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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 Hae Jeong

IT리더에게 듣는다 | “인더스트리 4.0을 준비한다” LS글로벌 박희석 대표이사

기획
2016.04.256분

한국IDG의 미래 IT환경 준비 현황 조사에는 231명의 국내 기업 IT담당자들이 참여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CIO Korea>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에 관심은 많은 데 실제로 여기에 선뜻 투자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과연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날지 확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RP를 구축했지만, 얼마나 나아졌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검증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IoT를 우리 사업에 한 번 적용해보자’하는 아이디어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투자보다 우선해서 정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우리 사업이 어려워진다는 절박감은 없는 것 같습니다. 투자 이상으로 효과를 얻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LS글로벌 박희석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전무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LS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제조기업’이며, ‘인더스트리 4.0’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LS글로벌은 그룹내 IT 첨병 역할을 해야 하므로 먼저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수용하고 계열사들에 그러한 솔루션을 소개하고, 계열사들이 새로운 IT솔루션을 접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3년, 2014년에는 IT서비스 효과성과 효율성 개선에만 초점을 맞췄다.(2015년에 CMMI Level4 인증–애플리케이션 운영 부분) 그러다가 2015년 이후에 들어서면서 단순히 IT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더해 무언가 IT를 통한 업무 혁신과 새로운 IT트렌드를 그룹 계열사에 소개하고 주도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더 커지게 됐다. 현재 박 대표이사는 이러한 새로운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인더스트리 4.0 추진
한국IDG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와 미래 모두 중요할 것 같은 기술로 응답자 대다수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 등을 지목했다. 박 대표이사 역시 빅데이터를 꼽고, 그 이외에 ‘보안’을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IoT와 클라우드 모두 어떻게 사업에 적용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며 “그밖에 LS그룹이 주목하는 것이 있다면, ‘스마트팩토리’다”고 언급했다.

“LS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제조회사라서 스마트팩토리 인더스트리 4.0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려는 요구가 상당히 있습니다. 특히 계열사 가운데 일부 계열사는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 있으며, 이를 외부 기업들이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에도 결국은 빅데이터, IoT 등의 기술들이 접목돼야 합니다.”

그룹내 우수 사례의 경우 공장 자동화보다는 좀더 폭넓은 개념으로 공장 전체를 자동화하고 IT시스템의 지원으로 거의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장 인원을 효율화하면서도 생산성이나 품질은 몇 년 사이에 대폭 향상되는 결과를 얻고 있다. 그 결과 주문, 생산계획, 부품공급, 조립, 시험, 포장, 운반 등 모든 설비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생산성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박 대표이사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해 분명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계가 할 수 있는 조금 더 단순한 일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은 조금 더 창조적이고 부가가치가 있는 것을 더 찾아서 해야 한다”며 “그래야 전체적으로 시장의 파이도 더 커지고 가치도 창출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먼저, 가상화도 함께 진행
LS그룹 계열사는 몇 년 전부터 온프레미스로 운영하던 노후 서버를 교체할 때 클라우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각 계열사별로 특정 서버가 노화돼 교체해야 하는 시기에 될 수 있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만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나오고 있으니까 적절한 선에서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같이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데 어떤 것을 프라이빗으로 하고 어떤 것을 퍼블릭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있습니다.”

박 대표이사가 이처럼 클라우드에 관해 다양한 제공 모델을 고민했던 데에는 계열사의 비용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그룹들은 대부분 자체 IT서비스 자회사들이 있고, 이들에게 서비스를 받은 지도 오래됐으며, 자체 데이터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이 클라우드로 가는데 더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LS글로벌은 2005년 설립돼 다른 그룹 IT서비스 회사들보다는 비교적 역사가 짧다.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로 전환을 결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박 대표이사는 설명했다.

가상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PC 가상화의 경우 2개 계열사에서 도입했다. 박 대표이사에 따르면, 그룹 전체로 PC 가상화를 확대할 지도 고민 중이다. 그는 “보안 관점에서 볼 때 PC 가상화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할 IT분야가 많으니까 우선순위에 관해 그룹 전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버 가상화와 네트워크 가상화에 관해서는 아직 큰 움직임이 없다. 현재 LS글로벌이 고민하는 것 중 하는 데이터센터다. 박 대표이사는 “경제적 타당성, 보안 등을 검증해 보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지, 아니면 위탁해서 사용할지를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고 밝혔다.

그룹사 공동 프로젝트 ‘보안’
지난해 그룹내 각 사의 보안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안 진단 컨설팅 회사를 통해 점검한 결과, 미비점이 발견되었다. 박 대표이사는 “반드시 개인 정보만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도면이든 중요한 기밀이든 해킹될 수 있다”며 “올해 보안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그룹사 공동의 큰 프로젝트로 정했다”고 전했다.

“CISO를 두는 게 법적 의무사항으로 돼 있으므로 LS 그룹도 계열사별로 CISO를 임명했습니다. 그룹 전체 차원에 보안사무국을 중심으로 보안 정책을 수립하고 계열사 특성에 맞게 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이사는 그동안 ‘보안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이유에 관해 설명하며 지난해 그룹 전체가 보안 진단 컨설팅을 받은 것은 경각심을 유지하며 보안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한국IDG의 조사에 응한 231명의 기업 IT담당자 가운데 15.6%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중요한 엔터프라이즈 기술로 ‘보안’을 꼽았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빅데이터(25.5%), 클라우드 컴퓨팅(22.5%), 사물인터넷(19.5%)에 큰 관심을 나타냈으며 보안은 이 3가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룹사 경쟁력 강화, E-Workplace 구축
LS글로벌은 IT투자에서 우선순위를 정할 때 근본적으로 회사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박 대표이사는 “LS 그룹도 한국 내에서만 경쟁하는 게 아니고 글로벌 비중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IT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쟁력을 갖추는 데 IT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PI의 필요성을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LS글로벌이 추진했던 가장 큰 프로젝트는 그룹의 E-Workplace 구축이었다. 여기에는 포털, 이메일, 전자결제 등이 그룹 공통의 플랫폼으로 들어가 있으며 올 2월 초에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그룹 동질성 향상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한 가치 창출’이였다. 좀더 효율적으로 일하려고 하면 IT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메일이나 전자결제는 많이들 사용했던 것이었고 계열사별로 전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것을 모두 폐기하고 그룹 공통의 하나의 플랫폼으로 가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룹사간의 협업을 위해서입니다. ‘Community of Practice(CoP)’라는 사내 포털을 만들어 수시로 접속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제 부서 내, 부서 간, 심지어 다른 계열사 간에도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면 자료를 공유하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제 구축했으니 앞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제 과제입니다.”

E-Workplace는 회사별로 순차적으로 오픈했다. 마지막이 2월 말이었다. 박 대표이사는 “헬프데스크를 만들어 서비스 문의를 받고 있다”며 “오픈 초기에는 헬프데스크로 문의 전화가 쇄도했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용자들도 익숙해지고 시스템도 안정화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E-Workplace에는 전자메일이나 전자결제처럼 일상적인 업무에 관한 것도 있지만, 과거에 없던 새로운 기능들도 추가됐다. 박 대표이사는 “E-Workplace가 구성원인 ‘나’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시작으로 조직간, 업무간, 계열사간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LSpartnership의 실천의 장이고 이에 관해 추가된 대표적인 새로운 시스템 서비스이다”고 강조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