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진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블로그 유투브 등 소셜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얘기가 회의에서 나올 때마다 지레 겁부터 낸다.
이들은 광속(光速)으로 오가는 독특한 대화 스타일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정보가 퍼져나가는 확산력까지 지닌 SNS들을 다른 기업들처럼 도입, 활용하기는 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고객들의 불만이나 부정적인 대화들이 SNS 채널을 통해 지금보다 더 폭주하게 되면 어떻게 버틸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
정말 SNS를 하면 부정적인 고객의 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질까. 기업들과 함께 현장에서 소셜미디어 도입과 활용 전략을 모색하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본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정보 공유보다 관계 형성과 대화가 더 중요하고 선행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미디어들은 새로운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성이지만 소셜미디어는 ‘소셜(Social)’한 관계와 대화 여부가 더 중요한 성공 요소이기 때문이다.

EPAM and Databricks
올레 KT,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들이 2009년 중반 트위터 계정을 오픈하고 고객들과의 대화를 선제적으로 시작했을 무렵, 대표적인 미디어인 국내 유수의 신문사들도 앞다퉈 트위터 세계에 속속 입성했다.
신문사들의 트위터 계정은 속보 중심의 뉴스를 트위터에 빠르게 올렸다. 기업 트위터들은 신문사에 비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적었지만 이용자들과의 대화와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고객 참여를 이끌어냈다.
2년이 지난 지금, 주위에 있는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물어보면,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제공해온 신문사들의 트위터 계정에 대해서는 현재 특별한 존재감이나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다.
오히려 KT, 삼성전자, 하나은행, SK텔레콤, LG전자 등 초기에 참여하고 고객들과 적극 대화를 해온 기업들에 대해서는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치 친구 같은 느낌과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이들 기업은 SNS를 통해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활발한 대화를 펼쳐나가고 있다. 결국 기업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성공하고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려면 홍보나 단순 정보 전달을 하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기업과 소비자가 상호 관계를 쌓을 수 있는 대화법과 콘텐츠 구성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레 KT의 경우 트위터 오픈 1주년에 즈음해 트위터에 올린 모든 대화들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 1위가 바로 ‘죄송합니다’였다. 통신사의 사업 특성상, 고객들이 SNS를 통해 엄청난 불만을 제기했고 그 만큼 사과할 일도 많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수많은 불만들이 KT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었을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실제로는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대화를 통해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고객들의 충성도와 KT의 젊은 이미지가 오히려 빠르게 상승했다.
이게 바로 소셜미디어만의 독특한 강점이다. KT는 SNS 대화를 통해 튼튼하면서도 직접적인 고객 관계를 꾸준하게 확보한 덕을 요새 톡톡히 보고 있다.
SNS에 강한 기업들의 활동과 대화를 잘 살펴보자. 마치 친구처럼 편안하고 친근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늘 연출한다. 홍보 메시지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이야기들을 발굴해내고 고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잘 듣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업들이 아직도 소셜미디어 참여를 고민하고 주저하는 동안, 지난 2년간 좀더 앞서서 소셜미디어 세계에 발을 딛고 활동을 해온 기업들은 언론 관계와 광고를 통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객들과의 직접적이고 친근한 관계를 만들고 이제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도 뒤에 하는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게 상식이지만, 소셜미디어는 정반대다. 한 개인이 SNS에서 기업들과 친구 관계를 맺을 때 처음 한두 기업은 쉽고 빠르게 친구 관계를 맺미나, 시간이 지난 수십 수백 번째 기업과 친구를 맺을 때는 쉽게 피곤하게 느끼게 된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뛰어든 기업들은 SNS 이용자들은 그 수가 과거보다 부쩍 늘어났지만 기업과 친구를 맺지 않으려는 경향도 커졌다고 운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이 ‘구글플러스’라는 새 SNS를 선보였다. 이 새로운 플랫폼에도 기업들이 뛰어들겠지만 십중팔구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관계를 많이 형성한 기업이 구글플러스에서도 더 빨리 고객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기업은 소셜미디어와 SNS 채널을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해야한다. 고객과의 소셜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맺지 않는 기업은 그렇게 하는 기업에 비해 고객의 사랑과 지지를 덜 받을 수 밖에 없다. 고객과의 소통을 원하는 기업에게 소셜미디어와 SNS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하고 경제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CREDIT:KPR
* 필자 김종래는 한경PC라인, 서울경제신문, 동아일보 IT 전문 기자 출신으로 팍스넷 전략기획실장, 파파DVD 대표를 거쳐 홍보회사 KPR에서 기업 소셜미디어 컨설팅 및 PR마케팅 서비스 총괄 이사로 몸담고 있다. 한국일보 ‘김종래의 IT세상’ 등 IT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트위터 @kimjongrae 페이스북 fb.com/kimjongrae jrkim@kp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