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도입으로 인해 수행해야 할 일상적 업무가 줄어든 직원의 초기 행복도가 고립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추후 실직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가 지난 24일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직원들은 일상적인 업무가 AI로 자동화된 직후에 슬픔과 고립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I와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직원들은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게 됐고 결과적으로 알코올에 의존하거나 불면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사회적 불쾌감과 불안을 나타내는 명백한 징후이며, 연구 결과 삶의 질, 기분, 인지 기능, 행동 및 건강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연구는 CIO가 기술 사용자에 초점을 맞춰 이들 스스로가 가치 있고 중요하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력의 재교육을 비롯해 인력 업무 방식을 재구상해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HBR은 “많은 조직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사람을 놓치고 있으며, 업무는 점점 더 자동화 및 세분화되고 있다. 인간 중심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우려스러운 추세일 수 있다. 기술에 집중하다 보면 직무 만족도, 동기 부여, 정신적 건강 등에 악영향을 미쳐 원치 않는 인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도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먼저 사람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AI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연구 보고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업이 근로자의 복지에 초점을 맞춰 왔기 때문에 AI에 대한 이런 반응이 놀랍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현대 조직은 직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으며 포용성과 사회적 연결성을 모두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강한 유대감을 느낄 때 조직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는 주목할 만한 추세다. 실제로 몇몇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사회적 유대감과 정서적 성취감을 느끼는 직원은 참여도와 생산성, 헌신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밝혀졌다. 이들은 협업하고 혁신하며 자신의 역할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고립되고 단절됐다고 느끼는 직원은 번아웃, 결근, 이직에 빠지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AI와 함께 일할 때의 사회적 고립 가능성
이번 연구는 동료와의 줄어든 상호 작용을 포함해 직원 사기 문제를 야기하는 AI 관련 요인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AI를 통해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AI와 함께 일하는 직원이 많아졌지만, 업무가 하루 종일 이어지면서 사회적 박탈감도 나타났다. 업무 시간 동안 사람과 연결되지 않는 상황은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이들의 강한 욕구를 일깨웠다. AI와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동료들과의 사회적 연결은 줄어들었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 연결되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여전히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직원의 행복도를 모니터링하고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할 뿐만 아니라 AI를 사용해 직원들이 보다 전략적인 업무, 다시 말해 AI가 할 수 없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기업 가치보다 직원 역량을 강화해야
연구 보고서는 또한 “조직은 단순히 기존 프로세스 위에 AI를 겹겹이 쌓는 대신 사람과 기계의 고유한 강점을 중심으로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해야 한다. 직원들이 자율성, 통제력, 숙련도를 높이고 업무가 목적 의식을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AI와 협업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AI를 단순히 자동화 및 최적화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의 인간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인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AI 시스템 구축의 목표는 직원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창출하는 효율성은 직원의 사회적, 정서적 요구 사항을 지원할 기회다. 예를 들어 AI가 더 많은 업무를 대신하기 때문에 리더는 직원들이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전용 공간과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는 팀 빌딩 활동, 사교 행사 또는 커피 한 잔을 위한 시간도 포함된다. 이런 사회적 상호 작용이 ‘진짜 업무’에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장려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에서는 AI 도입과 관련해 주요 사기 저하 요인으로 꼽히는 ‘일자리 감축 및 해고 우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일즈포스(Salesforce), 드롭박스(Dropbox), 징가(Zynga) 등에서 인사 담당 임원을 역임한 컨설턴트 비제이 펜다쿠르는 이 연구 결과가 대체로 옳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은 이 기술을 더 찾게 될 터다. 이것이 바로 ‘테이블 스테이크’다. 풀어야 할 숙제는 AI를 사용해 사람 간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력이 단절되고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CIO는 AI 도입으로 확보한 사람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실제로 고민해야 한다. 비즈니스가 직면한 주요 기술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나 잠재적 시장 진출 이니셔티브를 구상하기 위해 팀을 모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활동은 비즈니스에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직원 간의 유대감을 형성해 직장 내 참여와 회복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