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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클라우드 송환이라는 찻잔 속 폭풍

기술 업계가 클라우드 송환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한데, 필자의 글 역시 여기에 일부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바로 뉘앙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급격한 변화처럼 보이게 만든다.

가장 최근의 예가 바로 엣지 컴퓨팅이었다. 필자가 읽은 많은 기사가 “엣지로 향하는 변화”를 주장했지만, 오히려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기자, 고객, 학생 모두 엣지 컴퓨팅이 이제 가야 할 길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클라우드는 죽었느냐 물었다.

물론 애널리스트와 IT 미디어 혹은 관련 커뮤니티에에서 예상했던 극단적인 변화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업계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눈치채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IT 업계는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트렌드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으며, 빨라도 몇 년이 걸린다.

클라우드 송환은 그저 일어나는 일 

기업들이 줄줄이 클라우드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가? 예상치 못한 비용과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이런 이탈의 원인이라고 들었다. 현실의 경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종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조정, 즉 개선이지 혁명이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득권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클라우드’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왜 그렇지 않은지 설명하는 짧은 글을 쓸 뻔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심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다. 현재 클라우드 송환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많은 기업이 워크로드를 온프레미스로 다시 옮기고 있지만, 이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대부분 기대에 부응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송환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초기에 발생한 자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시트릭스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42%가 클라우드 워크로드의 절반 이상을 송환했다. 이는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민첩성, 확장성, 생성형 AI와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액세스라는 부인할 수 없는 이점에 힘입어 클라우드 도입은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 이런 클라우드 송환 현상은 클라우드가 성숙해졌다는 신호일 뿐이다. 기업은 클라우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똑똑하게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 보루는 우리의 상식

이 정도로 글을 마무리하고 필자의 목표를 달성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어리석음을 벗어버리기 전에 클라우드 송환에 대해 할 말이 더 있다.

전력망에서 벗어나 자급자족이 가능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설계가 방탄처럼 보인다. 태양열 패널과 풍차가 전력을 모으고, 대형 배터리는 집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잉여 전력을 저장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나 재실 시간 또는 재실자 수가 증가하면 전력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해결책은 배터리를 추가로 구입하거나 지역 전력회사에 집의 백업 전기 서비스를 전력망에 연결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생산한 초과 전력은 계정에 적립되고 소비된 전력은 차감된다. 여전히 대부분 지속 가능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집 및 사용량의 일부를 기존 전력망으로 송환하는 것이 경제적, 운영적으로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송환에도 동일한 개념이 적용된다. 기업은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일부 워크로드는 자체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업체 또는 매니지드 서비스 업체에서 실행하는 것이 더 유연하고 저렴하다.

또한 초기 대규모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우리가 상식을 너무 자주 간과했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이제 우리는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집약적인 워크로드, 엄격한 규정 준수 요구사항이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제어 및 보안 관리가 더 용이한 온프레미스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클라우드는 여전히 이상적인 플랫폼이다.

이분법적인 선택이 아니다

클라우드 송환과 클라우드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업무에 적합한 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클라우드와 자체 하드웨어를 혼합해 각 워크로드가 최적의 환경에서 실행되도록 신중하게 조율된 하이브리드 환경이 올바른 툴이 될 수 있다.

이 업계의 전문가로서 답답한 점은 많은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라면 무조건 회사 전체에 적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AI 도입 과정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지구상에서 우리 회사만 생성형 AI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기 바란다. 기술 분야에서 인식과 현실이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클라우드 송환이 클라우드의 지배력에 위협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는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다. 기업은 두 가지 장점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점점 더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으며, 더 미묘해지고 더 광범위한 IT 환경에 통합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좋은 일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