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거의 매년 새 아이폰을 구매했던 필자는 3개월 전에 아이폰 14 프로에서 픽셀 8 프로로 바꿨다. 크로스 플랫폼을 선호했는데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 특히 아이메시지 문자 메시지 관련 제한이 너무 불편했다. 아이폰과 맥북, 애플 워치, 아이패드, 애플 TV의 매끄러운 통합을 포함한 iOS 경험은 만족스럽지만, 윈도우와 리눅스 PC에서는 그 경험이 빠르게 무너졌다.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낼 때마다 다른 기기로 전환해야 하는 사소한 성가심에서 시작된 불편함은 점차 애플의 통제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모바일 문자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물론 대부분 문자 대화를 왓츠앱이나 다른 문자 플랫폼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사는 필자는 여전히 SMS를 주요 문자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인, 가족과 내 휴대폰 번호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려면 결국 아이메시지를 버려야 했다. 이는 곧 아이폰을 버리는 것을 의미했다. 애플은 자사 기기에서 다른 앱으로 SMS를 주고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90일 동안 구글의 픽셀 8 프로에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서 알게 된 5가지를 정리했다.
안드로이드 혼돈의 시절은 지났다
필자는 2011년에 안드로이드 폰인 모토로라 드로이드(Motorola Droid)를 마지막으로 아이폰으로 바꾸었다. 당시만 해도 엉망진창인 안드로이드 혼돈의 대안이 iOS라고 생각했다. 아이폰은 터무니없이 비쌌고 배경 화면 외에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지만, 이런 점을 감수하면 어느 정도 완벽하게 작동했다.
그때 안드로이드를 떠난다는 것은 앱 생태계의 보안을 강화하고 모바일 OS를 더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대로 휴대폰을 구성하는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당시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는 버그와 보안 문제로 가득 차 있었고 기기마다 성능 문제가 많았다. 게다가 구글은 휴대폰을 벗어나면 생태계라고 할만한 제품이 별로 없었지만, 애플은 다양한 기기가 서로 원활하게 작동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2024년,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크게 발전했다. 크롬캐스트, 네스트 초인종과 카메라, 크롬북과 윈도우 PC 등이 모두 안드로이드 휴대폰과 원활하게 작동한다. 애플의 울타리 밖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구글이 만든 제품이 아니어도 PC와 다른 기기에서 데이터, 문자, 앱 경험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필자는 우분투 리눅스 PC, 윈도우 11 PC, 거의 사용하지 않는 크롬북, 심지어 맥북 프로의 브라우저에서도 구글 메시지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미적 감각과 UX의 세련미는 여전히 애플이 뛰어나지만, 안드로이드의 사용자 지정 기능은 iOS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구글 플레이는 수년에 걸쳐 안드로이드 앱 마켓플레이스를 상당히 안정화했으며, 이제 안드로이드 앱은 일반적으로 iOS 앱보다 더 위험하지 않다.
아이메시지 녹색 말풍선은 의미 없다
필자는 아이폰 사용자여서 왜 애플이 아닌 메시지가 애플의 표준인 파란색 말풍선이 아닌 녹색 말풍선으로 들어오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어떤 기기에서 문자를 보내는지 신경 쓰지 않았고, 수신 메시지의 절반이 다른 색상으로 표시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 구분의 반대편에 서 있는 지금, 모바일 사용자를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분류하려는 애플의 생각 자체가 매우 불쾌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하루 중 단 1초도 화면의 말풍선이 파란색인지 녹색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2008년부터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를 사용해 왔으며, 애플은 올해 iOS 18에 RCS를 도입해 이제야 따라잡고 있다. 분명한 점은 애플의 녹색 말풍선은 경쟁 기기의 열등성에 대한 사용자의 믿음을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브랜딩 전략일 뿐, 전혀 유용한 목적이 없으며, 사용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전히 중요한 기기 생태계
필자는 안드로이드로 전환한 이후 애플 워치의 유용성이 대부분 사라졌다. 아이폰을 사용할 때는 시간을 알려주고 운동을 추적하는 것 외에 하루 종일 메시지를 확인하고 캘린더와 동기화하고 날씨를 확인하는 데 주로 스마트워치에 사용했다. 하지만 오늘날 IT 환경에서는 휴대폰과 스마트워치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사용한다면 안드로이드 스마트워치가 필수다. 당연히 필자는 픽셀 폰을 받은 날 픽셀 워치를 구매했고, 두 제품은 아이폰과 애플 워치처럼 공생 관계로 작동한다.
휴대폰에서 TV로 동영상을 전송하는 것도 휴대폰을 바꾸면서 갑자기 신경 써야 했던 일상적인 습관이었다. 서드파티 앱 없이는 안드로이드에서 애플 TV 기기로 전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구글 크롬캐스트는 매우 저렴해서 애플 TV 한 대 가격도 안 되는 가격에 4대를 구매해 집 안의 모든 TV에 하나씩 추가했다. 이제 어느 TV로든 전송할 수 있고, 애플 TV 앱으로 크롬캐스트에서 애플에서 구매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묘하게 순환적인 경험입니다.
한 가정에서 플랫폼을 전환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필자는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전환했지만 나머지 가족은 그렇지 않았다. 결국 지금은 집안의 모든 스크린에 2개의 서로 다른 디지털 TV 기기가 연결돼 있고, 기본적으로 무엇을 사용할지에 대한 합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자 아들은 구글 UX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아내와 딸은 리모컨만 있으면 크롬캐스트를 종료하고 애플 TV를 켜는 경우가 많다.
당황스러운 안드로이드 오토
안드로이드로 전환하기로 했을 때만 해도 안드로이드 오토에 문제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필자의 차는 두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므로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애플 카플레이로 4년 동안 만족하며 운전했는데, 안드로이드 오토의 엉성하고 일관성 없는 경험은 짜증 날 때가 더 많았다.
카플레이의 경우, 애플의 엄격한 앱 동작 거버넌스 때문에 최소한 앱이 자동차의 내장 컨트롤과 잘 작동하도록 보장한다. 반면 구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면 필자의 앱의 절반이 아우디의 클릭 휠 컨트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앱으로 전환할 때 차량 센터 콘솔의 뒤로 버튼을 눌러 앱에서 다시 메인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종종 이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구글 어시스턴트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전화를 들고 다른 앱을 수동으로 선택하지 않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앱을 종료할 방법이 없다.
처음에는 이 문제가 서드파티 앱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필자 차에서는 구글 메시지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포럼을 검색한 결과 이런 문제는 자동차 제조사마다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가 형편없다는 것은 대부분 사용자가 동의했다.
구글의 뛰어난 인공지능
필자는 수년 동안 구글 홈 스피커와 애플 홈팟을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시리가 상당히 ‘멍청한’ 비서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최근 구글이 AI 기술에 박차를 가하면서 구글과 시리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책상에 있을 때나 부엌에 서 있을 때, 운전 중일 때나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도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반면 시리는 필요에 따라 정보를 요약해 주기보다는 아이폰으로 링크를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 픽셀 8 프로에 탑재된 제미나이 나노를 이용한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AI 경험은 아이폰의 시리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애플이 AI 부문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OS 복귀와 안드로이드 정착 사이
몇 달 전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처음 전환할 때는 흥미로운 실험이라고 생각했을 뿐 그 이상은 고민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기꺼이 다시 iOS로 돌아올 수 있지만, 어떤 결정을 하든 충분히 사용해 보고 싶었다. 필자는 여전히 아이폰 14 프로를 책상 위에 두고 iOS와 함께 작동하는 다른 제품을 테스트하는 데 가끔 사용한다. 원한다면 매일 운전할 때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필자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처음 기기를 바꾸게 된 동기는 아이메시지가 문자 메시지를 독점하는 방식에 대한 다소 사소한 짜증이었지만, 몇 달 써보니 전반적인 안드로이드 환경이 자유롭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분투 노트북을 들고 외출해도 브라우저에서 언제든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
구글의 훨씬 뛰어난 AI와 휴대폰의 아이콘과 위젯을 원하는 대로 배열할 수 있는 기능도 마찬가지다(이 기능은 iOS 18에 추가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필자는 코트 주머니에서 픽셀을 꺼내는 제 모습을 보고 잘난 척하는 아이폰을 가진 친구의 엉뚱한 시선을 ‘즐기기도’ 한다. 정리하면 필자는 전반적으로 안드로이드 전환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다시 iOS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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