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

Matt Asay
Contributing Writer

블로그 | AI는 시간이 걸린다

인간은 편견과 두려움, 편한 습관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에 브레이크를 걸곤 한다.

“안전벨트를 매세요, AI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아직 안전벨트를 매야 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AI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모든 것을 바꿀 잠재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AI는 중요하고 잠재력이 있지만, AI 혁명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빨리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이다. 항상 사람이다.

예측의 오만함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밈스는 최근 칼럼에서 이 점을 상기시켰다. 밈스는 우리 모두가 “너무도 흔한 기술 결정론의 오류, 즉 우리 삶을 변화시킬 다음 큰 것이 발명되기만 하면 된다는 오류”에 빠졌다고 말한다.

데스크톱은 죽었다(모든 일을 스마트폰으로 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거나 리눅스가 윈도우를 완전히 퇴출시킬 것이라는 글을 썼던 기억이 떠오른다. 적어도 미래에 대한 큰 예측에 있어서는 필자가 틀린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처럼 예측이 빗나가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고 우리가 일의 진행을 늦추기 때문이다.

밈스는 “기술의 대규모 채택을 가장 자주 방해하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성”이라며, “새로운 기술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는 기이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이성과는 거리가 먼 선호도, 요구, 편견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어느 기업을 가더라도 모두 ‘데이터 중심’이며 데이터에서 얻은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운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데이터가 직감과 충돌할 때까지만 데이터 중심적일 뿐이며, 이는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지난 주에 얀 리케가 오픈AI를 그만둔 이유는 무엇보다도 위험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문화와 프로세스가 반짝이는 제품보다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리케는 “인간보다 더 똑똑한 기계를 만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최근에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계가 실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공 일반 지능(AGI)에 근접하지 못했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AI를 충분히 신뢰해 많은 일을 맡길 수 있는 세상이 오려면 아직 수십 년이 더 남았다. 대부분 사람은 시리나 알렉사 같은 AI 기반 음성 비서가 요리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기계가 곧 모든 일을 대신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은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일을 느리게 만든다. 밈스가 말하는 핵심의 이면에 있는 것은 “파괴적인 혁신은 과대평가됐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느린 혁명

밈스는 “모든 기술 분야에서 가장 숭배받는 우상, 즉 충분히 민첩한 신생 기업이 더 크고 느리고 둔한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지적한다. 필자 역시 수십 년 동안 오픈소스가 독점 소프트웨어를 무너뜨릴 것이며(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 스타트업이나 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앞설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맞다, 데이터베이스 시장과 같은 분야에서 실제 변화가 일어나긴 했지만,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희망했던 속도만큼의 변화는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 이유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뒷받침하는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기업 IT 환경에서는 모든 기술 결정이 궁극적으로 사람의 결정이기 때문에 변화가 느리게 진행된다. 예를 들어, 개발과 운영을 통합한 데브옵스에 대한 블로그는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대부분 기업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하는 팀이 서로 다른 것이 사실이다. 코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애플리케이션이 해당 코드에서 실행되는 한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AWS는 이제 연간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이지만 전체 IT 시장에서는 여전히 반올림 오류를 범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 보라. 클라우드는 수억 달러의 IT 지출을 차지하지만, 기업 IT 비용의 대다수는 온프레미스 워크로드에 사용된다.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이 이런 온프레미스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했고, 앞으로도 수년 동안 계속 유지 관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AI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2006년 AWS의 출시와 함께 클라우드가 시작됐지만 18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온프레미스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렇다고 해서 AI와 같은 기술이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속도에는 사람이 관여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나쁘지 않은 일이다. 기술이 인류를 위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editor@itworld.co.kr

Matt Asay

Matt Asay runs developer marketing at Oracle. Previously Asay ran developer relations at MongoDB, and before that he was a Principal at Amazon Web Services and Head of Developer Ecosystem for Adobe. Prior to Adobe, Asay held a range of roles at open source companies: VP of business development, marketing, and community at MongoDB; VP of business development at real-time analytics company Nodeable (acquired by Appcelerator); VP of business development and interim CEO at mobile HTML5 start-up Strobe (acquired by Facebook); COO at Canonical, the Ubuntu Linux company; and head of the Americas at Alfresco, a content management startup. Asay is an emeritus board member of the Open Source Initiative (OSI) and holds a JD from Stanford, where he focused on open source and other IP licensing issues. The views expressed in Matt’s posts are Matt’s, and don’t represent the views of his employer.

이 저자의 추가 콘텐츠