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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r Olavsrud
Senior Writer

분석으로 본 야구와 비즈니스 ‘닮은 점 vs. 다른 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넷스위트 NYSE 디스럽션 서밋(NetSuite NYSE Disruption Summit)에서 빌 제임스와 빌리 빈이 데

야구를 통계학적·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인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의 창시자 빌 제임스는 세이버메트릭스에 관해 한가지 오해가 퍼져있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이들이 세이버메트릭스의 핵심을 데이터라 생각하지만, 이것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야구에 관한 경험적 분석 방법론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데이터가 수행하는 역할은, 잘못 퍼진 오해들을 정리해내 진짜 사실들만을 남겨두는 것이다.

제임스는 “야구 경기와 선수들에 관한 시각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에 관한 말도 안되는 생각들이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지금 타석에 올라온 타자가 왼손잡이 투수에 대한 타율을 설명하는 경기 캐스터의 말은 새겨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는 “캐스터들이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경기 내내 떠드는 말들은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 총괄 매니저(GM) 겸 유소년팀 구단주인 빌리 빈도 이런 제임스의 의견에 동의했다.

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경기와 기록에 관해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것들을 들어보면 신기하게도 모든 이들의 의견이 서로 다르다. 물론 스포츠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그렇다 보면 의견에 감정이 섞이는 게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론 우리 팀의 경기를 절대 관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를 관람하는 대신 빈은 경기 종료 후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집중한다. 빈은 이런 방식이 매니저로서 좀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했다.

불리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킨 세이버메트릭스 방법론은 빈의 선임 GM이었던 샌디 알더슨이 토대를 마련한 이후 빈과 그의 팀원들이 완성시킨 결과물이다. 예산 부족으로 선수 영입에 난항을 겪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역량에 비해 연봉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선수들을 발굴해 영입했고, 그렇게 꾸려진 새로운 팀으로 리그 최고의 부자 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이런 빈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성공 신화는 2003년 야구 산업의 경제학을 주제로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머니볼(Moneyball)>을 통해 대중적 주목을 받게 됐고, 이후 2011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빌리 빈의 역할은 배우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스포츠 경영자로 활동하기 전 빈은 외야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인물이다. 1984~1989년 그는 뉴욕 메츠, 미네소타 트윈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4팀에서 활동했다. 자신에 관해 빈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나도 한때는 선수였다. 그리고 당시 나에 관해 기록됐던 통계를 보면, 희한하게도 내 시력 정보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당시에는 으레 선수의 시력을 기록했다. 그것이 경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 밖에도 선수로서 내가 가진 크고 작은 역량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어느새 모두가 내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통해 모두가 새로운 시각에 눈을 떴고 이제 게임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수학적 등식이 됐다. 그리고 이네 구단들의 직원 명단에 넷스위트나 구글 출신의 데이터 과학자들의 이름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몰랐기 때문에’ 기회는 많다
지난 18일 뉴욕증권 거래소에서 열린 넷스위트 NYSE 디스럽션 서밋(NYSE Disruption Summit)에 연사로 참석한 제임스와 빈은 야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수집된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존의 선입견을 벗어나 이제껏 알지 못했던 영역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보스톤 레드 삭스의 경기 운영 사업부 상임 고문으로 재직 중인 제임스는 과거 야구 통계를 연구하며 야간에는 통조림 공장에서 야간 경비로 일하던 자신의 일화로 이야기를 시작한 후 “무지란 말 그대로 어떤 계기가 없다면 우리가 결코 알아차릴 수 없는 영역이다. 바꿔 말하자면 새로운 기회와 자원을 발견하기엔 가장 좋은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당장 그것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낼 가능성, 다시 말해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연설했다.

그는 “무지와 기회의 관계는 금광 속의 금 덩어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곳을 파 당신은 금을 찾을 수도, 돌덩어리만 캘 수도 있다. 무지 속의 기회를 올바르게 발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당신이 캐낸 무언가가 금 덩어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데이터를 주제로 다시 설명하자면, 핵심은 당신이 새로이 발견한 영역에서 정량화 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엇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제임스는 “어떤 측면에서 야구라는 스포츠는 너무나 많은 새로운 데이터가 쌓여 오랜 시간을 들여서야 그것들을 캐낼 수 있는 분야다. 이 모든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생겨날 수 있는 첫 번째 상황은 바로 무수한 허구적 믿음들이 퍼져가는 것이다. 각자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정보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실과 가치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도출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간의 궁합 측정?
주목해봐야 할 또 하나의 주제는 바로 선수들 간의 궁합이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말하지만, 이를 온전히 정량화 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빈은 “협업이라는 비즈니스 용어를 스포츠로 가져오면 바로 ‘궁합’일 것이다. 선수 이적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은 언제나 선수들 사이의 궁합이 좋은 팀으로 손꼽혀왔다. 과거 성적이 부진할 때에는 선수간 궁합도 좋지 않았다. 궁합이란 일종의 성공의 부산물과 같은 존재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나쁜 구단들은 선수간 궁합도 나쁜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선수들 간의 궁합은 분명 실제 하는, 그리고 가치 있는 대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이를 정량화하지 못해왔다. 또 때론 선수들 사이에서 관계의 중심이던 이가 어느 순간 분위기를 흐리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특권의식 등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빈은 “특권의식을 가지는 순간 그 선수는 팀이 감당하기 어려운 골치덩이가 되어버린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례로 투구 프레이밍(pitch framing, 포수가 손기술을 이용해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유도해내는 편법을 의미한다)과 관련한 세이버메트릭스 커뮤니키 내부의 논쟁도 흥미를 가져볼 만하다. 일부에서는 투구 프레이밍을 포수의 수비 역량을 보라보지만, 다른 이들은 이를 일부 포수들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난해한 지표며, 그 역량을 정량화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빈은 “정량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우린 정량화할 것이다. 어떤 포수가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말한다면, 그 수준을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을까? 투수 프레이밍으로? 순수 객체 정보로 축소할 수 있는 모든 질문은 모두 우리의 연구 대상이 된다. 하지만 당신의 데이터에 인간의 관여가 있는 한, 거기엔 오류의 여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제임스와 빈의 발표를 정리하자면, 세이버메트릭스의 새로운 전선은 실제 산출값과 잠재력 사이의 격차를 비교하는 문제다.

제임스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아직 완벽하게 연구되지 않았다. 리그의 대부분 구단들이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그의 작년 기록이다. 하지만 선수가 앞으로 어떤 역량을 보일지를 예측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빈은 “이는 주식 투자와 비슷하다. 어제의 주가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우리는 미래의 가치를 분석하고, 그에 기반해 투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Thor Olavsrud

Thor Olavsrud is an award-winning senior writer for CIO.com, with 20+ years of experience covering IT and the tech industry. He focuses on AI, analytics, and automation. The American Society of Business Publication Editors (ASBPE) recognized him with a national silver award for his article, “How big data analytics helped hospitals stop a killer.” He also contributed to CIO.com’s 2018 and 2021 Azbee Awards of Excellence for Website of the Year and a 2024 Azbee national silver award for online industry news cove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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