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IT 리더는 혁신적인 IT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때 올바른 문화, 기술, 비즈니스 가치를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논의한 지 수년이 지났고 IT 부서 자체도 수십 년 넘게 운영됐지만, 많은 CIO에게 혁신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IT 리더는 보통 기술 부채, 예산 제약, 직원의 업무 부담 등을 걱정하며 혁신 프로젝트 실행을 망설인다. 실제로 핀테크 기업 브로드릿지(Broadridge)가 펴낸 2023년 디지털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 경영진의 50%는 혁신과 일상 업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기술 기업 레노버(Lenovo)의 2023년 글로벌 CIO 연구 조사에 참여한 리더 중 83%는 혁신과 전환에 적절히 투자할 자금이 부족할까 봐 우려된다고 답했다.
또한 컨설팅 기업 프로티비티(Protiviti)가 공개한 2023년 혁신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54%만이 명확한 혁신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41%는 아직 전략을 개발 중이고 5%는 전략이나 전략 수립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그 어느 때보다 혁신 프로젝트에서 CI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파운드리의 2023 CIO 현황 설문조사 응답자의 43%는 CIO 역할이 점점 더 디지털 및 혁신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기업 KPMG의 CIO 자문 책임자 마커스 머프는 “비즈니스 전략과 조직의 기술 전략을 분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CIO가 전반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혁신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동시에 CIO의 실수로 혁신 기회가 사라지기도 하다. 다음은 IT 분야 전문가 지적한 혁신을 방해하는 10가지 문제다.
실수 1. 혁신을 비즈니스 가치로 연결하지 못함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비용이 들고 있다면, 윗선에선 그런 투자가 어떻게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고싶을 것이다. 도움이 명확히 되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작업이라도 지원과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 솔루션 회사인 UST의 최고 전략 책임자 겸 CIO인 크리슈나 프라사드는 “혁신이 실패에 이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혁신을 비즈니스 가치로 다시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프라사드는 “CIO는 개념 증명(PoC)나 파일럿 환경에서 어떤 것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는 상당히 뛰어나다. 하지만 실무 환경에 그것을 구현하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실무 환경으로 전환하려면 경험, 생산성, 현금 흐름 또는 수익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의미 있는 무언가로 다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수 2. 혁신을 비즈니스 목표와 연계하지 않음
마찬가지로 CIO는 혁신 방향을 비즈니스의 전반적인 전략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미국 클라카마스(Clackamas) 대학의 CIO이자 정보 관리 협회(SIM)의 포틀랜드 지부 회장인 세이비 와라이치는 “우리 모두는 멋진 일을 하고 싶지만, CIO가 조직이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없고 혁신이 이러한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자금을 받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가령 한 회사가 업계 선두주자가 되고 싶고 그 과정에서 IT 부서가 기술을 사용해 새로운 분야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치자.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온다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흥미롭더라도 기업에서 자원을 투입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회사 전체 목표에서 동떨어진 부수적인 목표에 자원을 굳이 투여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IT가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경영진이 해당 프로젝트를 지원할 가능성은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실수 3. 큰 그림을 보지 못함
프라사드는 많은 IT 리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재 거의 모든 조직이 추구하는 생성형 AI 관련 혁신을 생각해보자. 물론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많은 기회가 온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회사에 도입하려면 상상력뿐만 아니라 큰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IT 환경, 데이터, 거버넌스를 보는 관점도 필요하다.
프라사드는 “혁신과 관련된 많은 문제가 단순히 기술에 관한 것으로 끝나지 않으며, 그와 연계된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수 4. 올바른 문화를 먼저 구축하지 않음
프로티비티 연구에 따르면 기업 중 28%는 조직 문화가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성공에 필요한 협업, 호기심, 탐구를 지원하는 환경이 기업 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프라 서비스 업체인 랜드스타드 디지털(Randstad Digital)의 CEO인 베누 람부는 직원들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단기 목표에 매몰되어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환경을 가진 조직에서 직원은 분기 또는 향후 6개월을 내다보며 생각할 동기를 갖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러한 환경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람부는 “직원들이 실험하고, 실패하고, 배우고, 다시 시도할 수 있어야만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람부는 이상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CIO가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커톤을 조직하고, 디자인 사고를 채택하여 문제를 아이디어 프로세스의 중심에 두고, 팀이 더 혁신적으로 사고하도록 장려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람부는 “잘 짜여진 학습 프로그램으로 직원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발전시켜라. 직원들에게 도전 과제를 부여하라. 그러면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수 5. 기본에 충실하지 못함
농업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Farmers Business Network)의 CIO인 쿠무드 코칼은 IT의 기본부터 먼저 잘 수행해야 혁신을 이룰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기업 내 모든 직급의 직원들은 업무용 기술도 늘 이용하는 개인용 기술처럼 쉽게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그만큼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내부 기술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코칼은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사용이 간편하고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꽂으면 바로 작동되는 방식으로 편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코칼은 프로젝트에서 IT도 함께 움직여야 향후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IT 팀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를 처리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코칼은 완벽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CIO는 전반적인 IT 운영 개선, 현대화, 최적화, 자동화에 우선 집중하기 위해 혁신 작업을 미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칼도 CIO로서 비슷한 길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코칼은 “이러한 모든 개선이 이루어지면 IT는 더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다. 동시에 비즈니스는 IT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신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실수 6. 필요한 역량을 과소평가함
CIO 상당수는 혁신을 추구할 때 필요한 역량이 부족하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숙련된 인력은 늘 부족하고 그들은 높은 연봉을 요구한다.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일반직을 포함해 채용하는 일은 IT 리더에게 늘 어려운 일이다.
프라사드는 “필요한 인재를 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거나 채용 일정이 너무 길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채용이 지연되거나 최적의 인재를 놓쳐 혁신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프로티비티 연구의 통계를 잊지 말자. 즉, 기업 중 28%는 인재(업스킬링, 직원 유지, 자원 역량)를 혁신 추진을 위한 3대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프라사드는 “CIO는 더 광범위한 생태계를 활용해 기술 격차를 메울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학술기관 및 공급업체와 성공적으로 협력하는 CIO가 있는가 하면, 직원에게 기술 개발 및 테스트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는데 적극 투자하는 CIO도 분명히 있다.
실수 7. 작은 혁신을 무시함
생명과학 기업 트랜스네틱스(Transnetyx )의 인프라, 서비스 및 보안 담당 부사장이자 SIM의 멤피스 지부 마케팅 위원장인 안토니오 테일러는 “모두가 혁신을 전구를 발명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전구 같은 획기적인 기술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조직의 신뢰를 얻고, 실제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 다음, 그 위에 벽돌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일러는 “그런 작은 성공도 여전히 혁신적이다. 전구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전구를 더 작게 만들어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낼 수는 있는 식이다”라고 덧붙였다.
테일러는 이 접근 방식의 몇 가지 이점을 꼽는다. 첫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가져준다. 그리고 다시 IT 팀을 격려하고 권한을 부여하여 혁신 문화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IT와 비즈니스 간에 더 많은 신뢰가 형성되어 IT가 비즈니스와 더 많은 대화의 여지를 마련해준다. 셋째, 전환을 지원한다.
테일러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다른 것, 또는 작은 것일지라도 이러한 것들은 여전히 파괴적일 수 있으며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일들이 전구의 개발 순간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혁신으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사기가 떨어지면 결국 미래의 혁신에 악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했다.
실수 8. 리스크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음
혁신 프로젝트로 발생한 리스크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는 CIO는 필요한 동의를 얻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리스크에 부정적이거나, 지나치게 무모한 태도를 취하는 등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KPMG의 머프는 “이러한 기존 조직 중 상당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목표를 명시하고 있지만, 종종 리스크를 회피하는 자세를 조장하는 숨겨진 문화를 갖곤 한다. ‘작동하는 무엇이든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일부 조직의 CIO가 기술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한, CIO는 종종 혁신을 기대하지만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머프는 “혁신에는 당연히 불확실성이 있다. 실수가 있을 것이다. 의도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투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와 실수는 거의 항상 제대로 된 결과보다 더 많은 인사이트와 교훈을 제공하며, 이러한 인사이트를 신속하게 파악하면 진정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 오늘날 기존 조직은 혁신이 근본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노력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혁신에 더 나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CIO는 경영진 파트너와 협력하여 리스크를 식별하고 적절한 수준의 제어를 구현하여 파멸의 위험 없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수 9. 실패 조짐이 확실히 보이는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음
과거 미 육군의 CIO로 일했던 라지 아이어는 ‘육군 디지털 전환 전략’을 구현하고 육군의 기술 역량을 발전시키는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주도했다.
현재 아이어는 서비스나우의 공공 부문 글로벌 책임자로 일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몇몇 대형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도 했다.
아이어는 그런 경험을 통해 아무리 혁신적으로 보이는 프로젝트라도 중단해야 할 시점을 파악하는 방법을 CIO가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이어는 “CIO는 프로그램을 중단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CIO는 무언가가 잘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쁜 일 이후에 좋은 돈을 더 투입하는 것일 뿐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일찍 실패하라.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라고 밝혔다.
실수 10. 현실에 안주함
안일함은 혁신을 죽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성공한 기업이라도 지속적인 성공에 대한 과신, 변화에 대한 두려움 또는 단순한 관성에서 안일함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안일함 자체가 CIO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테일러는 “혁신은 파괴적이며, 사람들은 파괴와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망가지지 않았다면 고치지 말라’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IT 부서는 혁신을 위한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테일러는 “CIO는 자주 IT 직원이 한계를 넘어서도록 유도할 수 있다”라며 “IT 직원은 무엇인가 새롭게 해보려고 하고, 우리는 항상 차선책을 찾으려 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힘을 내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제는 조직의 나머지 구성원들도 완벽하지 않지만 새로운 시도를 환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환영하게 만드는 과정은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가 매출 증대 또는 시장 성장을 통해 비즈니스에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입증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조직 전체 직원이 변화를 완전히 수용하지 않더라도 변화를 함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신뢰를 얻는 과정일 수 있다.
테일러는 “CIO는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담해야 한다. 그런 메시지로 직원 전체에게 우리도 당신이 추구하려는 것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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