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 존재하는 글로벌 IT 운영 조직의 대부분은 디지털 서비스 제공 성숙 면에서 볼 때 초기 단계에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전사적인 변혁에
아웃소싱 컨설팅 기업 에버레스트 그룹(Everest Group)의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오프쇼어(offshore)/니어쇼어(nearshore)단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력 가운데 캡티브 센터(captive center) 형태가 차지하는 비율은 25% 이하였다. 에버레스트 그룹의 활동 디렉터 아디트야 베르마는 이러한 형태의 산하 회사가 모기업의 디지털 변혁과 관련해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써드파티 공급자와 달리, 캡티브 센터는 기업 내부에 소속된 조직이다. 베르마는 “기업들의 글로벌 내부 조직에서 이뤄지는 자연적인 진화는 오늘날 기업들의 디지털 변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시너지 구조에 기반을 두고, 점차 자신들의 역할을 진화시켜 나가면서 디지털 세계를 한 층 더 융합적인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자체적인 혁신과 더불어, 캡티브 센터들은 혁신을 주도하는 내부 기능을 구축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문화적 토대를 마련하는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리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캡티브 센터들은 기업내 다른 분야들에 필요한 인재를 지원해주는 창고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에버레스트 그룹의 글로벌 소싱 활동 파트너 H. 카틱은 “‘본사’에 인재가 부족한 기업들은 오프쇼어 센터로 눈을 돌린다. 디지털화와 관련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본사지만, 그와 협력해 실제 솔루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캡티브 센터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모든 글로벌 기업의 내부 조직이 디지털 변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만큼의 역량을 갖춘 것은 아니다. 에버레스트 그룹은 캡티브 센터들의 디지털 성숙도를 평가하기 위한 자체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에버레스트 그룹의 프레임워크는 규모 및 채택 수준(디지털 서비스 내부에서 활동하는 전속 직원 수 등), 서비스 깊이 및 다양성, 디지털 인재 개발에 대한 집중 수준, 디지털 변혁 관련 주도권 및 관여도 수준, 디지털 벤더 생태계 내 협업 수준 등의 기준으로 캡티브 센터들의 디지털 성숙도를 평가한다.
베르마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의 평가 기준에 따르면 상당수의(80% 이상의) 캡티브 센터들이 ‘희망자(aspirant)’ 혹은 ‘추종자(follower)’ 단계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는 개념 검증을 만들고 실행 역량을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또 글로벌 내부 조직들은 모빌리티 앱을 테스트하는 등의 업무 서비스를 전달하는 소수의 디지털 부문을 지원한다. 여기에서 나아가 여러 디지털 관련 부서에 디지털 역량을 구축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기업 전방위로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가치 창출자(value creator)’ 단계의 캡티브 센터는 조사 대상 가운데 15%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거의 모든 부문을 포괄하는 서비스 규모와 깊이를 달성한, ‘진짜 혁신가(true innovator)’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이 소수의 혁신적인 글로벌 인-하우스 센터들은 자신들의 디지털 인력 모델(타 산업으로부터의 영입 구조 등)을 채택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협업 구조를 구성해 기업의 디지털 의제를 주도하는 등, 운영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벌여나가고 있었다.”
이 선도적인 캡티브 센터들을 크게 3가지 주요 분야에서 특징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변혁을 주도하고자 하는 조직이라면 참고 해볼만한 성공사례다.
1. 인재 관리
혁신가 수준의 캡티브 센터들은 그 업무 공간부터 혁신과 협업을 촉진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카틱은 “선도적 캡티브 센터들은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실험의 기회를 보장하며, 그들이 실패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일부 센터들은 아예 내부에 벤처캐피털 형식의 조직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수집하기도 한다. 상호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인재 관리와 관련해 모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는 것 역시 주목할만한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마는 “혁신가 수준의 캡티브 센터들은 기존 직원의 교육/재교육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며, 특수 내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문적인 디지털 역량을 훈련시키고, 교육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전개하고 타 산업에 종사하는 인재를 영입하는 데에도(디지털 에이전시로부터 소셜 미디어 전문가를 영입하는 식이다) 적극적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특별한 보수 체계와 독창적인 경력개발을 통해서도 전통적 서비스, 디지털 서비스 산업에 몸담아온 직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고성과자에게 성과급과 스톡 옵션을 지급함으로써 전문가들이 경력 개발에 좀더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장려하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2. 신생벤처와 제휴
선도적 캡티브 센터들은 기업 촉진(corporate accelerator) 프로그램 참여, 인턴십 프로그램 개발, 또는 보다 직접적인 상업적 관여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카틱은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인재를 얻는 수준을 넘어, 이제 기업들은 자사의 테크놀로지와 혁신을 촉진하는데, 그리고 혁신에 적극적인 기업이라는 브랜딩 효과를 얻는데 파트너십 관계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사무 공간이나 테크놀로지 등) 인프라를 지원하거나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아예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보다 새로운 창업 지원 방식들 역시 시도되고 있다. 신생벤처, 서비스 공급자들과의 이러한 제휴를 통해 캡티브 센터들은 인재 관리, 애질리티 개선, 시장 침투(GTM, Go-To-Market)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베르마는 소개했다.
3. IT업체들과 공조
캡티브 센터가 기업의 디지털 변혁에서 더 적극적이고 많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혼자만을 길을 걷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은 전문 IT업체들(예를 들어 로봇공학이나 인공지능(AI) 업체들) 및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 개발 역량을 갖춘)전통적 서비스 공급자들과 손잡고 좀더 수월하게 인재와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주요 은행들 산하의 오프쇼어 캡티브 센터들이 있는데 이들 역시 각지의 서비스 공급자들과의 협업으로 디지털 변혁을 주도할 디지털 인재들을 물색하고 있다. 또 IT업체와 협력해 민첩성을 높이고 GTM을 절감했다. 이밖에 다른 글로벌 내부 조직 역시 IT업체와 제휴를 맺고 여러 프로세스에 걸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를 구현해 민첩성을 높이고 운영 리스크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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