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분석, 디지털 전략 담당 임원들과의 협업이 CIO의 장기적인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셜, 모바일, 애널리틱스, 클라우드 기술이 많은 기업의 중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IDC는 이들 기술을 통틀어 ‘제3의 플랫폼(The Third Platform)’으로 지목하며 올해 기술 관련 예산에서 89%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업의 관심이 크다고 해서, IT가 이들 기술에 성패가 걸려있는 비즈니스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CMO, 최고 분석 책임자(CAO), 최고 데이터 책임자(CDO),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 최고 고객 책임자(CCO) 등 다른 C레벨 중역들이 이 기술 전략에서 CIO보다 먼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더 나아가, 회사가 디지털 전략을 추진할 사람을 채용하거나 전담할 분석 팀을 지정해도 이를 모르거나, CMO와 CAO, CDO 등이 IT를 ‘실행’이 아닌 ‘병목’ 부서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IT리더들은 ‘점심 약속’과 ‘커피 약속’에 더 큰 비중을 둬야만 한다. IT에서 ‘소프트 스킬’은 항상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IT가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중요한 전략에서 다른 현업 임원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습으로 부상했다.
다음은 사무실 밖으로 나가, 회사가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전략, 전반적인 디지털 전략에서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파악해야만 하는 3가지 근거다.
1. 생각보다 IT가 분석 작업에 덜 관여할 수도 있다
ID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빅 데이터와 분석이 회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IT 외부의 중앙 부서에서 애널리틱스 자원의 대부분을 관리하는 기업이 38%, 이 중앙 부서가 애널리틱스 전략을 주로 결정한다고 대답한 기업이 21%에 달했다. IDC는 또 최고 분석 책임자나 최고 데이터 책임자 자리를 만들어 이를 책임지도록 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분석에서 IT의 역할과 관련해 IT와 다른 비즈니스 부서 사이에 의견차이가 존재한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이렇게 전사적인 분석 전략을 가장 잘 수립할 수 있는 부서가 가장 효과적으로 분석을 활용하는 사용자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기대를 충족하거나 넘어서는 편익을 구현하는 사용자). CIO는 데이터 자문단(Data Advisory Board)이나 조정 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구성해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하고, 활동을 조율하는 등 전체론적인 방법을 장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 IT리더가 분석 활용을 촉진하고 장려하는 데 관여한다고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말했다.
즉, IT와 다른 현업 부서 간에는 분석에 대한 의견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IT부서는 현업 부서가 분석에서 더 큰 가치를 일궈내도록 만들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확보하도록 만들 역할을 해야 한다.
2. 마케팅 부서 예산에서 디지털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 부서는 적극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웹 사이트, 모바일 기기, 기타 다른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고객을 참여시키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트너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마케팅 예산은 지난 해 2자리 수의 증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인 2014년에도 10%가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마케팅 예산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25.5%와 28.5%였다.
액센츄어 인터랙티브(Accenture Interactive)는 ‘CMO와 CIO의 단절(CMO-CIO Disconnect)’이라는 보고서에서 그 이유를 “분석, 통합 마케팅 플랫폼, 멀티채널 딜리버리 시스템 등의 기술은 마케터들이 고객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통해 터득한 통찰력을 개인화된 경험, 상품 및 서비스, 판촉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 제목이 시사하듯, 액센츄어는 CMO와 CIO가 효과적으로 협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액센츄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협력 수준이 필요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응답한 마케팅 및 IT 임원들의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또 다른 의견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디지털 미래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은 CIO가 61%로 CMO의 49%보다 높았다. CMO들은 마케팅 부서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IT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CIO들은 마케팅 부서가 IT 표준에 대한 고려 없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많은 갈등과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 동시에 긍정적인 점도 있다. CMO들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관계를 구축해야 할 C레벨 중역들 가운데 두 번째로 CIO를 꼽았다. 첫 번째는 최고 영업 책임자(Chief Sales Officers)였다. 또 CMO와 CIO 모두 지난 몇 년 동안 자신들의 관계가 강화됐다는 데 동의했다. 액센츄어는 CIO와 CMO들이 이런 긍정적인 부분을 출발점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두 부서의 기능을 조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기술이 전체 고객 경험을 결정 또는 보강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CIO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믿거나 말거나, 커피 한 잔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시사경제지인 포브스(Forbes)의 CIO-CMO 관계에 대한 시리즈 기사에 따르면, 캐나다의 쇼핑 네트워크인 숍닷캐나다(Shop. CA)의 CIO는 “우리는 매주 함께 점심을 하고, 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전술적인 차원에서 논쟁하기 앞서 비즈니스 문제들을 폭넓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또 무스조 마운티니어링(Moosejaw Mountaineering)의 CIO는 “매주 회의를 갖고, 두 부서의 기능을 가까이 위치시키는 방법 등으로 ‘강제적으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기타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할 문제들로 고객 데이터 소유권, 비즈니스 목표, 프로세스의 중요성, ‘위험 관리 대 창의력, 빠른 행동’의 비교 평가를 예로 제시했다.
3. 기업들은 디지털 미래를 위한 계획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
지식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디지털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력 아래 놓여있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고 대답한 기업들은 74%에 달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포레스터는 디지털 전략은 대중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을 개발해 출시하고,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 이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니겔 펜윅은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와 외부의 디지털 자원을 연결하는 역동적인 가치 생태계의 일부로 기업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윅은 누군가는 C레벨 경영진들에게 디지털을 비즈니스 체계로 편입시키는 방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이 이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고 디지털 책임자가 이런 역할을 맡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CIO도 이런 역할에 잘 어울린다. 가트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CIO가 CDO 역할을 맡고 있는 회사는 18%였다. CIO와 CDO의 역할을 일부러 분리시켜놓은 회사들도 있었다.
가트너의 마크 맥도날드 부사장은 “CIO들은 자신이 CDO 역할을 할만한 (마케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지식, 튼튼한 관계, 전문적인 태도를 갖추고 있는지 솔직히 평가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스트앤영은 디지털 변화를 주도하고 싶은 CIO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 기술로 비즈니스 변화를 견인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는가?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 과감한 혁신가인가?
•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이를 뒷받침할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 비전을 이해시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가?
• 운영이나 인프라를 뛰어넘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 용기 있게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이 자신에게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면, 최고 디지털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할 좋은 자질을 갖춘 것이다. 또 가트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러 C레벨 경영진들 가운데 CEO들이 기업의 디지털 혁신 전략을 책임질 직책으로 CIO를 가장 많이 꼽았다(CMO, 다른 비즈니스 부문 리더, 최고 운영 책임자 등과 비교).
애널리틱스,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전략 등 무엇이 됐든, CIO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사무실 밖으로 나가, 다른 C레벨 경영진들과 담소를 나누며, 기술이 비즈니스를 견인할 방향과 방법에 대해 협력을 시작할 때다.
*Mary Brandel는 자유기고가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