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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 “유행에 무작정 뛰어들지 않아 성공했다” 美 엠플리파이헬스의 AI 도입 전략

사례 연구
2025.08.194분

엠플리파이헬스(Emplify Health)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사람’이라는 중요한 자산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AI와 지능형 자동화 기술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Doctors, nurse or laptop in night healthcare, planning research or surgery teamwork in wellness hospital. Talking, thinking or medical women on technology for collaboration help or life insurance app
Credit: PeopleImages.com - Yuri A / Shutterstock

엠플리파이헬스의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 프라빈 초프라는 “AI 솔루션 도입은 유행을 따라간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 서비스를 활용해 오픈AI의 LLM을 구현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목적은, 임상의와 직원의 부담을 줄여 더 효율적으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엠플리파이헬스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했다. 초프라는 “AI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핵심 기반으로 AI 리터러시(활용 이해도)를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구를 제공하면서 해당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선 안 되는지 꼭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엠플리파이헬스는 AI 도구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수립했다. 엠플리파이헬스 부사장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크리스터 매트슨은 “기술팀은 처음부터 AI 모델이 진단을 내리거나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목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이 기술은 행정 업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며, 누구를 대체하거나 임상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Praveen Chopra, CDIO, Emplify Health

Praveen Chopra, CDIO, Emplify Health

Emplify Health

초프라는 사용자가 스스로 기술을 실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을 ‘기술을 키운다’고 표현한다. 사용자가 제멋대로 사용하기를 원하지는 않으며, 도구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책임감 있게 기술을 다룰 수 있도록 ‘제대로 키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초프라는 이와 관련해 실제 제품을 배포하는 것보다 책임 있는 사용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가드레일을 마련하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자체는 이미 존재했지만, 기반을 제대로 구축하는 일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부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다

기반이 마련된 이후 엠플리파이헬스는 소규모 그룹이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 그룹은 반복 프로세스를 통해 최소 기능 제품(MVP)을 먼저 출시한 다음,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며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거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해 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델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일부 사용례는 조직에서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매트슨은 “예상치 못한 부문에서 빠르게 AI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바이오뱅크 소속 연구원은 수천 개의 프롬프트를 AI에 입력하고 있었다. 바이오뱅크에는 병리학 샘플과 보고서가 연구 목적으로 보관되는데, 이 연구원은 이전 같으면 수작업으로 수 시간이 걸렸을 보고서 정량화 및 해석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AI를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Krister Mattson, VP and project lead, Emplify Health

Krister Mattson, VP and project lead, Emplify Health

Emplify Health

또 다른 사용례는 정신 건강 관리 분야에서 나타났다. 병원이나 의료 시설에서 퇴원한 환자들은 회복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사항이 있다. 초프라는 “증상을 어떻게 관리할지, 어떤 위험 신호를 주의해야 할지 등을 모두 알아야 한다. AI를 활용하면 이런 내용을 담은 짧고 개인화된 안내서 형태의 케어 플랜을 제작할 수 있으며, 환자가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정리해 전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엠플리파이헬스의 AI 모델은 약 1,700명이 사용 중이며, 초프라와 매트슨은 이를 조직 전반으로 더 광범위하게 확산시키기 위해 마케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초프라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해보고 효과를 체감하면서, 더 빠른 작업 처리나 추가 기능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상 업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절감된 시간은 수치로 명확히 측정하기 어렵지만, 업무 효율성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초프라는 “별도로 인력을 추가 채용하지 않았음에도 전반적인 생산성이 30~40%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는 효율성 개선 효과를 더 확장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자동화를 위한 기회

매트슨은 아직도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될 업무들이 남아있다면서, “이제 이런 작업을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환자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감정 분석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매트슨은 “수천 건의 환자 코멘트를 수집하고 있는데, 이제 이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실제 환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엠플리파이헬스는 임상의와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더 나은 환자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AI와 지능형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CIO 100 어워드’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초프라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AI라는 유행에 무작정 뛰어들지 않았던 점을 꼽았다. 그는 “우선 해결하려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라며, 프로젝트 초기에는 거버넌스, AI 리터러시, 책임 있는 활용 프레임워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트슨은 “이를 다 갖춰도 실패할 수는 있다. 실패가 괜찮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하고, 필요할 때는 방향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