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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kepes

구글-MS 정면대결 돌입··· 클라우드 경기력 분석

퍼블릭 클라우드는 재미있는 시장이다. 우선 확고부동한 선두 주자인 AWS, 즉 아마존 웹 서비스가 있다. (IBM은 AWS가 1위라는 데 이론을 제기하지만 아무도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리고 AWS에 이어 2위 자리를 두고 서로 성격이 극히 다른 두 업체가 흥미진진한 일전을 벌이고 있다.

한쪽에는 풍부한 운영 경험과 중대한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구글이 있다. 반대쪽에는 한때 클라우드를 부정했다가 뒤늦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들어와 지금은 결연한 의지로 전투에 임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다. 지금부터 두 선수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보자.

방대한 구글의 활동 영역
구글은 놀라운 조직이다. 두 명의 스탠포드 학생이 창업한 이름 없는 실험적 기업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검색에서 출발해 이후 광범위한 사업을 구축했다. 물론 핵심 사업은 광고지만 그 외에 오피스 업무용 도구도 만들었고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의 중심이기도 하며, 수명 연장 기술부터 무인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야심 찬 사업들도 줄줄이 진행 중이다.

구글의 운영 역량은 탁월하다. 구글과 페이스북 중 웹 사업의 규모가 누가 더 큰지를 두고 논쟁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규모로 운영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할 땐 이는 일종의 말장난에 불과하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큰, 분산된 웹 자산을 운영하는 데 있어 구글은 세계의 어느 기업 못지 않게 뛰어난 수완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은 광범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설계했고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되면서 과거 내부적으로 사용했던 도구들을 상용화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의 뿌리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구글은 극단적으로 엔지니어링 중심의 조직이다. 구글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 많은 이들에게 오만함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 자신감이 구글의 큰 힘이다. 구글은 기술적인 측면이든 비즈니스 측면이든 다른 기업의 운영 모델에 의존하는 방법을 거부해왔다. 과거에는 이 방법이 통했다. 어쨌든 구글의 역동성은 역사적으로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고 따라서 다른 기업의 사례를 따른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자신감, 그리고 독선적인 특성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일종의 장애물이 된다.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엔터프라이즈 기업에 관한 많은 전통적인 규칙이 클라우드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전통적인 영업 방법인 강력한 파트너 채널, 그리고 언론 및 애널리스트 집단과의 폭넓은 교류 역시 퍼즐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기술 외적인 요소들이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구글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회를 포착하고 이용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였다. 구글도 뭔가가 부족하다고 인지했는지,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돈을 들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제품도 없는 한 신생 업체를 사들였다. 목적은 그 기업의 창업자, 다이앤 그린의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VM웨어의 창업자이자 CEO를 지낸(이후 냉혹하게 축출됐지만) 그린은 물론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잘 아는 인물이다. 또한 구글 임원으로 영입된 만큼 구글에 대해서도 잘 안다. 그린이 맡은 역할은 조직의 비즈니스 측면을 이끄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깊은 이해
구글의 상대편은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퍼스널 컴퓨팅을 사실상 창시한 기업이다(엄밀히 말하자면 퍼스널 컴퓨팅을 대중화한 기업). 또한 한때 값비싸고 범접하기 어려운 비밀이었던 소프트웨어 개발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로 바꿔놓은 기업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 역사의 여러 혁신에서 가장 앞장서온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에서 사용자 기반이 가장 큰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업무용 제품군 사용자 수는(정품과 불법 복제품 사용자 포함) 전 세계를 통틀어 10억 명 이상이다. 또한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IT용 도구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연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발 늦게 게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역시 중요하다. 스티브 발머가 CEO로 재직하던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 스타일로 아이폰을 조롱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잠재력을 부정하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사티야 나델라가 신임 CEO로 올라선 이후에야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와 크로스 플랫폼 패러다임의 미래를 깨달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실패의 역사가 있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진영의 안드로이드 기기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차례 기기를 만들어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제품에 걸쳐 많은 수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구글(같은 의미에서 IBM도)과 같은 수준의 방대한 데이터는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최근 모바일 개발 플랫폼 자마린(Xamarin)을 인수하더니 그 직후 자마린을 오픈소스화해서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때 리눅스를 “암”이라고 표현했던 기업임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다.

현재 상태
지난 달 구글은 클라우드 이벤트인 GCP 넥스트, 마이크로소프트는 빌드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두 대규모 컨퍼런스가 맞붙었다. 모든 이목이 두 회사에 집중됐지만 특히 구글 클라우드를 전적으로 책임지게 된 그린의 첫 대규모 행사 등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두 이벤트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비슷하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와 전 CEO 에릭 슈미트는 이벤트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을 전했지만 정작 구글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 임원인 그린은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린의 프레젠테이션은 어색하고 별 감흥도 없었다. 일시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구글 내부의 심각한 문제를 반영하는 것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제품 관점에서 구글은 몇 가지 관심을 끄는 소소한 소식을 발표했지만 사람들이 기대했던 굵직한 뭔가는 없었다. 현재의 구글은 2~3년 전 AWS의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AWS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AWS는 불과 몇 년 사이 체질 개선에 성공, AWS의 re:Invent 컨퍼런스는 이제 진정한 엔터프라이즈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린은 아직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평가하기 전에 조금 더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는 클라우드에 국한된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어리석고 성과도 없는 모바일 단말기 논쟁은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일관적으로 제시한 이야기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고자 하는 기기에 관계없이 엔터프라이즈에서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공개해서 개발자가 일명 봇(bot)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반복적인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코타나 개인 비서의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는 더 쉽게,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완벽하지 않고 여러 전선에서 싸움을 벌이면서 초점을 잃을 위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가상 현실 헤드셋은 인프라 제품군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구글 글래스 웨어러블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피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금은 몇 라운드인가?
아직 초기다. 복싱 경기에 비유한다면 2~3라운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점수에서 구글에 앞섰다고 할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도 상대방을 완전히 쓰러트릴 만한 한 방은 보여주지 못했다. 중요한 점은 두 업체 모두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AWS의 왕좌에는 전혀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싸우는 사이 AWS는 조용히(항상 조용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최종 라운드 공이 울리기 전까지, 양쪽 모두 아주 많은 피를 흘리게 되리란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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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Kepes is a technology evangelist, an investor, a commentator and a business adviser. His business interests include a diverse range of industries from manufacturing to property to technology. As a technology commentator he has a broad presence both in the traditional media and extensively online. Ben covers the convergence of technology, mobile, ubiquity and agility, all enabled by the cloud. His areas of interest extend to aviation technology, enterprise software, software integration, financial/accounting software, platforms and infrastructure as well as articulating technology simply for everyday users.

He is a globally recognized subject matter expert with an extensive following across multiple channels. His commentary has been published on Forbes, ReadWriteWeb, GigaOm, The Guardian and a wide variety of publications – both print and online. Often included in lists of the most influential technology thinkers globally, Ben is also an active member of the Clouderati, a global group of cloud thought leaders and is in demand as a speaker at conferences and events all around the world.

As organizations react to the demands for more flexible working environments, the impacts of the economic downturn and the existence of multiple form-factor devices and ubiquitous connectivity, Cloud computing stands alone as the technology paradigm that enables the convergence of those trends -- Ben’s insight into these factors has helped organizations large and small, buy-side and sell-side, to navigate a challenging path from the old paradigm to the new one.

Ben is passionate about technology as an enabler and enjoys exploring that theme in various settings.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blog are those of Ben Kepes and do not necessarily represent those of IDG Communications, Inc., its parent, subsidiary or affiliated compan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