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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Raphael
Contributing Editor

블로그 | 구글 제미나이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의 진짜 문제

솔직히 말하면, 지난 며칠 동안 '아하!'하는 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다렸다.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할 차세대 인공지능 챗봇을 안드로이드에 도입한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필자는 회의적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스탠드얼론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앱을 설치하고 어시스턴트 기능을 대신하도록 설정한 이후, 회의감은 불평으로 바뀌었다. 사용자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가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다. 많은 사용자가 수년 동안 어시스턴트의 부족한 점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이 반짝 유행어를 집중하면서 어시스턴트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턴트는 존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목적이 있는 서비스였고, 구글은 수년간 이를 플랫폼으로 구축해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필자는 바드라는 최신 AI 챗봇을 사용하면서 구글이 무엇을 왜 만들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개인용 픽셀 8 프로에서 가상 비서 역할을 하는 제미나이를 며칠 동안 사용해 본 결과, 구글이 어떻게 제미나이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더더욱 궁금해졌다.

필자가 그토록 기다렸던 “아하!”라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하는 제미나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당황스러워 보이는지 생각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아주 간단하다.

안드로이드, 제미나이, 구글 어시스턴트의 명암

먼저 적절한 관점을 잡자. 2016년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처음 출시됐을 때, 사실 이 서비스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일련의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발전시킨 것이었다.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기 때문에, 필자는 처음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방 안에 있는 코끼리”라고 표현했다. 그 이유는 어시스턴트가 이전에 음성 검색, 구글 나우, 나우 온 탭(Now On Tap)이라고 불렀던 것을 확장하고 이름을 바꾼 버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서비스는 손을 사용하거나 메뉴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쉽게 실행하고 빠른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기본 목표는 동일했다. 어시스턴트의 세례식 당시 구글이 표현한 것처럼 “당신의 세상을 위한 구글”이었다.

불완전함과 성장통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턴트는 적어도 AI 챗봇 열풍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사용자에게 그 목적을 비교적 잘 수행해 왔다. 이동 중에 휴대폰 설정을 바꾸고 싶다면? 특정 팟캐스트나 음악을 재생하고 싶다면? 스마트 조명이나 온도 조절기를 조정하고 싶다면? 미리 알림을 설정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캘린더 약속을 만들고, 일정을 체크인하고 싶다면? 부드러운 목소리의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에게 말만 하면 모든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어시스턴트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휴대폰으로 간단한 작업을 수행하고, 연결된 앱과 기기를 제어하고, 때로는 짧고 간단한 답변과 정보를 불러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미나이는 핵심이 생성형 AI 챗봇이다. 챗GPT와 마찬가지로 핵심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생성 기능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매시업하고 대량의 기존 정보를 요약하는 능력은 어시스턴트와 차별화되는 점이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일부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좋다. 생성 기능이 제미나이의 목적이며, 분명 잘 맞는 곳이 있다. 하지만 그 목적과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의 목적을 겹쳐 보면,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다. 그리고 지금 구글 어시스턴트 대신 제미나이와 함께 며칠을 생활해 보니 더욱 분명해졌다.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로서 제미나이의 진짜 문제는 구글이 어시스턴트가 실제로 왜 중요한지, 그리고 사용자가 그런 서비스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구글 어시스턴트 대신 제미나이를 사용하는 것은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어색하게 끼워 넣는 것과 같다. 어시스턴트라기보다는 인공지능 챗봇을 어색하게 변형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며, 현재로서는 설익은 무언가이며, 이런 맥락에 적합하지도 않고 전혀 의도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제미나이를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단절감은 더욱 분명해진다.

제미나이의 어색한 어시스턴트 기능

우선 중요한 것부터 살펴보자. 제미나이가 제공하는 상대적인 강점은 온디맨드 어시스턴트에서 꼭 필요하거나 해당 환경에서 의미가 있는 기능이 아니다.

품질, 정확성, 독창성 등 일반적인 별표가 붙어 있는 모든 생성 기능은 올바른 용도라면 훌륭하다. 하지만 휴대폰의 온디맨드 어시스턴트라는 맥락에서 이런 기능이 정말 필요할까? 그런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앱을 열거나 이메일 클라이언트, 워드 프로세서, 심지어 안드로이드 키보드(모두 비슷한 종류의 시스템이 이미 추가되어 있는 곳)와 같은 기존 앱 내에서 기능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특히 대부분 구글 서비스를 포함해 상상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앱과 서비스에도 동일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능은 맥락에 맞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그리고 이 그림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자 이 맥락에서 사용자가 기대하는 어시스턴트는 아무것도 없다.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제미나이로 다운그레이드하기

결론을 말하자면,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제미나이로 전환하면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의 핵심 기능이 크게 퇴보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범용 스마트폰 어시스턴트는 질문에 즉각 대답하고, 기본적인 기기 내 작업을 수행하고, 연결된 기기와 상호 작용하는 데 가장 적합하며, 이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전통적으로 잘 해왔던 일이다.

제미나이는 일반적으로 이런 모든 작업을 느리고 덜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때에 따라 전혀 수행하지 못하기도 한다. 미리 알림을 설정하거나 캘린더와 인터랙션을 하고 주차 위치를 기억하고 음악을 재생하는 등의 일을 제미나이는 아직 할 수 없다. 시스템에 특정 이메일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작업을 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사용자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 나을 정도로 처리 속도가 느리고 투박하다.


심지어 말을 하고 있을 때에도 입력을 제출하려면 어색한 추가 탭이 필요하다. 그리고 음성 응답을 거의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 중에 손을 사용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도우미와 인터랙션하는 목적 자체가 무색해진다.

그 외에도 구글의 새로운 서클 투 서치 시스템(그리고 이를 구동하는 일반 구글 렌즈 기술)이 시각적 검색에 훨씬 더 뛰어나다. 제미나이는 거의 모든 기존 어시스턴트 측면에서 상당히 다운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온디맨드 어시스턴트로서 제미나이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에 대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LLM 챗봇은 ‘AI 환각’이라는 재미있는 습관이 있는데, 완곡한 표현은 생략하고 대놓고 정보를 만들어 사실인 것처럼 자신 있게 제시하는 것이다.

다음은 한 사용자가 슈퍼볼 경기 전날인 토요일에 제미나이에게 슈퍼볼에 대해 질문한 화면이다. 오른쪽은 킥오프 몇 시간 전인 일요일 아침에 필자가 같은 질문을 한 화면이다.
 

다른 모든 문제를 제쳐두고서라도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안정적으로 제공한다고 믿을 수 없고, 그 정보가 신뢰할 수 있고 사실인지 항상 의심해야 한다면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수께끼 같은 구글 중심축

결론은 이렇다. 온디맨드 모바일 디바이스 어시스턴트의 경우, 안드로이드 어디에서나 평범한 텍스트나 소름 끼치는 이미지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기능은 필요하지 않다. 휴대폰 및 기타 연결된 디바이스와 상호 작용하고, 핵심 생산성 서비스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간단한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기본 정보를 음성으로 짧게 알려주는 빠르고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구글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구축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신뢰하고 인정하는 음성으로 그 일을 해냈다.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엉뚱하고 불필요한 추가 기능을 도입하고 어시스턴트의 기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의미로 완벽하게 구글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제 어시스턴트를 다듬고, 문제점을 수정하고, 필요할 때 생성 기능을 위해 소환할 수 있는 선택적 추가 기능으로 제미나이를 추가하면 어떨까? 정말 말이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훨씬 더 형편없는 어시스턴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능으로 제미나이를 배치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조치이며, 어떤 목적을 위해 잘못된 툴을 억지로 작동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좋게 말해도,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제미나이는 앞으로 더 나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러길 바란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순간 구글이 사용자들에게 자랑스럽게 선보이고 있는 어시스턴트의 미래는 바로 이런 것이다. 그리고 일부 메커니즘이 개선되더라도 우리가 방금 살펴본 광범위한 철학적 문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어떤 형태의 ‘AI’를 집어넣으려는 현재의 AI 광풍이 실제로 이런 창조물을 사용하는 인간인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하고 유익한 것일까? 그리고 최신 유행어를 쫓아 ‘AI’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그것이 무엇을 성취하거나 우리 삶에 어떻게 들어맞는지와 상관없이 얼마나 더 중요할까?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궁극적으로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제미나이에 대해 알아가면서 이 질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경쟁의 압박과 대중의 인식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 등을 생각하면 구글이 비즈니스 관점에서 이런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가 고통스럽게도 분명해진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안드로이드 어시스턴트로서의 제미나이는 일상 생활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는 대부분 사용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거나 업그레이드가 되는지 알기 어렵다. 우리 대부분은 안드로이드 경험의 모든 영역에서 하루 종일 ‘창의적인’ 챗봇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수시로 손짓만 하면 이미지와 텍스트가 생성되는 온디맨드 챗봇도 필요하지 않다. 또한 짧은 음성 질문에 대해 정확성이 의심스러운 장황한 답변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간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작업 처리기와 정확하고 간결한 정보 전달자이다. 어시스턴트는 이를 위한 기본 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제미나이를 사용하면서, 적어도 현재 버전에서는 구글이 IT 업계의 과대광고에 휩쓸려 어시스턴트의 진정한 목적과 사용자가 실제로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ditor@itworld.co.kr

JR Raphael

JR Raphael is obsessed with productivity and finding clever ways to make the most of modern technology. He's written about almost everything imaginable at some point — including even construction, crime, and climate in his past life as a TV news producer — but these days, he's known primarily for his unmatched analysis of Google's Android and ChromeOS platforms (both of which he's covered closely since their starts) along with his knack for digging up off-the-beaten-path tech tips and treasures.

JR writes Computerworld's Android Intelligence column — the internet's longest-standing Android column and one he's conducted since its inception way back in 2010 — along with a variety of practical pieces about business productivity. That aside, he's the founder and editorial director of The Intelligence, where he waxes poetic with his calorie-packed Android Intelligence newsletter (a saucy sibling to the same-named CW column) as well as his cross-platform Cool Tools recommendation station. He is also a contributing editor at Fast Company and has written or been cited in everywhere from The Verge and Mental Floss to The New York Times, ABC World News, and USA Today.

(Random trivia: JR was actually quoted in Walter Isaacson’s best-selling biography of Steve Jobs — for, erm, somewhat salacious and very appropriately Android-related reasons.)

Despite his refusal to comb his hair, JR's work has been honored with a gaggle of awards over the years — including two Emmys, three Murrows, and a smattering of top distinctions from the Associated Press. He has also received a handful of coveted Azbee Awards for standout business reporting, most recently in recognition of his in-depth exposé of Google's business-aimed Android phone recommendations.

In his spare time, JR enjoys breathing, chewing, and staring aimlessly into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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