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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기술에서 벗어나기… 120년 역사의 남아공 기업 클로버그룹 사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유제품 기업인 클로버그룹의 CIO 촐로펠로 모이카는 기업이 노후화된 기술에서 벗어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그가 그룹

오늘날 기업에서 CIO는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최근에는 IT 관리를 넘어 비즈니스 가치를 실질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적 비즈니스 리더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

1898년 설립된 남아공 유제품 기업 클로버그룹(The Clover Group)의 CIO인 촐로펠로 모이카는 비즈니스에 도입된 기술을 실제 성과로 바꿔야 한다고 압박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클라우드다. 이미 클라우드로 전환한 기업도 있고 전환을 추진 중인 곳도 있지만, 그는 기업들이 여전히 클라우드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생각한다. 모이카는 “비즈니스는 어떤 식으로든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CIO의 입장에서 이는 불가피한 일처럼 보인다. 다만 특정 산업이나 특정 기업에 적합한 솔루션에 대한 이해와 비즈니스 이익을 제공하는 맞춤형 모델 개발의 여지는 여전히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할 때 화두 중 하나는 여전히 비용 문제다. 이는 CIO에게도 골칫거리다.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소비량을 기반으로 비용을 산출한다. 다시 말해 눈 깜짝할 새에 과다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모이카는 “클라우드는 비용 ‘억제’의 문제다. 모든 시설이 온프레미스였을 때는 CIO가 예산을 정할 수 있었고, CFO에게 1,000만 루피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하면 실제로 그만큼만 지출하면 됐다. 하지만 클라우드에서는 지출이 급증하는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다음날 CFO에게 가서 200만 루피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온프레미스를 고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으려면 CIO가 클라우드 사용량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거시 문제
모이카에 따르면 120년 이상 된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할 때는 레거시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수명이 다해 더는 지원되지 않는 장비를 운용하는 것은 안전 그물망 없이 외줄을 타는 것과 같으며, 시스템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가진 인재도 찾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모이카는 “우리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에서는 명성에 따른 불이익 있다. 기존 기술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시스템이 오래됐어도 작동은 잘되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손대려고 하지 않는다.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이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기존 기술을 업데이트하는 데 폐쇄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모이카는 모두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계속 말을 탄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모이카는 현재 진행 중인 데이터 관리 프로젝트가 클로버그룹의 핵심 IT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목표는 비즈니스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다. 현재 클로버그룹이 일부 사용 중인 IBM 네티자 마코(IBM Netezza Mako)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은 수명이 다해 더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이 시스템이 고장나면 우리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모이카는 큰 문제로 이어지기 전에 이를 해결하고자 적합한 제품과 파트너를 찾는 포괄 RFP 프로세스에 착수했다. 이 프로세스는 그의 팀이 필요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준을 가장 잘 충족하는 공급업체 후보를 선정하는 데 필수 과정이었다. 모이카는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제품이었다. 필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가? 이후 해당 제품을 제공할 만한 공급업체를 살펴보고 비즈니스 및 프로젝트에 적합한지 문의했다”라고 전했다.

프로젝트 요구 사항을 결정할 때 모이카의 팀은 시간을 들여 비즈니스 전반의 여러 부서와 대화하고 데이터 요구 사항을 알아보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새 솔루션이 기업 내 모든 부서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도 확인했다. 철저한 정보 수집은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솔루션으로 후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매우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솔루션이 기준을 충족하기만 한다면 바로 선택할 수 있었다. 업체 선정은 간단한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클로버그룹은 현지 파트너인 인텔리넥서스(Intellinexus)가 제공하는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을 선택했다. 솔루션 및 파트너를 선택한 뒤, 모이카의 팀은 마이그레이션을 ‘리프트 앤 시프트(lift and shift)’로 진행할지, 리프트 후 대대적인 수리를 거친 뒤 마이그레이션할지 결정해야 했다. 그의 팀은 단계적 접근으로 우선 전자를 선택했다. 추후 진행할 다음 단계에서 시스템 개선과 향상을 계획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그룹의 기존 시스템이 수명을 다한 만큼, 업그레이드 지연이 발생할 경우 위험 요소도 불필요하게 늘기 때문이었다. 모이카는 “정말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언제 시스템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했다. 1단계에서는 새 데이터 웨어하우스가 가동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여기에 연결해 일상적인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의 승인을 확보
클로버그룹이 프로젝트의 첫 단계를 완료하는 데는 약 11개월이 소요됐다. 모이카에 따르면 전체 기간의 4분의 1가량을 예산과 관련해 경영진을 설득하는 데 소요했다. 그는 “CIO는 때때로 놀랍고 원대한 계획을 세우지만, 예산이 부족해 실패할 때도 많다.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다. 예산을 보수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기술에 뒤처지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비즈니스가 IT 전략의 방향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모이카에 의하면 1년 전 입사 당시 그는 사용 가능한 도구와 기술을 조사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클로버그룹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고 지원도 없었다. 모이카는 “경영진에게 문제를 이해시키고 그룹이 가야 할 방향을 알리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솔루션을 도입할 즈음에는 경영진도 그룹이 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기에 따로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모이카는 수명이 다한 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이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 얼마나 심각한 일이 벌어질지 경영진이 이해할 수 있도록, 때로는 겁을 주는 전술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필요한 솔루션을 두고 제대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무언가를 하지 않을 때 발생할 잠재적 비용에 대해 CIO가 명확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변화를 통해 비즈니스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경영진에게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모이카는 전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