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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Elgan
Contributing Columnist

칼럼 | 제대로 된 ‘언택트’가 온다··· 애플의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에 주목할 이유

조만간 애플 증강현실 글래스를 쓰고 컨퍼런스 룸에 입장할 날이 올 수도 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게임에만 사용될 기술이라 생각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이들 기술은 앞으로 회의의 미래 모습까지도 바꿔버릴 것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회의 기기 시장 진출을 위해 애플만큼 많은 노력을 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애플이 AR 또는 VR 글래스를 제작 중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애플이 내부적으로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Bionic Virtual Meeting Room)이라고 부르는 비즈니스 회의실에 대해 연구 중이라는 점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애플이 취득한 특허, 인수 기업, 관련 뉴스, 상식 등의 정보를 모아보면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에서의 사용자 경험이 어떨지 대강 짐작을 할 수 있다. 먼저 기술에 대해 살펴보자. 

2건의 대형 인수 
애플이 최근 몇 년 동안 진행한 인수는 대부분 증강 또는 가상현실 기술과 관련된 것이었다 (애플은 가벼운 생각으로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다. 보통은 실제로 시판된 기술이나 제품을 인수한다). 그런 맥락에서 애플이 가장 최근 진행한 2건의 대형 인수는 애플의 계획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플은 최근 스페이스(Spaces)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테마 파크용 VR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이들은 다수의 사람이 동일한 가상 객체를 볼 수 있는 VR 경험을 구축하고자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테마파크가 문을 닫으면서, 스페이스는 VR 영상 회의용 기술로 눈을 돌렸다. 이 기술은 가상 공간에 모인 회의 참석자들을 각각 아바타로 표현해주며, 참석자들이 실시간으로 말을 할 때 얼굴표정, 몸짓, 입 모양을 아바타가 대신 표현해준다. 

이 기술은 성능, 유연함, 자연스러움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아바타와 이야기하더라도 실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만큼이나 유쾌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3월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스라엘 회사 카메라이(Camerai)를 애플이 비밀리에 인수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밝혀졌다. 카메라이는 애플의 카메라 비전 팀으로 흡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이 기술은 이미 아이폰의 멀티-카메라 사진 기술을 현재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딥러닝 소프트웨어에 핵심 요소로 통합돼 있다.

또한 카메라이의 플랫폼은 AR 키트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스마트 글래스 착용자가 증강현실(AR)환경을 인지하는 걸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험
뉴스, 특허, 추론을 바탕으로 할 때 ‘바이오닉’ 가상 회의 경험은 아마도 아래와 같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AR 글래스는 아이폰과 무선 연결된 상태에서 정보를 처리하거나 인터넷 연결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라이다(LIDAR) 스캐너는 3D 환경을 스캔하기 때문에 가상의 객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또한 근거리의 객체나 배경 객체도 구분할 수 있다. 

애플 AR 글래스 착용자는 회의 시작을 앞둔 경우 알림을 받는다. 사용자가 글래스를 쓰면 최첨단 생체 인식을 통해 신원을 검증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이 회의에 참석해 해킹하는 건 불가능하다. 회의 참석자가 이모지 기반의 아바타로 표현되므로 영상으로 얼굴을 식별할 수 없는 회의에서 특히 중요한 기능이다. 

글래스는 아이폰과 무선으로 연결된 다음 인터넷에 연결된다. 이후 회의 참석자들은 만화 캐릭터처럼 보이게 된다. 글래스 착용자는 참석한 회의실 내부와, 주변의 이모지 홀로그램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스템에 의해 가상 테이블에 자리가 배정된다. 혹은 가상회의 공간 내부에 3D 구조물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회의 참석자의 착석 순서와 배치는 회의 참석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 만약 좌측으로 고개를 돌려 쟈넷을 보며 이야기한다면 쟈넷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참석자를 보고 이야기할 것이다. 각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으며, 이들의 목소리는 각자의 아바타 방향으로부터 나온다. 이모지 아바타는 입과 얼굴의 움직임, 몸짓 언어, 손 제스처와 실시간으로 연동될 것이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특허는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만드는 새로운 시야 추적 기능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회의 중에 말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곧장 마주보지 않는다. 소리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그 후 왼쪽이나 오른쪽을 보며 눈 접촉을 한다. 이처럼 시야 추적 기능은 ‘바이오닉’ 회의 참석자들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쳐다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야 추적 기능은 배터리를 그렇게 많이 소비하지도 않는다. 

특허들로 미루어 볼 때, 회의 주최자는 회의를 현지 관습이나 문화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좌석 배열을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또 모든 참석자에게 유니폼을 입힐 수도 있다. 

가상 회의 경험은 참석자가 어떤 하드웨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단지 애플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혹은 아이폰만 가진 이용자도 가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글래스 착용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이용하든지 간에) 다른 참석자를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의 첫 번째 글래스 제품은 AR 기능이 옵션으로 딸린 완전 몰입형 VR 시스템이 될 것이다 (내년 초 출시 예정). 좀 더 가벼우면서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AR 글래스는 첫 번째 제품 출시 후 최소한 1년이 지난 후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의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이 적절한 행보인 이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도시가 봉쇄된 가운데, 원격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줌 스타일의 화상 회의에서 피로감을 느꼈다. 

줌 피로(Zoom fatigue)는 실제로 있다. 간단히 말해자면, 줌의 화상회의 포맷은 회의 참석자가 부자연스럽게 배치된 데다가,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조차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른 참석자를 바라볼 때 아이컨택이 일어나지 않아 사람에게 은근히 스트레스를 준다. 또, 여러 사람들과 회의를 할 때 누군가와 직접 이야기를 하려면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는 점이다. 누가 누구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애플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하는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 회의는 여러 가상 회의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다른 제품과 시스템도 있다). 

개인의 배경은 보이지 않는다. 또 마이크 품질과 배치는 애플이 처리할 것이므로, 음향 품질은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할리우드 광장 포맷에서도 피로하지 않을 것이다. 회의실을 둘러보면 다른 아바타들이 화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볼 일이 없다. 

또한 사람 이름을 부를 필요도 없다. 그냥 현실 회의에서처럼 그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면 된다. 아바타와 아이컨택을 할 것이므로 심리적으로 한층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아바타를 이용하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완성하는 모든 안면 신호와 손 제스처를 전달할 수 있다. 자신이 영상 속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로.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 스타일의 회의는 원격 근무에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원격 회의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전체 실제 환경부터 컨퍼런스 내 미팅까지 볼 수 있는 미래의 AR 글래스를 통해, 당신은 다른 원격 근무자가 마치 당신과 함께 회의실 테이블에 앉아서 소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애플의 ‘바이오닉 가상 회의실’ 기술은 폭발적 인기를 얻을 것이고, 애플의 가상 및 증강현실 글래스의 응용 분야 중 순위권에 들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재미있고 유쾌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원격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 회의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dl-ciokorea@foundryco.com

Mike Elgan

Mike Elgan is a technology journalist, author, and podcaster who explores the intersection of advanced technologies and culture through his Computerworld column, Machine Society newsletter, Superintelligent podcast, and books.

He was the host of Tech News Today for the TWiT network and was chief editor for the technology publication Windows Magazine. His columns appeared in Cult of Android, Cult of Mac, Fast Company, Forbes, Datamation, eWeek and Baseline. His Future of Work newsletter for Computerworld won a 2023 AZBEE award.

Mike is a self-described digital nomad and is always traveling because he can. His book Gastronomad is a how-to book about living nomadic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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