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해온 계획이 성공하지 못할 시점을 빨리 깨닫는 건 중요한 일이다. 물론 이게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종종 회사의 노력 이면에 감춰진 것들을 들춰보고 성공에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준(Zune), IBM PC, 애플 서버, 넷스케이프, 구글 플러스 등등 실패한 몇몇 제품들은 우리가 실패를 예측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 서버와 넷스케이프에 대해 단순한 다음 두 가지 기준을 통해 일찍부터 실패로 판단했다.
우선 회사는 다른 무엇보다도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에 기반해 예산을 짜야 한다. 둘째로 기업이 (적법한 한도 내에서)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성공 의지가 없는 기업은 실패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준을 아이팟이라는 확고한 제품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성공시킬 의지가 없었다. 아이팟에서 준으로 법적으로 문제없이 매끄럽게 음악을 옮겨오는 방법을 찾으려고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저 라이선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만들어냈을 뿐이다.
IBM은 볼륨과 이익 모두를 주는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에 필요한 바를 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IBM이 PC 시장에서의 퇴장은 단지 시간문제였다.
레노보는 2005년 부진을 거듭하던 IBM의 PC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소비자와 기업 세그먼트 모두에 손을 써 성공을 위한 자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레노보는 IBM의 서버 사업을 인수한 이후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이 서버에서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면 가트너 서비스에 큰 투자가 필요했었다. 또한 서버는 소비자 브랜드로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기업-중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신규 브랜드를 만들거나 자체 브랜드의 이미지 전환도 필요했다.
필자는 실제로 스티브 잡스에게 이런 조언을 주었지만, 그는 가트너가 (그리고 IT 전반이)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했으며 필자가 (당시 가트너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자신에게 협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애플 서버는 실패했다. 한편 델은 소비자 브랜드에서 비즈니스 브랜드로 이미지를 전환했고, 현재 서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넷스케이프는 야후, 구글, 페이스북이 했던 것처럼 웹에서 수익을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 대신 기업 시장에 진출해 기업 인수를 거듭했다. 또한 넷스케이프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을 하지 못했고 점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사실 넷스케이프처럼 스스로 무너져간 기업의 사례는 흔치 않다. 넷스케이프는 야후, 구글, 페이스북, 심지어 아마존이 될 수도 있었다. AWS는 인터넷-중심적 사업에서 어떻게 기업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구글 플러스는 쓸만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페이스북에 없는 구글 행아웃 같은 차별화된 기능도 제공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준에서 했던 실수처럼 구글은 구글 플러스에서 성공을 견인할 만한 수준의 투자를 하려는 의지가 없었고,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옮겨올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실패의 전조를 알아보는 법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장 세그먼트의 경쟁 필수 요인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 만약 기업이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진출한다면, 경쟁을 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의지가 있는가?
– 기업이 경쟁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활용할 의지가 있나? 대기업은 종종 그런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원래부터 자원이 없던 상황과 별로 차이가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 기업이 먼저 나서고 전환 비용을 알맞게 줄여줄 것인가? 마이그레이션 용이성 문제로 더 나은 제품이 성공하지 못하곤 한다. 먼저 전환이 필요하고, 그래서 과도한 이전 비용을 감당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투자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확연히 돋보일 것이다.
– 기업이 확장을 위한 노력에 비용을 투자할 수 있나? 필자는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확장성의 날(Scalability Day)를 기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인프레임에서 윈도우 NT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시연했다. 그러나 시연에 참가했던 한 클라이언트 관계자는 필자에게 이런 이전 비용이라면 다섯 대의 메인프레임을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이런 지속불가능한 수준의 비용은 그의 선택이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말 그랬다.
이 모델을 요즘 높은 관심을 받는 시장인 애널리틱스와 모바일에 적용시켜보자. 애널리틱스에서 지능이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는 점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중역들은 애널리틱스 툴을 활용해야 하지만, 그들은 통계 전문가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제공해줄 수 있는 툴을 원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그들을 위해 작동되는 툴을 원하는 것이지, 계속 작업이 강요하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다. 이는 아주 많은 애널리틱스 솔루션들이 현재 활용되지 않는 이유다. 그런 애널리틱스는 중역들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고, 인공 지능은 대부분의 기술 업체들에게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다.
한편 모바일 시장에서는 다른 기업으로 대체되기만을 기다리고만 있는 지배적인 기업이 있다.
데이터 보안이 이제 주요 차별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애플을 비롯한 많은 기업에게 너무나 큰 과제로 보이고 있다. 특히 IT 부서에게는 핵심이다. 스마트폰이 애플 페이(Apple Pay)같은 기술을 탑재해가는 상황에서 보안을 확실히 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애플, (혹은 다른 어떤 기업이라도)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 집중적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벤더가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하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제품보다는 시장 세그먼트에 우선 집중하라. 기업의 전략을 평가해보라. 자금이 성공적으로 투입되고 있나, 아니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나? 기업이 필요한 것을 해낼 의지가 있나, 아니면 피해갈 궁리만 하나?
만약 벤더가 이런 질문들에 부정적인 모습이라고 결론 내렸다면, 그 제품이 무엇이건 간에 시장에서 실패할 것이다. 온 세상이 명백하게 실패할 것으로 예상하는 벤더로부터 제품을 구입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굳이 처해야 할까?
이는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대한 시장 지배적인 기업들이 그들의 성공적인 플랫폼을 돈줄로만 여기고 핵심적인 투자에 비용을 아끼기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현상이 눈에 보인다면 하락을 앞둔 회사의 플랫폼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고려해볼 시점이다.
이제 자신이 책임지는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런 프로젝트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기반해 자원을 공급받고 있는가? 혹시 당신의 시간 여건상 할 수 있는 것들에 기반해 자원을 공급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 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