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도입과 구축이 하드웨어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필자는 그 동안 CRM이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어떻게 다른지 끊임없이 글을 써왔다. 기술만 다른 것이 아니다. 경영 측면에서도 동인과 비용-편익 계산 방법이 다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HVAC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CRM을 동일시하고 있다. 부분적인 이유는 많은 기업들이 IT 보다는 난방이나 에너지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 IT를 상대적으로 경시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기보다는 (공장, 유통 시스템, 네트워크 등) 다른 사업 운영 부문에서 통달한 방법과 도구를 사용하기 좋아해서일 수도 있다. 다른 사업 운영 부문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CRM 프로젝트와 관련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잘못된 가정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
CRM 시스템의 비용과 편익은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산업에 따라 큰 차이가 있고, 계획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하는 정보를 참고하면 판단을 그르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CRM 업체는 당신 기업에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 가능한 사례만 제시한다. 업계 분석가들은 많은 데이터와 예제를 제시한다. 그러나 데이터 점이 비대칭으로 분포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불행히도 중요한 사안의 경우 벤치마크 데이터를 찾기조차 힘들다.
최상의 CRM 비즈니스 사례를 견인할 해답을 찾고 싶다면 사용 기업이 직접 새롭게 연구하고 작업해야 한다.
CRM 비용, ‘언제나 예산 초과’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일부 비용은 쉽게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견적을 요청하면, 며칠 이내에 초기 비용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물론 이 초기 비용보다 더 중요한 비용이 있다. 초기 조달 비용을 뒤집는 4가지 요소가 있다.
• CRM 시스템 그 자체보다는 데이터를 유지시키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만약 리드당 100달러를 지불하고 데이터베이스에 7만 5,000명의 리드가 있다면, 최소 7,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물론 이 시점에서 이는 매몰 비용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산의 가치를 유지 또는 상승시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CRM 프로젝트의 비용을 크게 넘어선다.
• 다른 시스템과 연동을 해야 하는 CRM 활용 사례의 경우 (특히 전자상거래와 서비스 및 지원 활용사례의 경우), 데이터 정제, 통합, 조정 비용이 기록당 몇 달러 이상으로 상당하다. 또 깊이 들어갈수록 새로운 데이터 문제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는 CRM 프로젝트에 있어 금전적인 불확실성에 추가해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다. 이를 초래하는 부분적인 원인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인력과 구식 정책이다.
• 복잡한 프로젝트의 경우, 후속 단계와 과정이 프로젝트의 초기 예상 규모를 반드시 초과하게 돼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고전적인 하향식 고정 가격 CRM 프로젝트에서, 또는 효과적인 CRM 구축을 위해 많은 통합이 필요할 때 이런 문제가 더욱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
• 사용자 기반의 크기와 상관 없이, 사용자 시간을 낭비했을 때 가장 큰 비용이 든다. 특히 CRM 프로젝트에서는 아주 흔한, 정치적으로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는 심지어는 ‘정확한’ 시스템에서조차 많은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물론 이 모두를 매몰 비용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비효율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영업 및 지원을 담당한 현장 인력이 많을 경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모두를 감안하면 당장의 가시적인 비용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비용을 조사해야 한다. 단순한 TCO 스프레드시트만으로 비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CRM 이익 실현을 방해할 수 있는 제약
여기에도 좋은 소식이 있기는 하다. 업체들은 업계 분석가들로 하여금 CRM 도입이 창출하는 생산성, 매출, 수익 효과를 정량화하도록 대가를 지불한다. 나쁠 것 없다. 데이터를 이용하라. 분석가들은 매출이 30% 이상 향상됨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이베이스의 설립자인 밥 엡스타인의 충고를 잊지 말기 바란다. “벤더들은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수치를 보증한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어떤 기업에서 자동화, 완수, 조율이 기본적인 문제일 때, CRM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복되는 사업이 수익성의 주요 동인인 다채널 세일즈 포스의 경우에도 CRM은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 영업 조직의 비용 구조 덕분에 CRM에 대한 투작 투자는 매출 증대가 마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익 증가는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예상 매출 증가치를 4가지 제약에 대입할 필요가 있다.
• 현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30% 이상 더 있는가? 마케팅과 영업, 지원이 30%의 매출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문제인가? 미흡한 CRM으로 초래되는 병목현상이 어느 정도인가?
• 완벽한 CRM을 보유하고 있다면, 영업 팀의 계약 성사율이 증가하는가? 계약 성사를 앞 당길 수 있는가? 영업 기능과 지원 프로세스에 많은 문제가 있는가?
• 당신의 기업은 변화 관리에 능숙한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행동을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는가? 학습을 하고 있는 조직인가?
• 채널 파트너와 최종 고객들이 최첨단 CRM을 수용할 의지가 있는가? 아니면 급격한 자동화로 인해 기존 고객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가?
이런 부분들을 신중히 조사해야 한다. 매출 증가가 이익 감소로 이어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최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회 비용 최소화, 예상하지 못한 문제 회피, 경영진의 의사결정 품질에 집중해야 한다. 모호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안들이다. 이런 사안들을 무시하면 포드의 에드셀, 코카콜라의 뉴코크(New Coke), 마이크로소프트의 밥(BOB) 같은 낭패를 겪게 된다.
불분명한 CRM 투자 수익
이것이 문제다. CRM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프로젝트를 완수하기까지 정량화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IT에서 슈뢰딩거(Schrodinger)의 고양이와 같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활용 사례에 적용되는 문제기는 하다. 그러나 CRM 시스템의 경우 큰 결정일 수록 더 많은 비용과 실수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순수하게 의사결정 이론의 관점에서만 보면, 가장 작은 결정, 그리고 반복되는 결정을 내릴 때 최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는 CRM에 있어 애자일(agile) 방식이 효과가 있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준다.
David Taber는 ‘세일즈포스닷컴 성공의 비밀(Salesforce.com Secrets of Success)’의 저자며 세일즈포스닷컴의 공식 컨설팅 업체인 세일즈로직스 CEO다.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