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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ㅣ이제야 ‘생성형 AI’ 전쟁 참전한 애플,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

뉴스
2023.07.243분

애플이 챗GPT나 구글 바드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자체 생성형 AI 도구를 만들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지난 수요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애플의 디즈니 인수 계획도 보도한 바 있음)는 애플이 LLM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내부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Ajax’라는 이 모델은 내부적으로 ‘애플 GPT(Apple GPT)’라고 하는 챗봇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사용됐다.
• 구글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해당 챗봇 서비스에는 인기 있는 LLM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즉,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고 텍스트를 요약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 현재 버전은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실행되며, 제품 프로토타이핑을 위해 내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규모 엔지니어링 그룹이 이 챗봇 앱을 지난해 말 실험용으로 만들었다”라며, “현재 고객 서비스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출시 계획 없음’

애플 경영진은 아직 생성형 AI를 시장에 내놓을 명확한 계획이 없지만,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예상된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출시됐던 제품이라 할 만한 생성형 AI는 챗GPT에 힘입어 2023년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혁신적인 기술에는 결함이 있고, 전 세계 정부가 이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검토하기 시작한 한편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이 기술을 활용하는 도구를 구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빙/오픈AI를, 구글은 바드를, 메타와 퀄컴은 Llama 2를 개발했다. 어도비도 크리에이티브 제품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물론 애플도 모든 제품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 생성형 AI를 둘러싼 전쟁에서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이 기술 사용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애플이 매우 신중하게 더 많은 제품에 AI를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2024년 AI와 관련된 중요한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트로이 전쟁

이제 흥미로운 이름을 살펴보자. 시리가 알려줬을 수도 있겠지만, Ajax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다. Ajax는 강하고, 용맹하며, 매우 영리한 것으로 묘사됐다. 이 이름을 선택한 것은 애플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뒤늦게 참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애플은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지원하기 위해 수집한 검색 데이터다. 아울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애플이 최종적으로 배포할 모든 LLM 기술이 개인의 모든 기기 내 정보와 함께, 모든 기기 내부에 있는 머신 인텔리전스 기반 ‘뉴럴 엔진(Neural Engine)’에 액세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즉, 애플의 LLM은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액세스해 정확하고 관련성 높은 응답을 생성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를 기기 밖으로 유출하거나 애플과 공유하지 않고도 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어떤 작업을 할 때 이 기술이 필요한지 파악한 다음, 관련 프레임워크를 만들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사진의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편집을 떠올릴 수 있다.  

기업에도 도움이 될까?

개인정보보호는 소비자 시장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중요하다.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애플, 삼성 등은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챗GPT 또는 깃허브 코파일럿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기업 IT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애플이 강력한 결과를 전달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내장한 LLM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애플은 기업 직원들이 쓸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애플이 파티에 늦은 것처럼 보이지만, 늦더라도 다른 곳보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 것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애플의 행보를 낙관한다. 이런 낙관론은 많은 투자자에게도 빠르게 반영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다음 아이폰이 10월까지 출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애플의 목표 주가를 190달러에서 2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애플의 목표 주가를 주당 20달러에서 220달러로 올렸다.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주당 197.32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주당 193달러까지 하락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