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히 CPU는 무척 복잡한 창작물이다. 극히 미세한 수준에서 동작한다. 더 이상 버그가 없다는 말은 칩 제조사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제조사들도 무언가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AMD는 자사의 서버 프로세서 제품군에 일부에 사소한 버그가 있다고 경고했다. 3년 전 출시된 ‘로마’라는 코드명의 에픽 7002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레딧 사용자가 처음 보고한 이 버그로 인해 로마 칩을 실행하는 서버가 1,044일 동안 중단 없이 가동될 경우 동작을 멈추게 된다. AMD는 현재 재부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버그는 C6 슬립 스테이트(Sleep State)로 알려졌다. 현대 CPU들은 유휴 상태일 때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저전력 모드로 전환되곤 한다. CPU에는 여러 가지 전원 모드가 있으며, 통칭해 ‘C-상태’ 또는 ‘C-모드’라고 불린다. 인텔 486 프로세서에서도 존재했던 기능이다.
이러한 C-상태 모드는 일반 CPU 작동 모드인 C0에서 시작한다. C 숫자가 높을수록 CPU가 절전 모드로 더 깊숙이 들어가며 더 많은 신호가 꺼진다. 절전 상태가 깊어질수록 CPU가 완전히 깨어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버그로 인해 CPU가 1,044일이 지나 C6에 들어가면 멈춰서 재부팅을 필요로 하게 된다. 해결 방법은 3년이 되기 전에 서버를 재부팅하거나 버그를 유발하는 절전 상태를 비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버그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CPU의 성능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3년 동안 중단 없는 가동 시간을 유지한 셈이기 때문이다. dl-ciokorea@foundryc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