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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n J. Vaughan-Nichols

칼럼 | 윈도우(그리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캐번디시 바나나의 공통점

볼 위빌(Boll Weevil), 캐번디시 바나나(Cavendish bananas), 그리고 최근의 윈도우/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단일 문화를 신뢰했기 때문에 발생한 경제적 재앙이다.

농담이 아니다. 사실 필자가 몇 년 전 볼 위블을 언급할 때 윈도우에 대해서도 경고한 바 있다. 남북전쟁 이후 19세기 후반의 미국 남부는 그 어느 때보다 면화 생산에 의존했다. 1890년대 중반, 볼 위빌이 등장했고 면화 생산과 남부 경제가 사실상 붕괴됐다. 단 하나의 현금화 작물만 있었기에 남부 지역의 수십만 명은 이 벌레 한 종류로 인해 생계가 위태로운 형국에 처했다.

오늘날에는 바나나가 위험에 처해 있다. 식료품점에 있는 바나나의 거의 절반이 캐번디시 바나나인데, 이 바나나는 푸사리움 시들음병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 곰팡이병으로 인해 캐번디쉬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제 윈도우와 지난 19일 벌어진 재앙에 대해 알아본다.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허술한 보안이 단 한 번도 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번 혼란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윈도우 컴퓨터의 침입 및 해킹 징후를 검사하는 팔콘 센서 프로그램에 대한 끔찍한 보안 업데이트를 발표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있다.

못된 콘텐츠 업데이트 한 번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짐바브웨에 이르기까지 윈도우 컴퓨터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을 되돌리려면 모든 컴퓨터를 일일이 수동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IT 직원들은 주말 내내,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오염된 데이터 파일과 이를 호출한 시스템 참조를 삭제하느라 밤을 새워야 한다. (아마 과로한 IT 직원에게는 CEO가 사과했다는 소식이 그나마 반가울 수 있겠다.)

업데이트가 왜 그렇게 끔찍했을까? 왜 전 세계 수억 대, 어쩌면 수십억 대의 PC가 충돌을 일으키고 끝없는 재부팅 루프에 갇히게 되었을까? 면화와 캐번디시 바나나처럼 단일 제품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윈도우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윈도우는 나쁘고 리눅스는 좋다.’

QRFY의 정보에 따르면, “구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IT 중단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대안’, ‘맥OS’, ‘데비안’, ‘우분투’, ‘리눅스’에 대한 온라인 검색이 전 세계적으로 최대 290%까지 급증했다. 그리 놀랍지 않은 현상이다.

윈도우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PC에서 맥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볼 이유가 충분하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정말 윈도우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 맥이나 리눅스가 오늘날의 윈도우처럼 지배적일지라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기는 하다. 리눅스가 설계상 더 안전하지만 보안 사고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윈도우만큼 자주 발생하지 않을 뿐이다. 

정도는 덜하지만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마찬가지다. 가정용 PC에서 팔콘 센서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회사인 6센스닷컴(6sense.com)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3,500 기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업계 1위의 비즈니스 엔드포인트 보안 회사다. 

엔드포인트 보안을 사용하는 회사 4곳 중 1곳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로 대기업들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19일 공항에 갇혀 있던 지인들은 주요 항공사와 공항 항공편 스케줄링 화면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해왔다.

소소하게는 식료품을 사러 가거나 월급을 수령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었다. 독자분들에게도 각자의 사연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필자는? 모든 리눅스 데스크톱과 서버에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집과 사무실에서만 무탈했을 뿐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이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 필자와 같은 오픈소스 팬도 윈도우가 다운되면 영향을 받는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윈도우는 전 세계 IT 인프라의 주요 장애 요소가 되었다. 우리 모두는 좀더 다양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쉽지 않는 길일 터다. 적어도 이렇게 하면 19일의 사태와 같이 일상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 모두 다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Steven J. Vaughan-Nichols는 CP/M-80이 첨단 PC 운영체제였고 300bps 모뎀이 고속 인터넷 연결 수단이었던 시절부터 기술 분야에 대한 글을 써왔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