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갤럭시 Z 플립5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이번 제품은 최근 플립형 스마트폰으로 재기를 노리는 모토로라의 직접적인 반격으로 볼 수 있다.
6월 출시된 모토로라의 레이저 플러스+(Razr +, 또는 레이저 40 울트라, 시장에 따라 제품명이 다름)는 넓은 외부 화면이 인상적인 제품이다.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모토로라는 이 제품으로 드디어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모토로라의 플립형 스마트폰은 접었을 때 전면에는 카메라 렌즈 2개가 아래쪽에 있으며 스마트폰 외부 전체를 차지하는 큰 패널이 있다. 약간 찌그러지긴 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고 전체 앱을 실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모토로라는 대형 화면을 배치하면서 삼성의 기세를 조금 꺾어보려고 했지만, 필자가 두 스마트폰을 모두 사용해 본 결과, 한국의 삼성이 크게 결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8월 11일 판매될 Z 플립5의 경우 1,049파운드(한국의 경우 139만 9,200원(256GB) 또는 152만 200원(512GB)으로 책정)로 판매되는데 레이저(999달러)와 가격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
물론 레이저의 3.6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는 기술적으로 Z 플립5의 3.4인치 패널보다 조금 더 크며 120Hz 재생률도 나쁘지 않다. 사양 수치로는 모토로라가 우세하지만 사양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삼성의 확대된 커버 디스플레이(공식적으로 ‘플렉스 윈도우(Flex Window)’로 불리지만, 나는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다)는 세련미가 돋보인다.
레이저의 경우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약간 비실용적인 카메라 아래까지 꽉 차 있는 디스플레이가 존재한다. 반면 Z 플립5는 여분의 공간이 좀 있지만 카메라 위에서 디스플레이가 끝나면서 매력적인 곡선으로 마무리했다.
즉, Z 플립5는 레이저와 달리 카메라가 디스플레이의 일부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삼성 스마트폰은 화면이 힌지와 더 가깝기 때문에 가리는 부분 없이 실제 패널 사이즈와 거의 동일한 큰 화면을 경험할 수 있다.
앱은 어떨까요? 모토로라는 외부 화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앱을 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앱은 작은 외부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잘 어울릴 수 있지만, 어떤 앱은 쓸모없을 정도로 화면이 너무 작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외부 디스플레이에서 설치하기 좋은 앱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삼성의 접근 방식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외부 디스플레이에서 사용자는 앱을 실행할 수 있지만 삼성이 허용하는 앱만 가능하다. 현재는 왓츠앱이나 유튜브를 설치할 수 있게 허용했으며 곧 스포티파이와 디즈니플러스(Disney+)가 지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전히 선택의 폭은 상당히 좁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선택지가 훨씬 적다.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운동 추적 앱인 ‘스트롱(Strong)’같이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앱은 공식 지원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적어도 앱을 열어서 작동하는지 일일이 알아내야 하는 수고를 사용자 입장에서 피할 수 있다.
삼성은 앱 개발자들과 함께 협력하여 화면에 맞게 앱 인터페이스를 조정하여 지원 앱이 Z 플립5만의 고유한 종횡비에 최적화되도록 했다.
물론 이런 최적화가 엄청난 혜택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다음 이미지와 같이 구글 맵이 Z 플립5에서 최적화된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을 살펴보면, Z 플립5 사용자는 분명 더 나은 UI를 경험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어떤 앱 접근 방식이 더 나은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모토로라의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태도가 많은 팬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나는 점점 더 삼성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아마 처음에는 이러한 큰 디스플레이에 대한 내 미심쩍은 태도 때문일 것이다. 폰을 닫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모든 앱이 그대로인 경우 큰 화면의 효과가 약간 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의 신중한 큐레이션 덕에 Z 플립5에선 모토로라에서 보이는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없다. 높은 가격의 휴대폰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셈이다.
기타 하드웨어도 개선되었다. 개선된 힌지로 인해 Z 플립5는 마침내 완전히 평평하게 닫히며, 더 얇아지고 필요한 견고함이 추가되었다.
레이저도 마찬가지로 평평하게 완전히 열리지만, 반대로 175도 정도에서 멈춘다. 삼성의 힌지는 모든 각도에서 잘 열리지만, 필자가 보기에 부분적으로 열린 경우 약간 흔들림이 있어 걱정스럽다.
여기에 삼성은 더 빠른 칩셋을 넣었다. 갤럭시 전용 버전인 스냅드래곤 8 젠2를 사용했기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칩셋이다. 배터리와 카메라 수준은 이전 모델과 거의 차이 없을 수준으로 그대로 두었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된다.
최소한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했기에 새로 나온 Z 폴드5, 갤럭치 와치 6, 그리고 탭S9는 평소보다 조금 덜 흥미롭다. 그런 면에서 플립5의 성공이 더욱 중요하다.
삼성에게 이렇다할 경쟁사가 없는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포의 경우 플립형 스마트폰인 파인드 N2(OPPO Find N2)으로 삼성의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영국과 유럽에서 일부 판매를 올리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게다가 오포의 최신 폰은 5개월 전에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3.26인치 커버 스크린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작은 크기가 되었다. 거기다 오포 제품은 플립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저 저렴한 선택지로 밀려났다. 그리고 화웨이의 P50 포켓(P50 Pocket) 또는 비보(Vivo)가 아시아 전용으로 출시한 X 플립(X Flip) 이외에는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없는 셈이다.
삼성은 모토로라와 의미 있는 경쟁 관계에 있으며, Z 플립5는 그 경쟁에 따라 뒤처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분간 최고의 플립형 스마트폰으로 이름이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시선이 Z 플립5에 집중되었다. 그렇게 삼성은 플립형 스마트폰의 왕좌를 되찾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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