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샌 버나디노 총격사건의 총격범 사이드 리즈완 파룩의 아이폰 패스코드 보안을 뚫는 데 성공했다. 애플이 아닌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 법무부는 28일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정부는 현재 성공적으로 파룩의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했고 더는 애플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문서에는 아이폰의 보안을 뚫은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법무부 측 변호사 아이린 M 데커는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고만 설명했다.
그동안 법무부는 애플에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패치를 하도록 압박했다. 애플의 보안 기능은 패스코드를 찾기 위해 무작위로 암호를 입력할 수 없도록 개발됐기 때문이다. 연속해서 잘못된 패스코드를 입력하면 아이폰 속 데이터가 완전히 지워질 수도 있다.
애플은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FBI의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결국은 모든 아이폰 사용자의 보안을 약화하는 백도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법무부는 지난주 돌연 소송을 잠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애초 28일에는 법무부와 애플 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됐다. 그러나 현재 법무부는 애플에 별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한 법원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더는 애플의 도움이 필요 없다는 의미다.
데커는 “이번 소송을 중단하기로 한 것에 다른 이유는 없다”며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휴대전화 속 데이터에 대한 (애플과의) 타협 없이도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는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