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에어비앤비, 리프트(Lyft), 핸디(Handy) 등의 서비스는 기존 경제체제를 흔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들 서비스는 처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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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맨드 경제 효과에 대한 의견은 사람마다 다르다.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합의 이익을 박탈했던 찰스 디킨스 시대의 자유방임 자본주의라는 악몽과 다름 없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노동자가 업무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 문제를 해결해 준 노동자 중심의 유토피아가 도래했다고 반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온디맨드 경제는 이 두 극단적인 지점의 중간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기사는 “온디맨드 경제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정규직 노동의 기회를 새로이 제공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상황을 악화시키더라도 일부 문제를 호전시키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 발전, 더딘 경기 회복, 정체된 임금, 저가 의료보험, 기존 인프라의 접점에서 온디맨드 경제는 발아했고 번창할 수 있었다. 즉각적인 만족과 편의성의 시대에 시간의 압박에 놓인 소비자와 많은 실직자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학생, 은퇴자, 부모, 심지어는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조차 시간제로 고용하는 회사에서 부업을 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개인 승용차를 이용한 택시 서비스 회사인 우버(Uber)와 집 주인과 특색 있는 숙박 장소를 찾는 여행자들을 연결시켜주는 에어비앤비(Airbnb)다.
온디맨드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IT 및 경영 컨설팅 회사인 ESG(Enterprise Strategy Group)를 설립한 스티브 더플레시 수석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수요 공급에 충실한 간단한 경제다. 다시 말해, 잉여 시간과 기술, 역량, 지식, 재산을(최근에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 바쁜 소비자의 필요에 맞게 제공하는 경제라는 것이다.
더플레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노동자들이 아주 오랜 기간 이런 일을 해오고 있다. ‘즉석’ 경제의 시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했을 뿐이다. 비즈니스 분야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것을 새롭게 재해석해 새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온디맨드 경제에 참여하는 기업과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이익들이 있다.
기업의 이익
온디맨드(또는 임시, 계약, 프리랜스) 인력을 활용했을 때 가장 큰 수혜자는 기업이다.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수요 급증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유연하게 노동력을 사용하는 대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소규모 신생 창업 회사는 정규직 직원을 고용했을 때 의료보험, 휴가, 병가 등 각종 직원 특전에서 발생하는 경상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 때문에 점차 그 수가 증가하는 프리랜서와 계약직 직원을 활용하는 추세다.
더플레시는 “프리랜서를 활용하면 고정비를 낮출 수 있다. 사업을 할 때, 대기 상태의 인력에 비용을 지출하는 것만한 낭비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단기간 수요가 증가하거나 갑작스런 프로젝트로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할 때도 정직원을 장기 고용하는 것보다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더 낫다.
더플레시는 “프리랜서, 컨설턴트, 계약직 직원이 정규직 직원보다 더 우수한 전문가인 경우가 있다. 또 단기간에만 이런 인재가 필요할 수 있다. 이 경우, 인재를 ‘소유’하는 것보다 ‘임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신생 기술 회사들은 1099 경제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1099 경제란 케빈 루스(Kevin Roose)가 뉴욕 매거진 기사에서 독립 계약자의 IRS 소득세 신고 양식인 1099-MISC를 비유해 사용한 표현이다.
근로자의 이익
온디맨드 인력을 활용하는 가상 개인 비서 플랫폼인 팬시핸즈(FancyHands)의 CEO 조슈아 볼투치는 근로자들에게도 탄력적이면서 자율적인 프리랜서와 계약직 일자리가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팬시핸즈의 개인 비서들은 업무 방식과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이런 개인 비서가 수천 명에 달한다. 주부, 대학생, 은퇴자, 시간제 근로자가 개인 비서로 활동한다. 경력을 쌓고,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고 싶어하거나, 개인 비서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고 전했다.
2010년 설립된 팬시핸즈는 기업 서비스와 소비자 지향 서비스를 제공한다. 팬시핸즈는 현재 이 회사에 소속된 비서의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수천 명 정도가 일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팬시핸즈 비서 일자리가 주 수입원이라고 밝혔다.
시간제 일자리 리크루팅 서비스인 스낵어잡(Snagajob.com)의 CEO인 피터 해리슨은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가 의료보험 때문에 정규직을 고수했던 많은 사람들을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팬시핸즈는 가상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스낵어잡은 2010년부터 고객 센터, 레스토랑, 소매점, 숙박 관련 업체, 의료 관련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기반의 시간제 고용 시장의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서비스 수요가 폭증했다.
해리슨은 “시간제 고용 시장이 빠른 속도로 주류 고용 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탄력적인 근무와 시간 활용에 초점이 맞춰진 시장이다. 현재 사이트의 일자리가 50만 개에 달하며, 매일 1만 5,000개가 추가되고 있다. 연간 30%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제 일자리 증가의 문제
시간제 인력은 비용을 고민하는 기업과 일부 근로자들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동시에 문제의 소지도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품질 관리가 중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에 있는 마이클린(MyClean)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정규직 직원을 채용해 활용했을 때 고객 만족도가 더 높다”고 밝혔다. 우버의 경우에도 가격, 업무 형태, 운전자와 관련한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팬시핸즈 같은 회사들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전 심사를 강화하고, 기존 직원이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스낵어잡의 경우, 고객이 기존의 고용 방식을 활용해 구직자를 심사하고 검증하고 있다. 해리슨에 따르면, 스낵어잡은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시켜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플레시는 “단점은 명확하다. 회사에 소속된 직원들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 더 나은 일자리가 나타나면 기존 일자리를 포기한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없다. 이들의 마음을 살 순 없다. 이들은 회사가 아닌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간 인재가 필요하다면 ‘임대’보다는 ‘소유’가 낫다. ESG는 업무가 증가했을 때만 계약직과 프리랜서를 이용하지, 이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다. 품질이 중요한 사안에는 정규직 직원을 활용한다. 고객 만족도가 아주 중요할 때 중시해야 할 부분이다. 계약직 프리랜서보다는 정규직 직원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시간제 고용 시장의 회사들이 노동력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케빈 루스는 뉴욕 매거진의 기사에서 “IRS(미국 연방 국세청)은 20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회사가 서비스 공급자를 계약자 또는 정직원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판단을 내린다. 상당수 요소는 기업이 해당 직원에 행사하는 통제력의 정도와 관련이 있다. 회사가 일정을 규정해 할당하고 있는가? 해당 직원이 유니폼을 입어야 하나? 교육을 제공하나? 회사가 제공한 툴을 사용하는가? 이런 질문의 답이 ‘그렇다’라면 W-2 직원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 경우, 회사는 급여세를 납부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해 노동부의 관심을 환기시킨 소송들이 있었다. 법원은 이들 소송에서 근로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정규직 직원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정규직 직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다. 이런 문제에서는 사업체가 효율적으로 사업 활동을 펼치고, 노동자는 저임금에 착취당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규제와 감독이 아주 중요하다.
온디맨드 경제의 부상
온디맨스 경제는 경제 침체기 이후 기술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성장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과 신생 창업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근로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온디맨드 경제에서 적정 균형을 유지하는데 계속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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