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하우스 푸드는 PB 상품을 제작하는 유통 및 소매 업체를 고객으로 둔 글로벌 식음료 제조 업체다. 최근 트리하우스 푸드의 CIO 로빈 켈러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 시스템과 문화를 도입하고 혁신을 만들고 있다. CIO닷컴은 로빈 켈러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혁신의 배경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Q. 트리하우스 푸드는 어떤 기업인가?
A. 트리하우스 푸드는 17개의 식음료 제품라인을 보유한 기업이다. 요즘은 특히 PB 상품을 만들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식료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비용을 절약할 기회를 찾고 있다. 트리하우스 푸드 제품을 통해 소비자는 쇼핑 한 번에 평균 40달러를 절약하면서도 고품질의 훌륭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매업체 역시 트리하우스 푸드가 제작하는 PB 상품을 통해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며, 고객에 대한 깊은 관심과 노력을 드러내고 있다.
Q. ‘지주회사 모델’에서 ‘엔터프라이즈 모델’로 전환한 후 어떤 이점을 누리고 있나?(*지주회사 모델은 모회사가 여러 자회사들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형태의 기업 구조이며, 엔터프라이즈 모델 모든 부서와 사업부가 통합된 단일 조직으로 운영되는 기업 구조다.)
A. 트리하우스 푸드의 경쟁사 대다수는 단일 제품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다. 피클을 생산한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피클을 위해서만 병을 구매한다면,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큰 이점을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피클, 잼, 과자 등 10개의 다른 제품 라인을 위해 병을 한꺼번에 구매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통해 우리는 특정 제품 라인에서 공급망의 여러 단계를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수한 커피 브랜드 파머 브라더스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인수 이전 트리하우스 푸드는 파머 브라더스에서 구매한 원두를 로스팅, 분쇄, 향을 입히는 과정을 거쳐 개별 제품으로 포장하는 가공과 포장 단계만 담당했다. 그러나 파머 브라더스 인수 후에는 원두 구매부터 재배, 가공, 포장,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우리는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Q. 새로운 운영 모델을 추진하기 위해 개발한 IT 전략이 따로 있는가?
A. IT 조직을 트리하우스 푸드의 주요 목표인 ‘고객 개개인의 참여와 만족’에 맞춰 재편하는 것이 IT 전략이다. 이를 위해 네 가지 주요 축을 설정했다. 첫째, 제품의 품질·전문성·다양성을 높이고, 둘째, 세계적 수준의 공급망을 구축하며, 셋째, 전략적 고객 파트너십을 육성하고, 넷째, 가치 중심의 고성과 인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IT 전략은 이러한 각 성장 축에 필요한 역량을 제공해준다.
특히 파머 브라더스와 같은 인수 기업을 원활하게 기업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커피 제조 경험이 없었던 만큼, 새로운 제품 라인이 트리하우스 푸드 조직 내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작업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연결하고, 공장 자동화 운영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가령 현장의 직원과 생산 시설을 어떻게 연결할지, 자동화를 통해 작업자에게 시설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릴 수 없을지 연구 중이다. 이전에는 ‘SAP를 업그레이드하자’정도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공장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를 도입하자’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가치 하에 무인 운반 차량(Automated Guided Vehicles), 직원을 위한 커넥티드 플랫폼, 또는 우수성 문화와 고품질 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의 솔루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핵심은 트리하우스 푸드가 비즈니스 문제와 기술 솔루션을 모두 이해하는 데 있다는 점에 있다.
Q. 직원의 비즈니스 통찰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A. 개인적으로는 직원을 공장 견학에 데려갔다. 거기서 공장 관리자들과 함께 앉아 피드백을 받았다. 관리자는 ‘여기 스위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저기 와이파이가 불안정하다’, ‘정전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IT 시스템을 어떻게 재시작할 수 있나?’ 등의 피드백을 주었다.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시스템이 의도한 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더 많은 IT 인력을 공장에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트리하우스 푸드에 합류하기 전만 해도 운영 중심 기술과 인프라 기술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운영 기술 팀원 일부가 인프라 팀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같은 층으로 이동하여 협업을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공장의 새로운 생산 라인 설치 시 발생하는 문제, 예를 들어 오픈 포트 부족 같은 문제에 대해 담당자와 즉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각 영역의 직원이 전문 지식을 통합하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절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Q. 트리하우스 푸드에서 도입한 ‘목표 아키텍처(target architecture)’는 무엇인가?
A. 주요 목표는 각 핵심 프로세스마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계약 관리 솔루션과 ERP 애플리케이션을 복잡하지 않게 한 개씩만 이용하고, 각 부서의 맞춤화는 비즈니스적인 이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지원한다. 또한 민첩한 대응을 위해 통합된 엔터프라이즈 ERP, 하나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환경, 하나의 AI 환경을 추구하고 최대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술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주의하고 있다.
또한 트리하우스 푸드는 자동화, AI, 분석 등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기술을 통해 성장 토대를 지원하고, 점점 복잡해지는 사이버 환경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플랫폼 선택 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구매한 후 ‘이제 구현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이 전체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보안과 유지보수에 생각보다 큰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Q. IT 팀이 적절한 역량을 갖춘 상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A. IT 팀의 성공은 두 가지 측면에서 판단할 수 있다. 첫째, 비즈니스 파트너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해 고민할 때 우리 팀에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다. 이는 우리 팀이 단순한 기술 실행 능력을 넘어 IT에 대한 적절한 비즈니스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IT의 진정한 고객이 물류팀, 재무팀 같은 내부 팀이 아닌 최종 고객과 그리고 그들의 고객이라는 점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경우다. 사내 IT 조직은 일회성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사라지는 시스템 통합업체가 아니라, 이제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다. 이런 가치가 내부적으로 퍼져 있다면 적절한 문화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Q.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CIO에게 조언한다면?
A.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 기업과 성격이 다른 산업 제조 분야에서 근무하다 넘어왔다. 그러다 보니 트리하우스 푸드 입사 첫해에 나는 우리가 운영하는 공장의 절반을 방문하며 회사의 변화 방향을 주의 깊게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엔터프라이즈 IT 구조와 역량 세트를 구축하기로 결정했고, 일회성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두 번째는 경영진의 도움을 수용하는 자세다. 경영진은 매월 나와 직속 직원들을 만나 우선순위, 장애물, 아키텍처 표준에 대해 논의한다. 이들은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리더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CIO는 IT 내부와 외부 팀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동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모두가 실패할 수 있다. 경청과 인내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고수하며 전진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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