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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 Hae Jeong

“교육콘텐츠 한류 이끈다”••• EBS 박성환 스마트서비스센터장

기획
2012.08.215분

EBS는 방송사 처음으로 시청자가 아닌 고객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EBS가 특히 대외 IT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앞으로 IT와 IT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곽덕훈 사장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박성환 스마트서비스센터장은 EBS 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한, 방송과 IT를 모두 잘 아는 적임자로서 임명됐다.

스마트서비스센터는 정직원만 100명에 파견직까지 포함하면 100명이 넘는 제법 큰 조직이다. 2011년 6월 스마트서비스센터를 만들면서 선임부서로 고객서비스부, IT서비스운영부, IT인프라관리부 등을 신설했고 기존의 인적자원부, 재무회계부, 운영지원부 등 대내고객서비스조직도 센터도 산하로 뒀다. 박 센터장에 따르면, 스마트서비스센터는 고객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탄생한 조직이다.

“기존의 EBS 연구소는 방송이란 미디어를 통해 서비스 하는 것을 연구했다. 앞으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방송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 EBS 교육 콘텐츠를 확산하고 교육 한류를 주도하자는 게 곽덕훈 사장의 요구사항이다.”

스마트서비스센터장으로 막 임명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박 센터장이 말했다. EBS는 IT도 잘 알고 있고, 방송과 재무/회계 등을 두루 잘 아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박 센터장은 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연구원들과 함께 맞춤형 방송 기술 관련 국내외 특허도 출원한 경험까지 갖춘 ‘적임자’였다.

IT와 방송의 융합이 교육한류를 뒷받침한다
“EBS 콘텐츠 중 다큐멘터리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MITDOC라는 세계 다큐 페스티발이 있는데 여기서 각 나라 구매자들이 시사회를 열어 양질의 콘텐츠 계약을 맺기도 한다. 출품작 1,460개 중 30여편이 인기를 끄는데, 그 중 EBS의 프로그램이 3편이나 들어갔다.”

30대 인기 작품에 들어간 EBS의 다큐로는 문명과 수학(9위), 생명 40억년 비밀(12위), 인류문명 대탐험(16위)이 있다. 박 센터장은 “아시아 작품으로 NHK의 작품이 1편 들어있는 정도니 EBS의 콘텐츠가 얼마나 인기 있는 지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문명과 수학’을 본 각국 방송사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10분 내외로 제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고 그 결과 새롭게 제작된 프로그램이 ‘수학의 원리’다. 수학의 원리는 미국 PBS에 판매됐으며 미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올 하반기부터 EBS의 교육 콘텐츠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이 수학의 원리는 스위스 공영방송사인 SRF에도 판매됐으며 현재까지 20여편이 팔려 나갔다.

EBS는 글로벌 서비스를 주도해 교육한류를 확산할 것을 목표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비단 교육한류만이 아니었다. EBSi의 수능서비스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서비스로 아프리카, 남미, 중동 등이 EBS의 IT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그 중 콜롬비아 교육부와 사우디아라비아 교육부 산하기관인 타트위르(Tatweer)와 각각 EBS의 교육모델을 수출하고자 인프라 구축 및 콘텐츠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이밖에 구글과도 MOU를 맺었으며 올해 말쯤에는 유튜브를 통해 EBS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 센터장은 방송 제작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방송국 특성을 잘 알고 있는데다 새로운 IT서비스를 더하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발굴하게 됐다. “IT와 모바일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방송을 기반으로 혁신 중심의 IT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라고 박 센터장은 밝혔다. 그는 국제 컨퍼런스에서 참가한 한 한국인으로부터 ‘EBS는 Early Bird System’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고.

마케팅이 EBS를 발전시킨다
“스마트서비스센터가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부서는 아니지만, 돈 벌 자신은 있다. 서비스는 플랫폼이다. ITPV, TV, SNS도 다 플랫폼이다. 나는 어떤 플랫폼을 통해 EBS 콘텐츠를 어떻게 가공해서 보내면 되고 이것들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플랫폼들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모바일, SNS에도 고객서비스에서 담당자를 두고 있다. EBS 콘텐츠를 간접 홍보하며 EBS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만드는 게 이들의 임무다.”

이러한 활동들이 직접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으로 이어진다. 박 센터장은 이러한 활동을 ‘백 마케팅(Back Marketing)’이라고 소개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박 센터장은 대학원에서 방송영상 미디어를 전공하면서 마케팅, 정책, 콘텐츠 등에 공부했다. 그는 “마케팅이 결국 EBS를 발전시킨다고 배웠다”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EBS에서 근무하면서 스스로 공학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일을 즐긴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변화한다. 조직도 유지체기 때문에 변화한다. 세상이 변하는 데 내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는 것은 정보화 사회를 넘어서 감성 사회로 가는 현재와 맞지 않다. 세상의 변화에 맞추지 않고 뒤에 오는 버스에 올라타면 이미 늦었다.”

박 센터장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동영상 강의를 매일 30분씩 꾸준히 시청하고 있다. 여기에는 IT 관련 강의도 있고, 명강사의 강의도 있다고 한다. 그는 하루 일과가 바빠 시청하지 못하면,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서 강의를 듣는다고 전했다.

“자기 일만 잘하는 사람은 전문가지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내 업무 이외에 어떻게 하면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플랫폼이 필요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세리CEO, KMA 사이트에 가면 좋은 동영상 강의들이 많다. 예를 들어 법륜스님의 즉문즉답 강의가 있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면 스님이 그 자리에서 답을 주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 강의를 듣다 보면, 세상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할 지 깨닫게 된다.”

엔지니어들이여, 알을 깨고 나와라
“세상에는 공부 꺼리가 널렸다. SNS로 좋은 글을 보내주는 사람도 선생님이고 MIT에서 공학을 쉽게 가르쳐 주는 강의를 제공해 주는 MITX도 선생님이다. 온라인에는 선생님들이 많은데 이들이 바로 네트워크 티처(Network Teacher)다. 그리고 내가 이들에게 배우기도 하지만 나 역시 누군가에게 네트워크 티처가 될 수 있다.”

박 센터장은 꾸준한 학습 이외에 사람을 만나 소통하는 법을 익히라고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당부했다. “콘텐츠 만드는 회사는 내가 IT를 하건, 프로그램을 만들건, 행정을 맡건,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콘텐츠를 이해하려면, 그 주변 사람 만나야 한다. 엔지니어의 약점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해하는 것인데 그것을 뛰어넘으면 추진력이 생기며 일이 훨씬 쉬어질 것이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방송국 IT종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모든 기업의 IT부서원들은 타 부서와 교류해 회사의 핵심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면, IT프로젝트의 추진력이 떨어진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EBS는 KBS, IT중소기업 등과 글로벌 개방형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성장에 동참하기로 선언했다. 방송사와 IT중소기업들은 개방형 콘텐츠 유통체계인 ‘오픈 스마트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IT중소기업이 활용해 다양한 스마트 미디어 사업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EBS의 <한국기행>이나 KBS의 <1박2일>같은 여행 프로그램에 IT기업이 숙박, 교통, 특산물 등의 메타데이터를 추가해 새롭게 판매하는 것이다. 스마트서비스센터는 오픈 스마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참여하게 된다.

박 센터장의 역할은 방송국 내의 현업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타 방송사 및 IT기업들로 확대됐다. “엔지니어들이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거대한 공룡도 알 상태에서는 아무 힘이 없지만 알만 깨면 더 클 수 있다”라며 박 센터장은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충고를 던졌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