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롭 엔덜은 수십 년 동안 IT업체와 함께 일했다. 여기 어떤 IT업체와 함께 가고 왜 그래야 하는지 그만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특정 회사에 대한 신뢰 여부는 우리 모두 직면하는 문제다. 케이블 회사나 무선 통신 사업자 중에는 규모가 더 작은 기업이 더 나은 사례가 종종 있다. 가짜 프로모션과 공허한 약속으로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큰 회사와 달리 고객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T-모바일(T-Mobile) 같은 회사가 이런 종류의 회사 중에는 고객을 실제 배려하는 유일한 대기업이 아닐까 싶다. 이들이 지속해서 성과를 일궈내면서 경쟁사들도 고객에 유리한 방향으로 느리게 변화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IT업체가 후속 프로젝트를 수행할 의지 없이 허점을 찌르기 위해 제시하는 약속과 기술에 매료되는 사례는 많다. 하지만 수익을 위한 전술이 아닌 고객 충성도를 중시해 자신을 평가하는 기업들도 있다.
필자는 수십 년 동안 IT업체를 지켜보고, 이들 중 상당수와 함께 일을 한 경력이 있다. 다음은 필자 업무에 중요한 IT업체를 선택하는 기준을 정리한 내용이다.
경영진을 본다
회사가 하는 일을 모르고, 이와 관련한 경력이 없는 사람이 CEO가 됐다. 야후가 바로 그랬다. 야후는 연이어 자격 없는 CEO를 선택했다. 이사회는 야후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CEO 자리를 채울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야후의 몰락은 말단 직원이 아닌 CEO의 잘못 때문이다. 성취 역량이 없는 일을 맡기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업 내부나 외부에서 기회주의자를 채용하는 것은 더 나쁘다. 이들은 자신의 보수를 위해 일한다. 부정행위를 하고, 회사 자산을 남용하며, 마치 왕족처럼 행동한다. 자신을 싫어하는 부하 직원들이 늘어나고, 그 결과 주변에 아부만 일삼는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며, 회사를 망가뜨리고, 모든 잠재력을 없애 버린다.
회사를 돌보는 CEO, 직원들을 배려하는 CEO, 좋은 리더의 덕목인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는 CEO를 찾아야 한다. 내부 인물일 수도 외부 인물일 수도 있다. 부하 직원들의 안정성, 충성도가 이를 알려줄 것이다. 이들은 또 고객에게도 충성한다.
평가 척도
수익을 유일한 평가의 잣대로 삼는 기업들이 많이 증가했다. 단기 수익이 아닌 은퇴를 대비해 투자하는 사례가 많은 개인 투자자 대신 헤지펀드와 ‘행동주의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빚어진 안타까운 결과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선택권이 있다면, 공개(상장) 회사 대신 개인(비상장)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됐다. ‘허튼소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고, 고객 만족과 (고객을 희생양으로 삼는) 주가 상승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고객 충성도와 고객 만족도를 중시하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불필요한 것, 스스로 일으킨 문제 해결에 대가를 지불하도록 유도하는 기발한 방법 대신 고객을 계속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중시하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약속 실천
고객을 가족처럼 대우하는 회사가 최고의 회사다. 이들은 고객을 되찾는 비용이 고객을 처음 유치하는 비용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 장기적인 성공을 일궈내는 유일한 방법은 고객을 계속 만족하게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1차 접점이 되는 영업 인력이 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관계를 추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영업직 인력의 이탈이 많지 않은 회사를 찾아야 한다.
고객이 의지하는 영업직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약속을 지킬 수 없다. 약속을 지킬 직원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즉 계약 성사만큼 약속 이행을 중시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선심을 써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했으니, (설령 고객이 솔루션 구축에 애를 먹고 있어도) 계약이 끝나면 ‘내 알 바 아니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기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광고에 많이 의지해 돈을 벌고, 손해가 날 정도로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 것을 선심 쓴 행동으로 여기는 기업에서 이런 사례가 많다. 당장은 어느 정도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유지관리에 더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다 관계를 재산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직원을 배려해야 고객도 배려
정리해고가 드문 회사가 있는가 하면, 그것이 일상이 된 회사도 있다. 포스드 랭킹(직원 성과를 등급으로 책정해 해고에 반영하는 방법) 같은 방법은 회사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파괴하고, 직원들이 서로를 등지게 만든다는 점을 알고 있는 회사, 직원을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간주하는 회사가 있다. 고개의 필요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은 직원들이다. ‘혹사’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고객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길 수밖에 없다.
당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직원들을 대우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더 나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머리 좋은’ 관리자와 경영진은 성공한 기업을 흉내 내는 경향이 있다.
현명한 선택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가격을 매우 중시해 선택한다. 불행히도 ‘싼 게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실제 더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선택을 하기 전에 후보 기업의 ‘심장’을 들여다봐야 한다. CEO가 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근면 성실한 임원인가? 아니면 가짜 충성심만 존재하나? 임원들이 안정적이고 충성스러운가? 아니면 이직이 잦아 믿을 수 없나? 직원들이 고객을 돌볼 수 있는가? 아니면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데만 급급한가?
이것들은 IT업체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질문들이다. 또 다른 골칫거리가 아니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고객을 찾아야 한다. 이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관행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의 골칫거리와 후회를 줄여줄 것이다.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그는 포레스터리서치와기가인포메이션그룹(Giga Information Group)의 선임 연구원이었으며 그전에는 IBM에서 내부 감사, 경쟁력 분석, 마케팅, 재무, 보안 등의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