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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 Hamblen (Computerworld)

4년이 흘렀어도··· 갈길 먼 증강 현실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 소비자 용 증강 현실(AR, Augmented Reality) 앱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하지만 확산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파일럿이나 군인을 위한 AR 앱은 이미 수 년 전부터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여타 업무 관련 영역에서 이는 이제 막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로는 소방수들을 위한 앱이 있는데, 이는 헬멧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건물의 가스 배관 구조나 인명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공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뜨엉 응우웬은 “위치 기반 서비스는 3~4년 전부터 시장의 거대 흐름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AR이 주류로 편입하는 상황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이용되어오던 테크놀로지이고, 이제는 우리 각자의 주머니에 그것에 접근이 가능한 기기가 보급돼 있는데, 왜 AR이 대중 시장에 확산되지 못하는지 의문이다”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대중을 겨냥한 AR 시장은 아직도 움트는 단계에 불과해 가트너를 비롯한 시장조사기관들은 그 규모나 경제 가치를 명확히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응우웬은 “AR이 전달할 수 있는 가치는 무한하다. 사실 3년 전에도 그러했다. AR은 고객 선별이나 참여 유도를 가능케 할 강력한 도구다. AR의 유일한 문제는 그것의 가치가 발굴되지 않고 있다는 점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들려오는 것은 성공적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사례들 뿐이다. 잡지에서 한 광고를 보고는 ‘이것봐, AR 광고야’ 라고 친구들에게 말한다면, 누군가 휴대폰을 꺼내들어 광고에 가져다 대 볼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실행되거나 웹 사이트로 연결된다. 재미있는 시도다. 그런데 옆에서 다른 친구가 말한다. ‘응 신기하네, 그런데 나라면 집에 가 컴퓨터로 볼래, 스크린도 작고, 데이터도 들고, 이걸 굳이 해야 하는 이유가 뭐야?’ 독특한 장점이 없고, 그렇기에 반복 이용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흥미로운 소비자 AR 캠페인들도 존재하지만, 그것의 확산은 매우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고 응우웬은 진단했다. 그는 “많은 솔루션 공급자들이 형편없는 AR 캠페인을 개발하고 있고, 이는 AR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칸타르 월드패널 콤테크(Kantar WorldPanel Comtech)의 연구 수석 캐롤리나 밀라네시 역시 AR이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 동의하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앱 경험이 ‘껍데기 뿐인’ 경우가 많으며 사용 편의성도 낮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그녀는 AR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소비자와의 연관성을 높이고, 그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거론했다.

J. 골드 어소시에이츠(. Gold Associates)의 애널리트스 잭 골드는 “사실 AR은 잘 하기 어렵다. 작은 오류 하나가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활동이 바로 AR이다. 사소한 조정, 품질 문제도 금방 사용자의 눈에 띄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콘드 네스트 트레블러(Conde Nast Traveler )는 AR 앱을 최초로 도입한 선구자 중 하나다. 2013년 노키아는 루미아 1020를 출시하며 위치 기반 AR 기능을 업그레이드했고, 이를 이용해 콘드 네스트 트레블러는 세계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 네 곳을 소개하는 앱 가이드에 AR 기능을 추가한, 기초적인 형태의 AR 앱을 선보였다. 앱은 사용자가 루미아 스마트폰으로 도시의 길거리를 비추면, 화면에 나타난 건물 상단에 소재한 상점의 이름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최근의 보다 성공적인 AR 활용 사례로 응우웬은 지난해 선보인 이케아(Ikea)의 가구 카달로그를 이야기했다. 이케아의 AR 앱은 사용자들이 그들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집 안 공간을 비추고 거기에 이케아의 소파와 의자, 탁자를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달로그 앱 개발에 있어 이케아는 AR 공급자 메타이오(Metaio, 메이시스, 아우디, 맥도날드 등이 이들의 고객이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의 증강 현실 앱은, 소비자가 카달로그 내 한 아이템을 스마트폰으로 지정하면 그것이 사용자의 거실에 가상 배치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미지: 이케아 비디오의 한 장면)

휴대용 기기를 활용한 AR의 또 다른 사례로 북동부 지역 신문인 시코스트 미디어 그룹(SMG, Seacoast Media Group)이 있다. 이 신문사는 올 6월 SMG 샤인(SMG Shine)이라는 AR 앱을 안드로이드 및 iOS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SMG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콜린 스미스는 SMG 샤인은 앱이 SMG 실물 신문의 사진이나 헤드라인, 광고 등을 비추면 비디오 혹은 여타 콘텐츠가 실행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신문 지면에는 농구 선수가 점프하는 한 장면 밖에는 담을 수 없지만, AR 앱을 이용하면, 경기의 나머지 부분과 하이라이트까지도 관람이 가능하다. 광고의 측면에서는, 웹사이트 방문 등의 부차적 과정을 유도할 필요 없이 독자의 눈길을 끈 상품이나 서비스를 곧바로 그의 눈 앞에 ‘펼쳐보이는’ 것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광고 목적의 AR 앱에 거부감을 가진다. 그러나 ‘소비자 참여형 광고’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전달하지 않는 광고를 싫어하지만, 콘텐츠가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되는 플랫폼이라면 환영할 것이다”라고 설명을 이었다.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는 광고와 마케팅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스미스는 “디지털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오늘날의 핵심은 사용자 주도의 콘텐츠 마케팅이다. SMG 샤인은 광고주들이 아닌, 사용자를 위해 개발된 도구다. 물론 이 앱은 분명 광고주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인쇄 매체의 독자들이 신문에 실린 이야기들과 더욱 가까운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풍부한 경험이 우리의 목표다. 테크놀로지는 사용자들을 ‘낚는’ 것이 아닌 그들을 더 깊이 있는 경험으로 이끄는 수단이다”라고 강조했다.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AR 앱들은 구글 글래스 등의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애널리스트 롭 엔덜은 “AR 분야에서는 아직 대표적인 킬러 앱이라 할만한 것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동안은 다양한 실험들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골드는 “AR을 위한 본 무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현재의 스마트폰 테크놀로지 하에서 AR은 헤드셋이나 안경과 같은 부가적 도구일 뿐, 그 가치를 온전히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다. AR이 소비자 시장에서의 확산에 성공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