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

Sharon Florentine
Senior Writer

IT 직원, ‘문화적 적합도’로 뽑아라

인력 채용에 있어 기업 문화에 어울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기술 역량을 확인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인력 유지, 노사간 소통, 충성도 측면에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경제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과정에 큰 숙제 중 하나는 인재를 찾는 것이다. 딜로이트가 최근 발표한 ‘2014년 글로벌 인적 자본 동향(Global Human Capital Trends 2014)’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역량(Skill)을 갖춘 인재들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또 나라마다 ‘분포도’에 큰 차이가 있다.

즉 기업들이 인재를 찾고, 역량을 개발하고, 전문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만 하는 처지다.

동시에 ‘인재 유지’가 ‘인재 유치’만큼이나 중요하다. 즉 인재를 찾아, 채용하고,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케어닷컴(Care.com)의 워크플레이스 솔루션(Workplace Solutions) 부문 크리스 뒤센 부사장은 기술과 경험보다는 문화적 적합도(cultural fit)와 발전 잠재력에 더 비중을 둬야 인재를 채용한 이후에도 유지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뒤센은 “기술이 아주 빨리 변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보유한 특정 기술보다는 기술과 경험, 가치를 기업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능력과 문화적 적합도가 더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습득할 수는 있지만, 문화를 가르치기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문화의 중요성
데이빗 로건, 존 킹, 할리 피셔가 공동 저술한 <종족 리더십(Tribal Leadership)>이라는 책은 직장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문화가 직장에서 더 많은 성과를 일궈내는 데 기여한다고 진단했다. 저자들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문화적 적합도를 강조하는 조직에서는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다른 직원들과의 협력 과정에 발생하는 ‘대인 갈등’이 줄어들고 이직 경향이 낮으며, 이로 인해 기업은 인재 유치 전쟁에서 큰 도움을 받고, 조직적인 학습이 더욱 용이해지고, 동료들이 서로 최신 기술을 가르치며, 직원들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개선된다.>

이들은 이런 직장의 직원들은 직장에서 활력이 넘치며, 즐겁게 일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직원 몰입과 만족, 장기적인 유지를 위해서는 직장 문화에 부합하는 인재를 찾는 것이 아주 중요할 수 있다.

직장 문화를 파악
리쿠르팅 사이트인 ERE넷(ERE.net)의 토드 라파엘 편집장은 “직장 문화란 회사와 직원들의 가치, 사명, 개성을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파엘은 “기술보다는 문화적 적합도를 중시한 채용을 해야 한다. 직원들이 향후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하며,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미래에 완전히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또 몸 담고 있는 시장과 산업을 감안해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계 회사에는 창의적이지만 ‘정신이 없는’ 인재가 필요 없을 수 있다. 반대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기술 회사라면 느긋하고 경쟁이 동기 부여 요소가 되지 않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문화적으로 잘 부합하는 사람을 찾아야 할까? 케어닷컴의 뒤센은 일부 기업들이 복장만으로도 이를 쉽게 구분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한 스노우보드 제조 업체는 구직자들에게 면접을 보러 올 때 양복을 입지 말라고 통보한다. 이렇게 말했는데도 양복을 입고 온 구직자에게는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복장을 가지고 문화적 적합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자동 영어 교정 툴을 개발해 판매하는 신생기업 그래머리닷컴(Grammarly.com)의 브래드 후버 CEO는 EAGER(Ethical, Adaptable, Gritty, Empathetic and Remarkable)를 기준으로 구직자가 기업 문화에 부합하는지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직장 문화를 ‘EAGER’라는 한 단어로 정립했다. 기술을 평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문화 적합도 평가에는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 특히 직장의 문화를 정확히 규정하지 않았을 때가 그렇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직장 문화 규정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EAGER라는 필터가 있기 때문에 채용 과정의 효율성이 증가했다. 훨씬 빨리 제대로 된 채용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업무에 EAGER를 적용
EAGER는 그래머리닷컴이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자질 전체를 반영하는 약어다. 경영진이 구인을 할지 여부를 직접 결정한다. 그리고 미래의 직원들이 맡을 역할과 함께 일할 사람들을 기준으로 채용팀을 구성한다.

EAGER의 첫 글자는 Ethical(윤리적)을 의미한다. 후버는 “팀이 윤리적이어야 서로를 신뢰할 수 있고, 많은 책임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글자는 Adaptable(적응성)을 의미한다. 발전과 성과 창출을 위해 변화를 수용하고,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후버는 “우리 회사의 직원들은 긍정적인 태도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잠재적인 문제를 찾고, 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이는 개인과 집단 모두에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G는 Gritty(투지)를 상징한다. 후버의 설명에 따르면, 열정과 끈기로 장기적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후버는 “필요할 때마다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스타트업 회사에 특히 중요한 자질이다. 기술 회사가 성장을 할 때, 팀이 사용자들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제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에 맞춰 채용과 온보딩 프로세스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우리는 직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기’와 ‘투지’를 발휘하기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 글자 E는 Empathetic(공감)을 상징한다. 이는 하나의 팀으로 더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자신과 같이 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후버는 이것이 ‘공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이를 중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이는 ‘이해(공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인 R은 Remarkable(비범함)이다. 후버는 비범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직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기 원한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들로부터 학습을 받아야 한다. 비범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겸손함’도 중요하다. 이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모르는 부분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줄 멘토나 ‘교사’를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력서만으로는 불충분
갤럽이 2013년 6월 미국의 직장인 1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자신의 일을 싫어하거나,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부실한 경영’과 ‘문화적 부적합’이었다.

리쿠르팅 및 네트워킹 사이트인 원 디그리(One Degree)를 공동 창업한 숀 스토린 CEO는 이 통계로 원 디그리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잘못된 채용을 막고, 문화와 사명, 가치를 기준으로 직원들을 채용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는 “직장 생활이 행복하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둔 사람들이 89%에 달한다. 과장된 통계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비율이 50%만 되더라도 ‘전염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또 이는 직원들은 물론 회사에도 좋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원 디그리는 문화와 가치, 사명을 가장 우선시 해 구직자와 구인 회사를 연결해준다고 강조하는 온라인 커리어 네트워크이다. 이 회사는 이력서를 받지 않는다. 또 직무 기술서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직자는 사이트에 가입해, 문화와 관련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그러면 관심사, 가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부합하는 회사와 직종을 찾아준다.

윈 디그리에 따르면 좋은 채용에는 3가지 요소가 있다. 구직자의 지식, 구직자의 생활 방식, 구직자의 희망 사항이다.

그는 “생활방식은 개인이 갖고 있는 가치, 이를 특정 조직에 부합시키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희망 사항은 구직자가 특정 업무 환경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말해둔다. 구직자들이 자주 접해본 질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채용에 관한 대화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디그리는 링크드인 등 기존의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검색, 네트워킹, 메시징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다. 문화적 특징을 식별해, 특정 산업, 기업, 역할과 일치시켜주는 알고리즘이다. 이는 판도라에서 사용되는 음악 발견 및 재생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과 유사한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스토린은 “연결 서비스에 정통한 다른 분야의 회사들을 조사했다. 예를 들어 판도라는 매트릭스와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준다. 분당 비트와 당김음 같은 매트릭스가 기준이다. 우리는 이런 알고리즘이 미래의 구인구직에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정 문화에 통합되는 방법에 관한 질문에 답을 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토린에 따르면, 원 디그리의 설문에서 수집한 정보는 구인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구직자는 사이트에 개제된 질문지를 5분 이내에 작성할 수 있다. 대다수 사용자가 4~5분 이내에 작성을 마친다. 전환율도 40%에 달한다.

스토린은 “많은 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향후 채용을 할 수 있는 인재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의 관심과 몰입도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 적합도를 중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채용 담당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시간과 자원이 부족해서 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리쿠르터들이 이력서에 특정 키워드가 들어 있는지 찾는다. 이러다 보니 채용이 잘못되고, 직원들이 불행해지고, 몰입을 못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반영하는 조직의 일부로 몰입을 할 수 있다면, 이들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에도 계속 그 조직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