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웃소싱 고객들은 서비스 공급자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기 바란다. 그러나 계약 시점에 구식 협상 전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테네시 주립대학 녹스빌 캠퍼스(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케이트 비타섹은 <우리가 되는 방법: 높은 협력 관계를 위한 계약 협상하기(Getting to We: Negotiating Agreements for Highly Collaborative Relationship)>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녀는 IT 서비스 공급자와 한층 발전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면 협상 테이블부터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IO닷컴은 비타섹에게 더 협력적인 아웃소싱 관계가 필요한 이유, 전통적인 협상 전술이 효과가 없는 이유, 고객과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IT 아웃소싱 거래를 체결하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CIO닷컴: 몇 년 전 고객과 공급자가 모두 동등하게 서로의 성공에 전념해야 한다는 ‘베스티드(Vested)’ 아웃소싱 개념을 소개했다. 이후 아웃소싱 관계가 더 협력적으로 변했는가?
케이트 비타섹(Kate Vitasek): 최근 협력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등 협력적인 아웃소싱 관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믿는다. 최근 (로지스틱스 분야의 아웃소싱을 주 대상으로 한) 가트너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에는 현재의 10%보다 증가한 약 20%의 로지스틱스 아웃소싱에서 협력과 가치 기반 관계에 바탕을 둔 원칙들을 활용할 전망이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성장 곡선이다.
CIO 닷컴: IT 분야도 동등한 수준으로 성장을 할 것으로 보는가?
비타섹: 그 부분을 뒷받침할 확실한 데이터나 애널리스트의 전망 자료는 없다. 그러나 테네시 주립대학 베스티드 서티파이드 딜 아키텍트(Vested Certified Deal Architect) 프로그램의 온라인 과정과 교실 수업 과정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IT 분야와의 협력 프로젝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IO닷컴: 더 협력적인 IT 아웃소싱 거래 체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인가?
비타섹: 흥미로운 질문이다. 공급자 회의나 고객 포럼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또는 수업 중에 정확히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경험이 많다.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은 ‘신뢰’, 더 정확히 말하면 ‘신뢰 부족’이다.
슬픈 일이다. 공급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웃소싱을 하기 때문이다. 공급자를 교체할 필요가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공급자도 신뢰하지 못한다.
델과 델의 북미 지역 역물류(reverse logistic) 운영을 8년간 맡았던 젠코(GENCO) 사이에서 아웃소싱 ‘마찰음’이 발생했던 이유도 신뢰부족이었다. 두 회사는 중립 지역에서 전략 회의를 갖기로 결정했다. 신뢰 부족과 신뢰 부족을 초래한 원인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젠코의 역물류 담당 대표인 톰 페리는 “6월 회의 동안 신뢰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순간이 있었다. 나는 회의를 계속 진행하기 원치 않았다. 그러기에는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페리의 동료가 회의를 계속할 것을 설득했다. 페리는 동료가 자신을 설득한 것이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무언가를 깨달았다. 신뢰의 부재라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코 성과를 일궈낼 수 없다. 신뢰가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라고 그는 말했다.
UT(테네시 주립대학)의 베스트 팀은 기업들이 직면한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융화성(compatibility)과 신뢰도 평가법을 개발했다. 바이어와 공급자가 참여하는 익명 설문 조사로, 워크숍에서 설문 조사 결과를 공유한다. 이는 기업이 직면한 신뢰 문제의 정도와 불신을 초래하는 행동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신뢰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해온 기업일수록 거래를 성사시킬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인식 대 실제’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CIO닷컴: 최근 저술한 <우리가 되는 방법>은 협력 아웃소싱 계약 협상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서비스 공급자와 초기부터 협력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비타섹: 기업들이 ‘베스티드’ 계약을 체결할 때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 요소 중 하나가 있다. 바로 협상에 있어 과거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면 더 발전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협상에 있어서도 과거와 다른 원칙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협상에 관한 베스트 프랙티스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최후의 순간에 전략적인 ‘술수’를 이용해 공급자를 골탕 먹이는 베스트 프랙티스들이다.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속임수와 허세’ 같은 협상 전술을 사용했을 때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개념을 정립했다.
CIO닷컴: 전형적인 또는 전통적인 IT 아웃소싱 협상 전략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비타섹: 전형적인 또는 전통적인 IT 아웃소싱 협상 전략을 꼭 집어서 말하기는 힘들다. 협상 쌍방 또는 일방의 과거 경험, 당시의 시장 상황, 기업 문화, 협상 목표에 따라 거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아웃소싱 계약에 3가지 공통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첫째, 최저 가격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떠 넘기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고, 법률 용어로 구성된 계약들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비즈니스 니즈에 가장 잘 부합할 수 있는 한층 협력적이고 유연한 결과 및 투자 기반 소싱 비즈니스 모델보다 전통적인 거래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행위의 덫(activity trap)’으로 지칭한다. 행위의 비용을 놓고 협상을 하는 바람에 트랜잭션을 줄이고, 자동화를 구현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전반적인 TCO를 절감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창출할 수 있는 진짜 비즈니스 가치를 망각한다. 비즈니스 성과보다는 행위를 구매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큰 그림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특정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관계의 본질에 대해 협상을 해야만 한다.
CIO닷컴: 고객과 공급자가 협상을 다르게 접근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타섹: 더 나은 질문은 ‘그러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이다. 기업인들은 기본적으로 3가지 방식으로 가치를 판단한다. 대다수는 경쟁적인 호가를 통해 교환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급자에게 1달를 지불했을 때 받게 되는 서비스 단위 하나에 대한 시장 가격을 판단한다.
일부의 경우, 기업들은 자신의 힘과 레버리지를 이용해 80센트에 서비스 단위 하나를 받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두 경우 모두 진짜 가치를 창조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협력을 해야 1달러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효율성, 효과성, 시장 점유율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50센트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이다.
현재 경제적, 재무적 자원에 제약이 많다. 이런 상황일수록 적합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를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파트너이다. 이는 고수준의 전략적 관계 구축에 특히 중요하다.
불행히도, 그리고 너무나도 자주 거래 체결, 자신이 속한 기업에 최상인 거래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PPV(구매단가 편차)라는 조달 관련 매트릭스가 이를 입증하는 증거다. 이런 매트릭스는 바이어가 장기적인 가치 창조보다는 단기적인 가치 추출을 중시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가치 창조가 바이어와 공급자 모두에게 더 높은 ROI를 보장한다.
많은 기업들에 단기 기회주의적 문화가 팽배해 있다. 그리고 이를 나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사고 방식이 협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파괴적인 행동을 촉진하면서, 결국에는 상호 이해를 통한 가치 창조를 촉진하기보다는 가치를 파괴한다.
계약법이 장기간에 걸쳐 발전을 했지만, 기본적인 협상 방법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사람들은 유형의 결과를 중시하면서 관계가 배척된 독립적인(at an arm’s length) 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더 큰 힘을 가진 일방은 협력을 통해 위험을 경감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떠 넘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슬프게도 이들은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호 이익을 촉진하는 계약을 통해 서로 협력하면서, 투명하게 위험을 경감하는 것이 더 낫다.
CIO닷컴: 한층 협력적인 아웃소싱 계약을 협상할 때 가장 중요한 3가지 팁을 알려주기 바란다.
비타섹: 첫째, 신뢰와 투명성, 융화성에 바탕을 둔 ‘우리’라는 사고방식을 수용한다.
둘째, 협력적인 아웃소싱 계약이란, 특히 혁신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를 추구할 경우 노력과 전념이 필요한 프로세스라는 점을 인식한다. <우리가 되는 방법>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6가지 기본 사회 규범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호혜주의, 자율, 정직, 충실, 공평, 성실이 6가지 규범이다.
셋째, 협력적인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에 친숙하지 않다면 조언을 구해야 한다. UT는 사람들에게 이런 방법을 가르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는 모든 대기업들이 최소 한 명 이상의 공인 ‘베스티드 써티파이티드 딜 아키텍트’를 채용하고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협력적인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기법과 방법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CIO닷컴: 협력적인 아웃소싱이 과도해질 가능성도 있는가?
비타섹: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지나치게 협력을 중시해 결과를 간과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관찰한 사례는 없다. ‘협력을 위한 협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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