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

By Park Hae Jeong

“빅데이터, 장밋빛 미래가 아닌 현실을 직시하자”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 이혁구 사장

빅데이터가 등장한 이후 어느새 분석 2.0이라는 말까지 유행할 정도로 기업들은 빅데이터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빅데이터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너무 많습니다. 가령 SNS 검색 결과를 분석해 특정 지역의 감기약 처방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것을 통해 특정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에 관련 업체의 주가를 예측하여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모순이 있습니다. 우선 어느 회사가 모든 SNS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SNS 데이터만 가지고 주가, 시장, 질병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SNS는 언젠가 빅데이터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될 것이지만,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

이 사장은 현재 기업들이, 특히 CEO들이 빅데이터로 무엇을 하지 싶은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금 기업들에게 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전략을 수립하려는 문화’이며,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해도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주장이다.

현재 할 수 있는 것에서 출발하자

이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CEO가 빅데이터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CEO가 빅데이터 프로젝트 추진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떤 일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후 의사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 기반으로 통찰력을 얻는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임원회의에서 회사의 방향을 정할 때 이를 검증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해도 좋고 상품전략실에서 제품을 바꿀 때 빅데이터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CEO는 모든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려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기업 운영 전반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자리잡게 되면, 누구나 데이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신제품의 시장 반응이나 시장 상황 또는 제품의 시그널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해당 데이터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찾아갈 것이라는 게 이 사장이 생각하는 순서다.

“제조기업의 경우, 공장 MES에서 매일 매일 대용량 데이터를 만들어 냅니다. 어떤 회사들은 이 데이터를 DB에 저장하고 있지만 분석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이를 폐기처분 합니다. 공장의 기계 하나에서 매일 수십기가의 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이를 하나 하나 들여다 볼 방법도 없고 이 로데이터가 분석할 수 있는 형태로 저장돼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사장은 MES처럼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서 빅데이터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내 정형 데이터는 사용 빈도도 높고 종류도 빅데이터에 비하면 많지 않아 모델링/ETL/BI를 적용하기 쉬웠다”며 “그러나 빅데이터의 경우 그 종류와 양이 방대할 뿐 아니라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과거와 같은 데이터 분석기법은 빅데이터 소스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이 사장은 지적했다.

빅데이터를 모델링해 분석할 경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와 분석한 후 의미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과정들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작업은 기술력을 갖춘 IT 기술자와 현업 사용자들의 협업을 통해서 가능하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제안하는 방법은 그때 그때 필요한 데이터를 대용량 MPP 상용 컴퓨터 메모리로 가져와, 현업이 빅데이터를 쉽게 분석하게 해주는 ‘셀프 서비스 기반의 민첩한 분석(Agile Analytics)이다. 이것이 바로 MicroStrategy PRIME이다.

“예를 들어 공장기계들이 발생시키는 대용량의 MES 데이터를 하둡에 올려 놓고 필요한 데이터를 MicroStrategy PRIME으로 가져와 시각화하거나 BI툴로 분석해 품질 및 수율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IT가 기업 가치에 기여할 시기가 됐다
“회사를 크게 3개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고객, 즉 시장입니다. 두번째는 제품과 서비스입니다. 이 둘 사이에는 내부 프로세스가 존재합니다. 그동안 ERP나 BI는 내부 프로세스, 혁신, 성과관리에 중점을 뒀습니다. 주로 이와 관련한 IT프로젝트에는 CFO가 관여했습니다. 하지만, CIO란 CFO만을 위해 일하는 임원이 아닙니다. CIO가 CMO나 CSO(최고 전략 책임자)를 위해서도 일해야 합니다. 제조, 서비스 등 모든 산업에서 이러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날 것이며 바로 이 부분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대용량이며 비정형화 돼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가 주목받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에서 데이터의 다양성(Variety)과 속도(Velocity)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시장에 해당하는 데이터들이 대부분 정형화되지 않았고 자주 형태가 바뀌기 때문이다. 이 사장에 따르면, 프로세스는 ROI로 계산할 수 있지만, 고객과 시장제품은 ROI보다는 큰 개념으로 예를 들어 향후 5년간 매출을 2배로 증대시키기 위해 개발할 제품과 시장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분석이 불가능해 버려왔던 데이터 즉, 콜데이터, 제품 시그널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빅데이터다”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이 사장은 ‘빅데이터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의 답변으로 ‘과거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데이터 분석’이 가장 많이 꼽힌 결과에 대해 “지금 단계로는 맞는 접근이다. 과거에 존재했으나 분석하지 못했던 데이터에서 빅데이터를 출발하는 게 맞다”라고 평가했다.

“휴대전화 기업을 예로 들어 봅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문화가 정착된 한 휴대전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때는 몇 가지를 가정해서 개발합니다. 어떤 제품이 어떤 환경에서 만들면 가장 최적의 상태인지를 빅데이터로 알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기를 주로 통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소비자들은 앱으로 영화를 보거나 카카오톡을 이용합니다. 그렇다면, 화면 해상도가 더 좋아져야 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데이터는 제품 시그널입니다. 이 휴대전화 회사는 다음 제품을 개발할 때 화면해상도 개선에 주력할 것입니다.”

이 사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은 단순히 제품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휴대전화가 일단 출시되고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봅시다. 이제까지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가장 저렴한 가격을 검색해 구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옴니채널 모델의 경우 양방향으로 구매하게 됩니다. 즉, 온라인으로 여러 물건을 검색 비교해 보고 주문한 후, 매장에 가서 실제 상품을 확인 후 수령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3차원 영상이 되는 더욱 실물에 가까운 해상도의 스마트폰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즉, 스마트폰이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당연히 휴대전화 회사는 이에 맞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소비자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제품 시그널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하면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을 좀더 파악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IoT+빅데이터, 기업의 가치 이상으로 발전
“지금까지 CRM에 BI는 많이 구축돼 있습니다. 이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는 것이 빅데이터라고 봅니다. 미국에서는 크라이슬러 자동차가 운행 중 발생하는 시그널을 모아서 R&D에서 이를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활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좀더 빈도수를 높여 데이터를 취합하면 빅데이터가 됩니다. 이 데이터를 전통 DW/BI에서처럼 정제할 수 없지만, 바로 하둡에 올려 분석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IoT 지원은 도로에서 자동차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아 충돌을 피하게 해주며 언젠가는 무인 자동차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를 사는 시대가 아니고 car sharing이 보편화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먼 미래에 자동차 회사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수 도 있고 이를 위한 통찰력은 자동차에서 실제 운행중 발생한 시그널, 자동차 간의 IoT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사장은 빅데이터로 분석한다 해도 결국 판단은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기업들이 BSC(Balanced Score Card)를 도입할 때, 일부 IT업체들이 인공지능을 운운하며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최적안을 권고해 주는 기능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인공지능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이 사장은 지적했다. 이밖에 이 시장이 현재 빅데이터 동향에서 경계해야 할 또다른 것으로 ‘SNS에 치우친 생각’을 지목했다.

빅데이터는 고유 BI 영역이었던 프로세스 혁신을 뛰어 넘어 고객데이터, 제품데이터, MES 데이터, IoT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여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한 통찰력을 얻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