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뉴요커, 위어드 등의 잡지 매체를 소유한 미디어 기업인 콩데나스가 약 2 주 전 댈러웨어주 뉴워크에 위치한 자신들의 데이터센터의 운영을
콩데나스의 부사장 겸 CTO인 조 시몽은 “콩데나스의 테크놀로지 그룹의 임무는 기업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최고의 콘텐츠 제작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의 콘텐츠는 모든 장소에 저장돼 있다. 기자들이 어디서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유연한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더해 HR이나 재무, 영업 등 전통적 IT 기능을 관리하는 중요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라고 소개했다.
인쇄 매체에 의존도 여전하지만 점점 더 중요해지는 ‘디지털 환경’
많은 미디어 기업들과 달리 콩데나스의 디지털에 대한 관심은 인쇄 매체의 위력 약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콩데나스의 판매 실적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여기에 인쇄 매체는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몽은 “인쇄 매체의 종말이라는 명제는 우리 기업의 최고 임원들에겐 받아 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뉴스 매거진이 존재감을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문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의 경우에는 여전히 손에 쥘 수 있는 종이 매체에 대한 지지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디지털 환경에 대한 수요 증대 역시 시몽은 부정하지 않았다. 위어드(Wired) 매거진의 경우에는 창간 초기부터 높은 디지털 구독률을 보여왔고,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나 레딧(Reddit)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들 역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콩데나스는 태블릿용 웹진 뿐 아니라 영상 매체에 관해서도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시몽은 콩데나스 브랜드 매체들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과의 연계 역시 강조했다. 영화 <아르고>는 위어드에 실린 한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으며, <브로크백 마운틴>의 경우 뉴요커에 실린 기사와 이름부터 동일하다. 시몽은 자신들이 제작 콘텐츠를 활용한 2차 수익 구조 창출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운영 필요성에 대한 의문
시몽은 “디지털 환경과의 관계(제작에서 배포까지의 전 과정에 있어)가 더욱 긴밀해져 감에 따라 우리는 우리의 운영 과정을 재고하고 불필요한 과정들을 파악해가고 있다. 최근 우리가 고민하는 사항은 ‘데이터센터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라는 문제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러나 결국 답은 내려졌다. 우리 콩데나스는 데이터센터와 작별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의 전환 과정은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어렵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운영은 비즈니스 운영과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다는 것이 시몽의 설명이다. 그는 “내부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디지털 환경에서 진행해나가는 활동에 요구되는 신속함과 유연성을 적절히 보장해주지 못했다. 클라우드로의 이전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실패 비용의 절감은 큰 ‘매력’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이 콩데나스에 가져다 준 가장 큰 효과는 런어웨이 프로젝트(runaway project, 예산과 기한을 크게 초과하는 프로젝트)의 즉각적인 중단이 가능해지고 그에 따라 낭비가 발생하는 부분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시몽은 “진행 중인 작업 가운데 런어웨이 프로젝트가 있더라도 기존의 관례 때문에 그것을 중단하기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 직후 우리는 향후 5~7 년의 추가 기간 소요가 예상되지만 이후에도 완료를 확신할 수 없는 5~6 개의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 어떤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견된다면, 중단이 빠를수록 더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일방 통행이 아니다. 우리는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뒤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IT의 역할은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제시하고 주도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전 결정 이후 일련의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용할 클라우드는 각 서비스 공급자들의 역량과 기능성, 유연성, 비용 효율성을 재검토한 결과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선정했다.
콩데나스가 아마존과 오랜 기간 이어온 디지털 환경에서의 연대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로 AWS를 선정한 것과는 별개로 지속됐다. 아마존은 이들 기업이 애플 앱 스토어(Apple App Store)를 통해 구독 고객 정보를 통제하려는 애플과 겪었던 갈등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소비자 데이터 통제권은 전통적 인쇄 매체들에겐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이것은 콩데나스가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이후에는 웹 데이터 및 스마트폰 행동 양식 맵핑을 위한 자료로 활용됐다.
신속한 이전 계획=성공의 열쇠
시몽과 그의 팀이 AWS 환경으로의 이전하는데 예상한 기간은 3개월이었다.
시몽은 “AWS를 최종 공급자로 결정한 이후 모든 작업 계획과 실행에 소요한 기한은 3개월이다. 우리는 그간 ‘느슨한’ 기한이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끈다는 사실을 경험해왔다. 모든 것을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신중한 자세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모든 방향성이 명확한 상황에선 이런 명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느긋함에 익숙해진 관성은 오히려 변화를 방해할 뿐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전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되돌아갈 데이터센터가 마련돼 있었기에 더 적극적으로 이전 계획을 진행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3개월의 기간 동안 시몽의 팀은 500개 이상의 서버와 1페타바이트의 스토리지, 100개 이상의 데이터베이스 서버, 100개 이상의 스위치, 라우터, 방화벽, 그리고 핵심 앱들을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가상화라는 무기
물론 이런 과정이 가능했던 데에는 콩데나스만의 장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년 간 시몽의 팀은 기업 환경의 모든 요소를 가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클라우드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당시에는 이미 모든 것들이 이전 준비를 마친 상태였던 것이다.
시몽은 “실제 환경을 창조하는 과정은 시계 장치처럼 돌아갔다. 스크립팅은 수월했고, API를 사용하는 것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간단했다. 3년 전이었다면 지금처럼 신속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4월부터 시작된 이전 작업은 즉각 성과 개선의 효과를 보여줬다. 5월이 되어서는 모든 요소들이 정상적으로 동작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시몽은 말했다. 이후 기존 데이터센터 설비를 시장에 내놓았고, 6월이 지나기 전에 매각 역시 완료됐다.
물론 과정에 고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전이 끝나고 ‘많은 직원들의 해고’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시몽은 “우리의 경우 인력 감축 조치를 센터를 이전하기 전에 진행했다. 물론 기존의 데이터센터 관리 팀원들에게 이것의 정리까지 맡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열정을 다해 구축한 대상을 제 손으로 해체하도록 하는 짓은 그리 공정한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이전 이후 업무 성과는 30~40% 향상됐고 기업의 요구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시몽은 소개했다. 새로운 오퍼링에 대한 실험 역시 보다 자유로워졌다. 시몽은 “도전과 실패의 부담이 과거에 비해 훨씬 줄었다. 이제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해보는 데에는 수 백 달러면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시몽은 운영 비용 역시 40%대로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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