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2~3년 전부터 축소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스마트폰’ 때문이다.
우선 스마트폰이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면서 컴팩트 카메라와의 화질 차이가 줄어들었다. 휴대성 측면에서도 압도한다. 늘 휴대하는 스마트폰이기에 아무리 작은 컴팩트 카메라보다도 오히려 휴대성이 높다. 이 밖에 스마트폰 고유의 네트워크 연결성으로 인해 SNS나 클라우드에 연동하기에도 탁월하다.
이래저래 컴팩트 카메라로서는 입지가 좁아졌다. 전 세계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2007년 995만 대에서 2011년 800만 대 선으로 감소했고, 올해 700만 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화질과 기능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는 DSLR로, ▲화질과 휴대성을 찾는 소비자는 미러리스로, ▲편의성과 휴대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리모텍(www.exsio.co.kr)이 공급하는 ‘카시오 골프’(모델명 EX-FC200S)는 이렇듯 축소되어가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제품이다. 실구입가 50만원 대 후반으로 소니, 니콘, 삼성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1,60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보다 두 배 이상 비싸기까지 하다.
저물어가는 시장에서, 똑딱이 디카임에 불구하고 어지간한 DSLR급의 가격에 출시된 자신감은 어디에 연유하고 있을까?
-> 카시오 골프 사양 보기
슬로우 모션 & 스윙 분석
EX-FC200S의 최대 특징은 초고속 동영상 촬영, 즉 슬로우 모션 촬영 기능이다. 최대 초당 1,000 프레임, 실용적 수준(512X384 해상도)에서는 초당 240 프레임의 동영상을 촬영해낸다. 참고로 일반적인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는 초당 30 프레임, 고급형 모델의 경우 초당 60 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다.
30프레임으로 촬영된 일반 동영상도 느리게 재생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 화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프레임별로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초당 240 프레임으로 촬영된 동영상은 8배 느리게 재생해도 끊어지는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약간의 끊김을 감수한다면 16배 느린 속도로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http://www.youtube.com/embed/eaQvSqTJ3zc?rel=0
초당 240프레임으로 촬영
http://www.youtube.com/embed/bwDFeudcpuk
초당 240프레임으로 촬영한 영상을 두 배 느리게 재생하도록 편집한 결과(480fps 효과)다.
초당 1,000 프레임 촬영은 해상도가 224 X 64로 제한된다. 스윙 전체를 담기에는 무리인 해상도다. 또 정규 속도에 비해 30배나 느리게 재생되기 때문에 임팩트와 같이 아주 짧은 순간을 분석하기에 적합하다.
http://www.youtube.com/embed/2iNnu86Ness?rel=0
1,000fps로 촬영한 임팩트 순간
http://www.youtube.com/embed/Pdm5Rp1ziIE?rel=0
240fps 촬영은 1/240초 이상의 셔터 스피드를 요구한다. 적절한 광량이 확보되지 못하는 실내 환경에서는 어둡게 촬영되거나 노이즈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불가피하다.
EX-FC200S에 내장된 골프에 특화된 기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스윙 분석에 필요한 2가지 타입의 라인 표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샤프트 평면 궤도, 스윙 축 고정, 체중 이동 등을 직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각 라인은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틀에 맞춰 촬영하지 않아도 된다.
단 스윙 분석을 위한 이 가이드 라인들은 동영상 자체에는 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PC를 통해서는 볼 수 없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반면 카시오 골프의 HDMI 아웃 기능을 통해 TV와 연결해 영상을 볼 때는 이 가이드 라인들을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embed/tMTM9AyKP1k?rel=0
https://youtube.com/watch?v=jkpIbk-gj_0%3Frel%3D0
스윙분석에 도움을 주는 가이드 라인을 내장했다.
동영상 편집 기능 내장
동영상을 촬영해본 이들이라면, 촬영보다 편집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자막이나 트랜지션 등의 고급 기능을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 버리는 작업이 번거롭고 또 어렵다.
슬로우 모션 기능을 특화한 제품이라면 더욱 문제가 된다. 워낙 많은 프레임을 담기 때문에 용량도 문제가 되거니와 보는 이들이 쓸모 없는 부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이를 감안해 카시오 골프에는 간단한 동영상 편집 기능이 내장돼 있다. 정해진 지점의 앞부분, 혹은 뒷부분, 중간 부분을 잘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법도 쉽다. 동영상 재생 과정에서 원하는 지점을 선택해 ‘가위’ 모양의 버튼을 활용하면 끝이다. 앞, 중간, 뒷 부분 중 어디를 잘라낼지도 직관적으로 표시돼 있다.
동영상 편집 전문가들에게야 PC에서 간단히 해낼 수 있는 기초적인 작업이지만 대다수 아마추어에게는 그야말로 단비 같은 기능이다. 골퍼들의 평균 연령대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동영상 잘라내기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30 프레임 고속 연사
골퍼를 촬영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워낙 빠른 순간에 스윙이 종료되기 때문에 결정적인 임팩트 순간을 촬영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또 카메라의 셔터 소리로 인해 골퍼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골프 대회에서 갤러리의 카메라 휴대를 금지시키는 이유인 동시에, 전문 기자들이 임팩트 순간 이후에만 셔터를 누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카시오 골프에 내장된 30 프레임 고속 연사와 ‘패스트 연사’는 이러한 점에서 빛을 발한다 30 프레임 고속 연사는 최대 해상도로 초당 30 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촬영 후 저장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기는 하지만, 초당 30 프레임 촬영은 여타 카메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사양이다. 골프 스윙 뿐 아니라 아동, 스포츠, 애완 동물 촬영 등에서 유용하다.
http://www.youtube.com/embed/cVTqR3vYmIY?rel=0
초당 30프레임 연사
패스트 연사는 한발 더 나갔다. 셔터를 누르기 전의 영상을 촬영해내는 기능이다. 임팩트 이후에 셔터를 눌러도 다운스윙 및 임팩트 순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골퍼에게 셔터소리라는 방해물을 안기지 않고도 결정적인 순간을 찍을 수 있다. 사전에 미리 촬영될 시간에 대해서는 미리 설정해둘 수 있다.
셔터를 누르기 전 미리 촬영할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결정적인 순간 포착에 유용하다.
패스트 연사 기능으로 스윙 순간을 연속 촬영했다. 셔터를 누른 임팩트 순간 이전의 동작이 촬영돼있다.
빠른 기동 및 초점 속도와 휴대성
EX-FC200S가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 촬영에 특화돼 있다는 점은 ‘속도’에서도 드러난다. 회사에 따르면 기동 시간이 0.99초, 초점 잡는데 0.13초, 촬영 간격이 0.29초다. 카메라를 꺼내 촬영하기까지 1초 초반이면 충분한 것. 여타 카메라는 물론 어떠한 스마트폰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회사 측은 CPU 2개를 통해 촬영과 화상처리를 분담시킴으로서 이처럼 신속한 속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http://www.youtube.com/embed/M7nV_8uPpSQ?rel=0
EX-FC200S의 부팅속도. 최상급 기동시간을 갖추고 있다.
골프나 스포츠 외의 용도에서, 즉 범용 디지털 카메라로서 EX-FC200S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준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주요 사양을 살펴보면 1,600만 화소의 2/3인치 이면조사형 CMOS 센서, 7배 광학 줌, 100~3,200 상당의 ISO 감도, 28mm 광각 지원에 최대 렌즈 밝기 F3.0, 가로 10cm 크기에 176g의 무게, 센서 시프트 방식의 손떨림 보정 등이 있다. 딱히 부족할 것도 없지만 크게 두드러지는 강점들도 아니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좀더 개성이 뚜렷하다. 조리개, 감도, 셔터 속도와 같은 지식을 전혀 몰라도 촬영하기에 아무 지장없이 만들어놨다. 상단의 BS(Best Shot) 버튼만 해도 그렇다. 용도별로 분화시킨 45개의 설정값이 미리 등록돼 있다. ‘촛불로 인물’, ‘파티’, ‘가을단풍’, ‘불꽃놀이’ 등 아주 구체적인 상황이 적시돼 있다. 카메라를 켜고 원하는 모드를 선택해 셔터를 누르면 그만인 셈이다.
이 조차도 번거롭다면(사실 45개 중에서 고르기란 번거롭기도 하다) 상단의 ‘AUTO’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자동’과 ‘고급 자동’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고급 자동 모드에서는 화면을 분석해 적당한 모드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어떤 모드가 선택됐는지 표시해준다. 그러나 배터리가 조금 더 소모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BS 버튼을 통해 총 45개의 사전 설정 중 하나를 곧바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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