 및 보안이사 데이비드 호울딩은 “사설 및 허가된 블록체인의 경우라도 블록체인에 입력된 민감한 데이터가 참여 조직의 방화벽과 경계를 실제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밝혔다.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렛저(Hyperledger) 프로젝트 전무이사 브라이언 벨렌도르프은 하이퍼렛저 업계와 참여자들이 “자주적인 신원“부터 “제로 지식(Zero Knowledge) 증거”까지 더욱 발전된 보안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규제당국 및 네트워크 보안 담당자들은 이 새로운 기술이 민감한 데이터와 관련하여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보안 우려와 함께 인텔 및 기타 기업들은 소비전력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에쉐베리아에 따르면 인텔이 블록체인을 연구하려는 시도가 시작된 계기가 네트워크에 대한 영향에 관한 우려였다. 이런 우려는 최초의 주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인 비트코인과 직결되어 있다.

피터 페얼리가 지난 9월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이미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팅 서버 랙이 소규모 도시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기도 하다. 블록체인의 다른 장점과 별개로 전력과 연산 자원의 고갈이라는 단점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인력 시장?
업계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관심이 증가하는 조짐은 보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IT 전문가에 대한 시장의 강도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IDC의 페언리는 “기업과 벤더들이 채용문을 열고 있고 각종 컨퍼런스에 참석률이 높다. 컨소시엄과 협업이 가속도를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고용주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다고 데이비드 푸트가 말했다. 그의 컨설팅 기업은 약 5,500개의 고용주들이 제공하는 임금 프리미엄을 추적한다. 푸트는 “현재 블록체인 임금에서 프리미엄이 발견된다. 기본급의 12%부터 17%까지 범위다”라고 말했다. 푸트는 프리미엄이 향후 6개월 동안 프리미엄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기술 목록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는 못하며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많은 블록체인 노력이 여전히 개념 증명 및 시범 운영 단계인 상황에서 이 기술이 그 가능성과 장밋빛 전망에 부응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