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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h Stackpole
Contributing writer

‘대규모 퇴직·이직’의 시대··· CIO들의 해법 모색 이야기

기획
2021.08.257분

페가시스템즈(Pegasystems)에서는 지난 1년 반 동안 직원들이 두 부류로 나뉘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정상적인 사무실 생활로 복귀하는

회사는 한 쪽을 선택하지 않고 둘 모두를 수용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원하는 장소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 방식을 유지하는 한편, 기존의 사무실을 협업을 촉진하도록 고안된 개방형 공간으로 현대화하고 있다. 직원 피드백에 기초하여 고안된 이 듀얼트랙 접근방식은 지속적인 IT 인재 유출과 미증유의 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취하게 된 조치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페가시스템즈의 COO 겸 CFO 켄 스틸웰은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개념이 부상했다. 굳이 매주 5일씩 출근하거나 비용이 높은 지역에 살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우리는 두 시나리오 모두를 수용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사무실도 유지하고 사람들은 (원하는 경우) 오마하, 네브라스카 등에 거주한다.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절대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페가시스템즈 외에도 전통적인 IT 조직 구조와 문화를 재해석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준비하면서 기업들은 직원들이 삶과 활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또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커리어 경로를 바꾸는 ‘대량 퇴직(Great Resignation)’ 동향에 대응하고 있다.

4월, 미 노동부는 약 400만 명이 퇴직했으며, 대부분 소매,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 창고업 부문의 종사자라고 밝혔다.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 중 41%는 올 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옮길 계획이며 링크드인(LinkedIn)의 재택근무 게시물의 수가 팬데믹 중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800명의 현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RHI(Robert Half International)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한 트렌드가 발견됐다. 약 1/3(32%)이 향후 수 개월 안에 새로운 역할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대부분은 임금 상승 또는 더 큰 경력 발전의 기회가 그 이유였다.

심지어 한 때 선호되던 빅테크(Big Tech) 직장들도 위기에 처해 있다. CIO들은 근무 환경을 다시 생각하는 것부터 보상과 새로운 파이프라인 구성에 대한 창의성까지 새로운 전략을 탐구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로버트 하프의 지사장으로 기술 및 창의적인 인재 채용을 감독하고 있는 메간 슬라빈스키는 “직원들은 인재 경쟁이 치열하며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기업들은 기대치를 조정하고 보상뿐 아니라 재택근무 기회에 대한 경쟁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내부적인 프로세스를 검토하여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연한 근무 모델에 대항하지 말라
사람들이 장소에 상관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 덕분에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페가시스템즈의 스틸웰이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동료 및 경영진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사무실에 있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직원들이 있다. 젊은 IT 신입 직원들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스틸웰은 “신입 직원들이 그 누구와도 상호작용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 근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배우는 것이 많기 마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페가시스템즈는 기술 도구를 활용하여 모든 IT 구성원에게 동일한 발전 및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모션 감지 비디오 카메라와 가상 화이트보드 솔루션에 투자하면 원격지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회의 참가자들을 위해 더욱 포용적이고 양방향적인 경험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당 기업은 또한 재택근무 직원들이 사무실을 꾸미고 광대역에 투자하도록 수당을 제공하고 있으며 가끔씩 사무실을 방문하여 관계 구축 및 지식 전달에 힘쓰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스틸웰이 말했다.

스틸웰은 “우리는 오마하 또는 보스턴, 집, 회의실 등에 있는 사람이 서로 교류하고 화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서와 비교하여 IT 부서는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과 유연한 근무 환경을 도입하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다. 일과 시간에 근무하는 상시 개발팀과 외부의 계약직 및 외주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IT 운영 모델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미 TOP(Technology Officers Practice) 파트너 겸 책임자이자 고용 및 인재 채용 기업 에곤 젠더(Egon Zehnder)의 이사회 고문인 찰스 ‘척’ 그레이는 “회사 내 대부분의 임원들은 모두가 한 지붕 아래 또는 한 국가 안 또는 시간대에 있는 것에 익숙하지만 CIO는 전 세계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인력을 관리하곤 했다. CIO는 이것을 가능한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라고 말했다.

기술이 비즈니스의 중추 신경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또 기업 다수가 중대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뛰어난 IT 인재를 잃게 되면 실질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프리랜서 인재 고용 및 채용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인 업워크(Upwork)의 CPO(Chief People Officer) 조 하트가 말했다. 이런 매우 현실적인 시나리오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업워크는 작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고용 활동을 재고하고 새로운 유지 조치를 구현하고 있다.

재택근무 모델을 수용하는 것 외에 업워크는 조직 전체의 계획적인 휴무(충전일)를 도입해 직원들이 긴 주말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 날에는 모두가 휴무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휴가 여행 중 또는 자녀의 축구 시합 중 예전처럼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문의에 답변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지 않는다.

하트는 “일반적으로 받은 편지함에 수백 통의 이메일이 쌓이면 휴무의 이점이 금방 사라진다. 이 접근방식을 통해 모두가 3일 또는 5일 주말을 얻게 되며 동료에게 휴식을 제공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업워크의 직원 유지 전략은 또 있다. 직원들이 회사 자체의 프리랜서 고용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트가 덧붙였다.

CI/CD 플랫폼 제공자인 서클CI(CircleCI)에서도 유연성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 시간 동안 통근할 필요가 없는 회사를 원하는 개발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서클 CI는 팬데믹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개발팀을 분산시켰지만 소스 관리를 위해 자체 클라우드 기반 CI/CD 플랫폼과 깃허브(GitHub) 외에도 슬랙(Slack)과 줌(Zoom) 등의 협업 도구에 투자했던 바 있다. 이를 통해 재택근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생산성을 촉진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더 나은 개발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서클CI의 CTO 롭 주버가 말했다.

그는 “엔지니어를 채용하기란 어렵다. 이들은 어디에서든 근무할 수 있다. 자신의 환경에서 경험을 즐기도록 하고 그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은 노동 및 간접비 감소와도 일맥상통한다”라고 설명했다.

팀들의 동기를 유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서클CI는 OKR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결과 및 핵심 비즈니스 목표와의 일치성에 집중된 성과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수준에서 소수의 우선순위 목표를 수립하고 팀에 진행상황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함으로써 각 엔지니어들은 출퇴근 시간 중심적 생산성 관련 지표보다 목표를 더 많이 달성할 동기를 부여 받는다고 주버가 말했다.

그는 “근무 시간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 돌릴 여유가 생긴다. 더 적은 스트레스로 유연성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라고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준비하기
대량 퇴직의 물결을 막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AI 등의 중요 기술 영역에서 IT 인재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인재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인재풀을 식별하기 위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함으로써 헤드 헌터나 대학 파트너십을 통해 전통적인 고용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워크는 이런 측면에서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특히 대부분의 역할에서 대학 학위 요건을 없앴다. 

그녀는 “대학원 학위 또는 X, Y, Z 학교의 학위가 있는 사람들만 이 수준을 맞출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 요건을 제거함으로써 누군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캐피탈 원(Capital One)은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뱅킹 및 금융부문을 파괴하는 것을 중심으로 구축된 문화와 전략에 의지하고 있다고 캐피탈 원의 기업 데이터, 머신러닝, 수평 엔지니어링 책임자 마이크 이슨이 말했다. 

이를 위해, 해당 기업은 대학 박사학위 및 인턴십 프로그램과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캠퍼스에서 컴퓨터 공학 배경지식이 없지만 기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을 6~9개월 훈련소에 등록시켜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채용하는 프로그램인 CODA(Capital One Development Academy)를 설립하고 있다. 캐피탈 원은 또한 인재 유인 및 유지를 위해 보상 패키지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이슨이 덧붙였다.

이슨은 협업 및 첨단기술을 활용한 업무 처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개발자 문화가 개발 인재 유지 및 채용 능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슨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클라우드에서 최신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구현하며 관념화에서 생산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는 능력을 원한다. 완전한 클라우드 이행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하고 누군가 자신의 하드웨어를 조달하여 설정해야 할 때는 좋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유도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2021년에 3,000명을 추가 고용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캐피탈 원은 재택근무 정책을 실행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이슨은 “완전한 원격화 정책을 실행하면 우리의 협업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 그렇게 하면 다시는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