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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s Mearian
Senior Reporter

블록체인을 레거시 시스템과 통합하기··· ‘어떻게 그리고 언제’

블록체인은 기존 레거시 시스템에 묶이도록 고안된 미들웨어가 아니다. 그러나 ERP 시스템으로부터의 데이터 흐름을 자동화할 방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확인할 것이 있다. 진정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따져보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믿을 수 있는 분산 네트워크에서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기업에게 제시한다. 그러나 이 기술을 기존의 데이터베이스, ERP시스템, 고객/거래처에게 연결하기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럴 필요조차 없다. 

현재 실무에 쓰이는 블록체인은 많지 않지만, 이 분산 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은 2018년 가장 많이 거론된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그럴만한 이유도 분명 있다. 블록체인 시장은 2017년 7억 800만 달러에서 2024년 600억 달러로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 소재 컨설팅 회사 SPR의 신기술 총괄인 케빈 맥마헌은 시장의 과장된 소리에 현혹된 나머지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DLT 기술을 구현하는데 급급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등 전통 기술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작업에 굳이 DLT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며, DLT를 구현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거버넌스 룰에 동의할 수 있는 이용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마헌은 “기술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참여를 원하고, 상호간에 데이터 공유를 원하고, 필수 인프라를 유지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들의 공정이나 워크플로우 내에서 블록체인에 추가 데이터를 기입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DLT 기반 IBM 푸드 트러스트(IBM Food Trust)의 부사장인 브리지드 맥더머트는 식품 공급망 관리 시스템으로서의 블록체인은 2가지 중대한 비즈니스 니즈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즉 농산물의 원산지 및 상호 운용성을 위한 단일 표준에 대한 니즈이다. 

맥더머트는 블록체인을 1970년대 후반의 베타맥스와 VCR의 비디오테이프 포맷 경쟁에 비유했다. 베타맥스는 우월한 기술이었지만, VCR이 업계의 지지를 더 많이 받으면서 패배했다. 맥더머트는 “VCR이 콘텐츠를 구축했다. 블록체인도 매우 비슷하다. 사용할 곳이 없다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IBM은 농산물 공급망 관리 시스템인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 글로벌 화물 추적 시스템인 트레이드렌즈(TradeLens) 등의 개념 증명을 통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육성 중이다.

해운회사 머스크(Maersk)는 94곳의 거래처를 참여시키면서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시험 중이고, 월마트는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심지어 농산물 공급자에게 올해 9월까지 네트워크에 참여하라고 독촉하기까지 했다. 

월마트는 IBM의 블록체인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망고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매장 지점에서 나온 것인지, 어떤 패킹 업체를 거쳤는지, 어떤 냉장 저장 설비에서 유지되었는지, 어떤 유통 센터를 거쳤는지를 추적했다. 

맥더머트에 따르면 망고 화물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월마트 ERP시스템에서 직접 나왔기 때문에 2차적으로 기록을 생성하거나 화물 정보를 수동으로 재생성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월마트의 전통 공급망 추적 시스템의 경우 망고의 원산지를 추적하는데 3주가 걸렸지만, IBM의 푸드 트러스트 블록체인은 2초면 충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ERP시스템,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와 직접 통합되지 않는다. 대신 API, 그리고 GS1 같은 데이터 공유 표준을 이용해 (기계 가독형 바코드 프로토콜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음) 레거시 데이터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한다. 

예를 들어 IBM 푸드 트러스트는 GS1 표준을 통해 레거시 기술 투자를 활용함으로써 따로 수작업 입력 없이도 전자 원장 상에서 상이한 당사자간의 데이터 전송 및 입력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 

맥더머트는 “API를 통해 GS1 표준을 손쉽게 수집할 수 있는 파일 형태로 변환한다. 우리는 어떤 커넥터를 통해 레거시 시스템의 활용을 최적화할 것인지 생각했다. 즉 기존의 ERP 시스템과 블록체인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하는 기업도 있지만, 개념 자체는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SPR의 맥마헌에 따르면 블록체인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와 무관하게, 이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비용 및 작업의 대부분은 거래처의 네트워크 참여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사업 계약 및 거버넌스 규칙을 확정하는 것과 관계된다. 

블록체인 노드(서버)를 가설하든지,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SAP로부터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blockchain-as-a-service)을 구매하든지, 아마존 웹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클라우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 이외의 문제와 관련 특히 잠재적 네트워크 거래처가 데이터 누출를 우려할 수 있고, 네트워크 거버넌스 및 규칙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맥마헌은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이 별개이면서 서로 연결된 거래처 네트워크 안에 있는 회사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광역 공급망 내의 거래처들이다.  

반면 내부 IT, 생산성, 운영 상의 문제를 간소화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대다수 기업에게 값비싸고 시간 소모적인 선택지라고 맥마헌은 덧붙였다. 전통적 솔루션으로 더 적은 비용을 들여 할 수 있는데 굳이 블록체인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맥마헌은 “블록체인은 변경 불능의 확실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타당한 이용 사례는….. 공급망, 물류, 원산지 추적 등이다. 예컨대 상추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또는 거래 시점에 특정 자산의 이력이 어떠한지 등이다”면서 “그러나 이렇게 정확한 이용 사례는 드문 편이다”고 말했다. 

맥마헌은 “상당히 괜찮은 이용 사례를 가진 고객들과 개념 증명(PoC)을 해봤다. 그러나 성공 사례를 가진 이들의 대다수도, 처음의 대화에서 블록체인의 단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진정한 가치는 아래의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데이터 출처를 증명한다(즉, 한 개체가 불변 원장에 데이터를 기입하는 시점)
2. 거래 프로세스 로직을 네트워크 전체에 걸쳐 실행하며 스마트 계약을 가능하게 한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사 베넛은 분산 원장이 단체 작업이라는데 동의했다. 

베넛은 지난 7월 열린 포레스터의 신기술 및 혁신 컨퍼런스(New Tech & Innovation Conference)에서 “이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 관한 것이고, 공유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넛은 민간 및 공공 단체는 먼저 DLT가 처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무엇이고, 처리할 수 없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부터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 사례가 있을지 없을지 결정할 때, 기업은 먼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등 기존의 기술이 이미 대부분의 거래 업무 니즈를 처리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의 핵심 속성인 협업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베넛은 블록체인의 전개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점검 사항’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 다수의 당사자가 동일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동일한 저장소에서 쓰기 기능을 요구할 때
– 모든 당사자가 데이터가 정확하고 조작되지 않았다는 보증을 요구할 때
– 현행 시스템이 오류가 잦거나,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불안정하거나, 충돌 지점이 많을 때 
–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등 단일의 중앙 시스템을 배제할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 

또한 IBM은 회사가 블록체인의 속성을 이용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와 니즈에 맞춰 확장할 것인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규제적 위험, 인재 수급, 기술 지원 역시 고려해야 한다. 다른 기업 애플리케이션과 마찬가지로 전체 스택에 대한 적정 수준의 기술 지원이 필수적이다. 

멕마헌은 거래처 사이의 협업 기능을 가리키면서 “블록체인은 조금 더 나은 데이터베이스의 하나일 뿐이고, 이를 그러한 시각으로 보아도 무방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는 통합 기술이다”면서 “기존 시스템을 결합하거나 짜맞추는 미들웨어가 아니다. 이를 깨닫는다면 블록체인이 시스템에 깊이 결합되는 무언가가 아님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Lucas Mearian

With a career spanning more than two decades in journalism and technology research, Lucas Mearian is a seasoned writer, editor, and former IDC analyst with deep expertise in enterprise IT, infrastructure systems, and emerging technologies. Currently a senior writer at Computerworld covering AI, the future of work, healthcare IT and financial services IT, his 23-year tenure has included roles such as Senior Technology Editor and Data Storage Channel Editor, where he covered cutting-edge topics like blockchain, 3D printing, sustainable IT, and autonomous vehicles. He has appeared on several podcasts, including Foundry’s Today In Tech. He also served as a research manager at IDC, where he focused on software-defined infrastructure, compute, and storage within the Infrastructure Systems, Platforms, and Technologies group.

Before entering tech media, he served as Editor-in-Chief of the Waltham Daily News Tribune and as a senior reporter for the MetroWest Daily News. He’s won first place awards from the New England Press Association, the American Association of Business Publication Editors, and has been a finalist for several Jesse H. Neal Awards for outstanding business journalism. A former U.S. Marine Corps sergeant who served in reconnaissance, he brings a disciplined, analytical mindset to his work, along with outstanding writing, research, and public speaking sk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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