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Software Defined Network)의 도래로 네트워크 관리자의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들이 있어왔다.
일각에서는 서버, 혹은 이미 서버 가상화를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 관리자가 네트워크 가상화를 담당하게 되면서 네트워크 관리자라는 역할 자체가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암울하게 전망한다.
또는 SDN 애플리케이션의 네트워크 자원 사용량이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네트워크 관리자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예측들이 꼭 맞으리란 법은 없다.
오히려 SDN/데브옵스스(DevOps)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툴과 역량을 통해 네트워크 관리, 통제 방향을 새롭게 모색함으로써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또 새로운 SDN/데브옵스 환경과 기존의 레거시 네트워크(legacy network)를 통합하는 데 있어 네트워크 관리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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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결국에는 SDN이 전통적인 네트워크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SDN, 하이브리드 및 레거시 네트워크, 그리고 이들이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는 적어도 십수 년은 공존할 전망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안드레 킨드니스는 “네트워크 관리자의 업무도 변화할 것이고, 일부 업무는 아예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인프라스트럭처 및 오퍼레이션 기관들에서는 여전히 네트워크 관리자를 필요로 할 것이다. 설령 100% SDN인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 기업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SDN 솔루션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WAN 서비스 등 관련 기술의 조합으로 구성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 배치할 책임자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데브옵스 네트워킹-포-도커(Networking-for-Docker) 스타트업인 소켓플레인(SocketPlane)의 창립 멤버 브렌트 솔즈베리는 “서버 가상화로 인해 시스템 관리자가 사라졌는가? 그렇지 않다. 물론 프로비저닝, 매니지먼트 및 자동화에 있어 일정한 변화가 생긴 건 사실이다. 네트워킹 전문가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SDN과 데브옵스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툴을 배우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도 배워야 할까? 그것은 네트워크 관리자들이 변화한 세상에서 얼마나 더 깊게 관여하고 적응하길 원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궁극적으로 애플리케이션 혹은 서비스에 네트워크 자원 요청 역량이 마련되고, 이런 요청들이 SDN 내부에서 자동적으로 처리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러한 기능과 상호작용의 ‘통제권’은 누구에게 있어야 할까? 그 책임자로는 시스템 관리자 혹은 서버 관리자가 주로 언급된다. 네트워크 관리자로서도 이에 반박하기 어렵다.
솔즈베리는 그러나 네트워크 엔지니어에게 다른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트워크 솔루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팀들은 데브옵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춘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을 모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개발자들이 쓸데없이 복잡한 솔루션을 제작하거나, 현실적인 활용 방안이 없는 무의미한 솔루션을 마련하려 하는 경우 그것을 제지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DN/데브옵스 트렌드에서 비롯된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네트워크 가상화의 융합은 이 서로 다른 두 과정을 통합적으로 통제할 역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혹은 서버 관리자가 여기에 적합한 인물일 것이다.
SDN 모델 하의 애플리케이션에 더욱 많은 네트워크 설정과 서비스 수준 정보가 삽입되는 현상 역시 서버 관리자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책임자로 요구한다.
그러나 이렇듯 잠재적 책임의 변화가 나타날지라도 기저에는 네트워크 의존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SDN/데브옵스 프로세스 하에서 무엇 배치되던 그것은 기존의 레거시 테크놀로지와 공존해야 한다. 적어도 당분간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기초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바로 네트워크 관리자다.
킨드니스는 “하루 아침에 기업 전체에 SDN 네트워크가 깔리진 못할 것이다. 기업이 자신들의 네트워크, IT에 관한 시각을 완전히 바꾸는 데에는 2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최소한 레거시 부문의 유지에 있어서라도, 기업들은 여전히 네트워크 관리자를 필요로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서버, 애플리케이션 관리자들은 SDN과 데브옵스의 특징과 성격을, 그리고 그 모두를 VM, 어플리케이션과 연결할 방법을 익히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네트워크 관리자들이 기존의 인프라스트럭처에 관해 이미 알고 있는 사항들을 새롭게 배울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네트워크 전문 지식은 네트워크 동작 양식을 (개별 요소의 측면에서) 애플리케이션의 특정 요구와 연계하고자 하는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기존 네트워크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는 네트워크 운영 방식을 정의하는 소프트웨어에서 문제(네트워크가 정책 기반, 보안 의존적 성격을 띄어감에 따라 발생하는)가 발생했을 때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네트워크 관리자는 적극적인 네트워크 모니터링과 문제 해결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주도 정책이 네트워크 운영을 방해하지 않고 매끄럽게 작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주도 정책의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네트워크의 보안이다. 애플리케이션 정책이 보안 정책과 충돌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와 보안 아키텍처, 그리고 새로운 운영 모델이 가져올 잠재적 영향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이러한 설명들은 ‘소프트웨어가 네트워크를 정의한다’라는 의미를 이제는 서버 혹은 애플리케이션 전문가가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으로도 해석하는 일부의 시각과 확실히 상반되는 것이다.
네트워크 관리자 해체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SDN 설정과 운영에 CCIE 등의 인증을 보유한 전문가가 필요치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퍼펫(Puppet)이나 셰프(Chef) 등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화 툴들이다. 이 툴들은 서버 관리자에게 자체적인 네트워크 리소스 프로비저닝 역량을 제공한다. 이 툴들은 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이 SDN 오케스트레이터를 스토리지 배열, 서버 트레이, 하이퍼바이저, 보안 및 규제 서버 등으로부터의 기록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한 번 더 설명하자면, 개별 네트워크 요소들이 애플리케이션 정책 혹은 SDN 콘트롤러의 지시에 따르도록 관리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네트워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의 참여가 필요하다.
서버 관리자에게 SDN 콘트롤러로부터의 서비스 품질(QoS) 혹은 서비스 수준 협약(SLA) 정의 및 실행, 전달 권한을 주는 것은 이론적으로 좋은 방식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 기기 수준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결국 누구에게 지원을 요청할 것인가?
솔즈베리는 “이메일을 통해 권한을 설정하고 토큰으로 티켓팅을 하는, 그리고 한 주, 한 달 단위로 통제 변경을 시행하는 방식이 기업의 생산성을 저해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의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경우, 가장 빠르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이는 바로 이 경험 많고 신중한 네트워크 엔지니어다”라고 설명했다.
즉 프로그래밍 스킬을 갖춘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새로운 SDN/데브옵스 환경의 모든 것을 매끄럽게 운영할 수 있는 최적임자일 수 있다. 서버 관리자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 니즈를 정의할 수는 있지만, 네트워크 관리자는 기기 수준에서부터 문제를 다루며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즈베리에 따르면 리눅스, 퍼펫 및 셰프 프로비져닝, 파이썬(Python) 스크립팅, 그리고 도커(Docker)나 오픈스택(Openstack)과 같은 인기 프로비져닝 및 조정 프로젝트까지, SDN/데브옵스 세계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요소들로 채워질 것이며, 네트워크 관리자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는 “코드 분석과 활용법 모색을 시작해보고, 오픈소스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들에 참여해보라. 수 개월 내에 멋진 일자리를 제의 받을 것이라 보장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패치까진 필요치 않다. 버그 보고의 역할만 훌륭히 수행한다면 프로젝트 유지인으로서의 자질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즉 SDN/데브옵스 트렌드를 위협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다. 그 속에서도 네트워크 관리자들이 자신의 가치와 역량을 증명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거기에 더해 새로운 SDN/데브옵스 스킬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지식도 어느 정도 쌓아본다면, 소프트웨어 중심의 환경 재편 속에서도 승승장구 할 것이다.
킨드니스는 “순수 네트워킹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분명 감소할 것이다. 프로그래밍 전문 지식이 없는 네트워크 관리자들이 정리 1순위가 될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역할 자체도 개별 스위치를 관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복수의 컴포넌트로 이뤄진 서브 시스템들과 그것의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즉 새로운 인증과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dl-ciokorea@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