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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hew Finnegan
Senior Reporter

산업용 메타버스에 승부 거는 제조 기업들··· ‘디지털 트윈, 가상현실’에 투자 중

많은 제조기업이 산업용 메타버스의 구성 요소가 될 다양한 기술에 투자하고 있지만, 완전히 상호 연결된 몰입형 환경이라는 최종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개념은 최근 몇 년 동안 주로 3D 인터넷의 발전을 설명하는 용도로 사용됐으며, 주로 엔터테인먼트에 사용되는 가상 환경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현실 세계의 사물과 프로세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복제해 결합하는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 장비의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조 기업은 생산 중단 없이 운영을 최적화하고, 직원과 외부 파트너의 협업을 개선하며, 일선 직원 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 3D 인터넷에 대한 소비자의 비전과 마찬가지로 산업용 메타버스 개념은 현재 진행형이다.

딜로이트와 전미제조업협회의 제조 리더십 위원회(Manufacturing Leadership Council)가 미국 제조 기업의 임원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의 모든 제조 기업(92%)이 이미 산업용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애널리틱스 같은 성숙한 기술과 디지털 트윈, 가상/증강 현실 디바이스 같은 첨단 툴이 포함된다.

딜로이트 미국 산업 제품 및 건설 담당 책임자인 폴 웰너는 “여러 조각을 함께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런 혼합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웰너는 이들 중 대부분은 파일럿 프로젝트이지만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실험을 넘어선 도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3D 모델링, 3D 스캐닝을 구현 및 통합한 기업은 33%에 달했다. 또한 29%는 실험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현재 3D 모델링의 주요 관심 분야는 제조 생산이다. 특히 실시간 모니터링 및 디지털 트윈(33% 구현, 24% 실험 중), 프로세스 시뮬레이션(30% 구현, 29% 실험 중), 가상 프로토타이핑(23%, 23%), 공장 시뮬레이션(20%, 26%)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다.

몰입형 교육 및 가상 공장 투어와 같은 인력 생태계, 공급망 관리 및 물류, 몰입형 고객 경험, 가상 유지보수 및 가상 애프터마켓 서비스와 같은 고객 대면 시스템도 중점 분야로 꼽혔다.

산업용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 설정하기

기반 기술의 보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정한 산업용 메타버스가 존재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메타버스의 선구자 역할을 하는 많은 기술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다. 예를 들어 CAD 소프트웨어는 수십 년 동안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과 AR/VR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술에서 이상적인 산업용 메타버스 개념과 관련해 아직 부족한 점은 더 높은 수준의 상호 연결성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포레스터의 정의 중 일부는 “…상호 운용 가능하고 상호 연결된 환경에 대한 몰입감 있는 경험”이며,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현재 사용 가능한 툴이 부족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포레스터의 부사장 겸 대표 애널리스트인 폴 밀러는 “아직 모든 산업용 메타버스 요소를 언제나 결합하는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거의 없다”라며,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두 가지를 결합하는 것은 아직 넓은 의미의 산업용 메타버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용하고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포레스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의 구성 요소는 “종종 독점적이고 사일로화되어 있으며 독립형”이다. 예를 들어, IoT 센서 데이터와 3D 모델링을 사용해 장비나 공장의 실시간 이미지를 제공하는 디지털 트윈은 실현 가능한 환경이지만, 여전히 몇 가지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밀러는 “오늘날 대부분 디지털 트윈은 여전히 자산과 공급업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제조업체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급한다는 것. 예를 들어 ABB 로봇과 함께 ABB 디지털 트윈이 판매되거나 지멘스 모터와 함께 지멘스 디지털 트윈을 구현할 수 있지만, 두 업체의 솔루션을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유형의 툴은 분명한 이점이 있지만, 여러 공급업체의 여러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은 결국 “다양한 구성 요소에 대한 100개의 디지털 트윈이 아니라 공장 또는 생산라인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하나의 디지털 트윈”을 원하게 된다. 공장 전체에 걸친 디지털 트윈과 같은 가장 진보된 기술조차도 단일 공급업체와 협력한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성숙한 표준이 없기 때문에 단일 공급업체 제품 포트폴리오를 넘어서는 것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보고서는 “오늘날의 산업용 메타버스 선구자들은 역사적으로 내부 사용례가 많았기 때문에 조직 경계를 넘어 협업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증 및 액세스 제어 기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표준 개발로 상호 운용성은 점점 향상될 것이다. 밀러는 “표준이 개선됨에 따라 이런 문제는 완화될 것이며, 따라서 복잡하고 복합적인 디지털 트윈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호 운용성이 개선되면 기업이 디지털 트윈과 같은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을 사용해 외부 파트너와 더 쉽게 협업할 수 있다. 밀러는 “산업용 메타버스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지는 않겠지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개방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컨소시엄이 더 유동적이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결해야 할 문제와 과제가 더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아직 이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의 설문조사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배치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의 51%가 비용 문제를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관련 기술 및 인재 부족(50%)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혔는데, 웰너는 일선 직원과 백오피스 IT 역할에 종사하는 직원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기존 플랫폼 및 시스템과 통합하는 것도 또 다른 걸림돌(45%)이다.

제조 기업들은 메타버스 관련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를 보호해야 하는 등 다양한 위험에 대해서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웰너는 “사이버 보안은 모든 기술 구현에서 큰 문제이다. 더 많이 연결될수록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더 많아진다. 사이버 악당에게 언제 공격을 받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격은 언젠가 받게 된다. 문제는 공격을 받은 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IT 부서가 사용하는 사이버 보안 전략을 OT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민감한 데이터의 유출은 잠재적인 사이버 위협 중 하나일 뿐이다. 물리적 물체와 기계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직원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장비를 손상시킬 수 있다. 웰너는 “이렇게 중요한 장비가 연결된 상태에서 외부에서 침입이 발생하면 데이터뿐만 아니라 시설에 물리적 손상을 입힐 수 있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적인 투자와 비즈니스 문제 해결

수많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몰입형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향후 5년 내에 산업용 메타버스가 높은 비율로 채택되어 R&D, 디자인, 혁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제품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상되는 이점으로는 공급망 성능 개선, 고객 경험 및 애프터마켓 서비스, 직원 생산성 및 인재 유지, 시장 출시 속도 및 제품 품질 개선 등이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비즈니스 경쟁력과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이런 이점을 추구하기 위해 딜로이트 설문조사 응답자의 3/4은 향후 1~3년 동안 메타버스 관련 투자 예산을 14%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생산 사용례가 주를 이룰 것이며, 고객 상호 작용과 공급망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밀러는 직원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광범위한 기술 트렌드에 집중하는 것보다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기술에 대한 논의보다는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논의로 전환하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IoT 센서를 사용해 자동으로 계량기 검침을 수행하거나 RPA를 통해 수동 데이터 입력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밀러는 “이 중 상당수는 사실 거창하고 모호한 첨단 기술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기술”이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계속 집중하는 것이다. 솔루션이 산업용 메타버스라고 불리든 아니든,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때때로 이름 짓는 것에 너무 매달리곤 한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Matthew Finnegan

Matthew Finnegan is an award-winning tech journalist who lives with his family in Sweden; he writes about Microsoft, collaboration and productivity software, AR/VR, and other enterprise IT topics for Computerworld. He joined Foundry (formerly IDG) in January 2013 and was initially based in London, where he worked as both an editor and senior reporter. In addition to his reporting work, he has also appeared on Foundry’s Today In Tech podcast as a tech authority and has been honored with journalism awards from the American Association of Business Publication Editors and from FOLIO’s Eddies. In his spare time he enjoys long-distance ru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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